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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북중정상회담]비핵화 독촉하고 김정은에 경고한 시진핑 - 시진핑, "비핵화하라, 도발하지 말라" 김정은에 요구 - 시진핑, "직접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로 나서는 ‘백기(白旗)’ 들어 - 김정은, 미국과 '비핵화' 대화 재개할 가능성 높아
  • 기사등록 2019-06-22 10:08:40
  • 수정 2020-05-28 15: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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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2일의 평양방문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의 시진핑 주석. 김정은과 양손을 맞잡고 환담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시진핑 맞춤용 초특급 의전 선보인 김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그야말로 초대형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김정은의 극진한 환대는 이어졌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새 영빈관을 시진핑 주석에게 제공했고, 20일 25만명이 운집한 카 퍼레이드에 이어 15만 여명이 동원된 5.1경기장에서의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까지 시진핑 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김정은은 사실상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21일 오후 3시 시진핑 주석은 역시 대대적 환송을 받으며 27시간만에 평양을 떠났다. 환송식장에는 최룡해를 비롯해 박봉주, 리만건, 리수용, 최휘, 김영철, 리용호, 김능오, 김여정과 함께 조선인민군 김수길, 리영길, 노광철 등이 도열했다고 22일자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김정은이 이렇게 시진핑 주석에게 올인하다시피 공을 들인 이유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북한 편에 서서 방패막이 역할을 해 주기 원해서일 것이다.


곧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이 아닌 단계적 비핵화 방안인 ‘스몰딜’로의 방향 전환 및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에 중국이 앞장서 달라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시진핑 주석이 중재자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고, 북한 비핵화 협상에 중국이 당사국으로서 직접 개입해 달라는 요청이기도 하다.


▲ 22일 김정은과 오찬후 산책하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사진=노동신문]


[김정은의 뜻대로 중국이 중재자 역할하면서 미국 압박할까?]


이번 5차 북중정상회담을 마치면서 가장 큰 관심은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에게 무슨 약속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의 요구대로 ‘중국이 북한의 뒷배’로서 ‘북한의 방패막이’가 되어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흔드는 방향으로 행보를 보일까?


우리 신문이 지난 18일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여 과연 ‘백기(白旗)’를 들 것인지, 아니면 ‘홍기(紅旗)’를 들 것인지를 예측한 바 있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中 시진핑 20~21일 방북... ‘백기’들까? ‘홍기’들까?(6월 18일), 유튜브 제152탄]


우리 신문은 시진핑 주석이 평양에 가서 ‘북한의 뒷배’로서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하는 ‘홍기’가 아닌 시 주석이 직접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로 나서는 ‘백기’를 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번 평양에서의 5차 북중정상회담의 결론은 확실히 시주석이 ‘백기’를 들었다고 할 수 있다.


▲ 1박2일 북중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항에서의 환송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의 올인에도 불구, 김정은에게 비핵화 압박한 시진핑]


이번 평양에서의 5차 북중정상회담의 흐름은 이미 사상 최초의 19일자 노동신문 기고때부터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 의도가 확실히 드러났다.


시 주석은 "중조 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자"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중 간의 역사적 우의와 미래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이야기하면서도 "새로운 전략적 노선, 즉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개선"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평화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어 북·중간에 "친선의 새로운 장을 아로새기자"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가자"고 했다.


그냥 쉽게 넘어갈 수도 있는 말이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이 글들에 시진핑 주석의 방북 목적이 다 담겨 있다.


우선 ‘시대의 새로운 장’이란 그동안의 갈등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차원의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것인데, 사실 4차례의 중국땅에서의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의 뜻을 전폭적으로 수용해 주지 않았고 또 북한 역시 중국이 요구한 비핵화의 길로 가지도 않았다.


한국을 4차례나 방문하면서도 시 주석이 그동안 북한 땅을 밟지 않았던 것도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고 했던 시주석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었다. 그만큼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시 주석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의 기로에 서 있다. 문제는 북한의 핵이 단지 미국이나 한국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중국을 향한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고, 더불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자리잡게 되면 일본이나 한국, 대만 등의 핵보유 도미노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더불어 김정은이 집권 초기 고위 간부들에게 공공연하게 ‘베이징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중국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도 없는 입장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이 취할 국익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서 북한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최상이라 보고 있다.


▲ 시 주석의 기고문이 실린 19일자 노동신문 1면 [사진=노동신문, 뉴시스]


이번 시진핑의 평양행은 바로 이러한 중국의 국익을 성취시키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생각이 바로 노동신문의 기고문에 다 담겨 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 기고문 중 시 주석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과 ‘평화의 귀중함’에 바로 그 의미가 들어 있다.


곧, 중국과 북한이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친선적인 교류와 실무적인 협조를 강화“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가자"고 한 것이다.


중국은 분명히 군사적 도발 같은 일로 인해 중국의 앞마당에서 전쟁 국면이 전개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지금 중국은 한반도 주변에 미군의 군사력이 집중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끝끝내 비핵화의 길로 가지 않고 미국에 대항한다면 결국은 군사적 조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중국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를 군사적 도발이 아닌 ‘정치적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적시한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북한이 핵무기를 배경으로 도발을 하는 것을 중국은 결코 원하지 않으며 미국과 북한간의 외교적 해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시 주석은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것도 많은 언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을 무기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기고문에 있는 것처럼 "북한과 더불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진전을 이룩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 더 강하다.


이것이 김정은을 향한 시 주석의 헛헛한 웃음 속에 숨겨 있는 뜻이다.


[시진핑,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촉구하면서 사실상 경고한 셈]


결국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요구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아가라“는 것이고 둘째는 ”’쓸데없는 도발‘을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분쟁이나 불안 요소가 생기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김정은에게 분명히 밝힌 셈이다.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선택은 김정은에게 달렸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렸고, 그것도 도발없는 대화를 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김정은으로서는 자존심 상한 미국과의 대면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가 김정은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만약 김정은이 이러한 국면에서 재차 도발을 감행한다면 이젠 중국에게마저 버림받을 수 있다.

김정은이 오히려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존재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실무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할 것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 목매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에게 있어서 남한은 ’호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중재자 역할은 중국만으로 충분하다.


미국과의 직거래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에서 괜히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전략을 흐뜨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 주에 방한한다. G20 직전에 한국에 오는 것이다.

아마도 북중정상회담을 마친 중국의 코치를 충분히 듣고 올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인내심을 가지고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김정은에게 그리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한은 6월에서 9월 사이다. 그 기한을 넘기게 되면 시주석이 정말 싫어하는 상황이 한반도에서 벌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걸 아는 문재인 청와대가 북한에 남북정상회담을 계속해서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김연철 통일부장관도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하자“고 북측에 의사를 전달했고,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20시간이면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다“면서 김정은의 정상회담 동의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것이 이번 5차 북중정상회담의 결론이다.


한반도는 지금 조용한 듯하면서도 물 밑에서는 엄청난 기싸움들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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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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