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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논평] 한겨레신문 기자 31명의 궐기를 보면서 - 정론직필의 언론이 없으면 그 나라는 망하거나 독재화된다 - 한겨레 기자 31명의 궐기, 정론직필 언론 소생 전기
  • 기사등록 2019-09-08 09:20:02
  • 수정 2019-09-08 23: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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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후보자에 대한 편향적 보도에 한겨레신문 기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편집=Why Times]


한겨레신문이 직필정론을 주장하면서 창간의 깃발을 올릴 때 나도 세발의 피(鳥足之血)라고 할 만큼 작은 돈을 쾌척, 한겨레신문발기에 동참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다. 언론인 송건호씨의 장한 궐기를 응원해주기 위해서였다. 정치적 권위주의 시대에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 정론 직필의 언론을 갈망했던 각 연령층의 지식인들이 금액의 다소를 넘어서서 십시일반으로 발기에 참여하여 한겨레신문은 탄생하였다.


권력의 비리를 보려면 한겨레신문을 보라고 말할 정도로 정론직필을 자산으로 삼았기 때문에 광고는 항상 부족, 신문제작은 어려웠고 기자들은 급료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겨레기자들은 문화상품권은 받아도 소위 촌지는 일체 사양했다. 머리가 숙연해질 만큼 언론의 정도를 걸었다.


그러던 한겨레가 문재인 정권이 성립한 2017년부터 그 정체성의 위기를 헤매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심장부를 향하여 매스를 가하던 신문이 정권의 비리나 비위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오로지 권력을 지지, 찬양, 고무 합리화 하는데에만 급급한 신문으로 표변했다. 왕년의 여당지로 한때 지탄받던 서울 신문을 훨씬 능가하는 정부대변지로 변했다. 짠 맛을 잃은 소금 같았다.


그러나 지난 5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강희철의 법조외전”칼럼이 국장의 지시를 이유로 출고이후 일방적으로 삭제된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분위기적 강제에 억눌려 기자구실을 못했던 31명의 기자들이 한겨레의 창간이념을 내세우면서 정체성을 되찾자고 편집국장에게 맞섰다. “박용현 편집국장이하 국장단은 조국보도참상에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궐기한 것이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면서 구약성서의 한 대목이 머리에 떠올랐다. 바알 앞에 무릎을 꿇지 않고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않은 7000인을 남겨두었다는 말씀이 떠올랐다.(열왕기상 19장)


현 집권세력과 그 도구가 된 편집국에 무릎을 꿇지 않고 그들에게 맞서겠다고 덤비는 기자가 어찌 한겨레의 31명뿐이겠는가. 오마이 뉴스에도, 경향신문에도, KBS, MBC, SBS에도 조중동(朝中東) 기자들 가운데도 정론직필을 열망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반드시 남겨두었을 것이다.


어느 나라라도 정론직필의 언론이 없으면 그 나라는 망하거나 독재화된다. 그러나 한겨레 기자 31명의 궐기는 이 나라에 정론직필의 언론을 다시 소생시킬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방송의 편파보도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그리하여 4.19의 나라에 자유와 민주가 다시 꽃피는 시대의 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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