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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문대통령의 뜬금없는 ‘트럼프 메시지 카드’ - 특별한 내용없고 美 빅딜방안의 단계적 실천방안 가능성 높아 - '트럼프 메시지 카드'가 남북회담 유인 가능성은 낮아 보여 - 김정은에 있어 '문 대통령 용도'는 '닥치고 대북지원'뿐
  • 기사등록 2019-04-22 08:40:42
  • 수정 2020-05-28 15: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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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흔들고 있는 `트럼프 메시지` 카드가 김정은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전망은 비관적이다. 사진은 좌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편집: Why Times]


[청와대 "남북정상회담 개최되면 '트럼프 메시지' 北에 전달" 밝혀]


청와대가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지난 19일 CNN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넬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설명으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답변한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현재의 행동 방침(course of action)에 중요한 사항과 또 다른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것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메시지는 언제 전달된 것일까?]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언제 전달된 것일까?


이를 알아보려면 4월 11일(현지시간)의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원래 일정은 20분간의 단독정상회담, 그 이후 20여분간의 소규모회담 그리고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이 전부였다.


그것도 실제 진행은 단독이 아닌 영부인을 동반한 이례적인 정상회담이었고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로 시간을 다 보낸 다음 두 정상 부부간 따로 시간을 보낸 것은 불과 2분이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을 빌자면 ‘라면 끓이는 시간도 안되는’ 그 2분여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달될 틈이 없었다.


황금같은 오전시간에는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보좌관, 그리고 펜스부통령과의 면담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의에서 거의 공개적으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만 사실상 존재한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친서를 통해 메시지를 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것이 있었더라면 진즉 공개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지금에서야 ‘트럼프 메시지’ 카드가 나온 것일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대해 전문가들이나 대부분의 언론이 ‘워싱턴 노딜’로 결론지었으며 ‘문재인 외교의 참사’라고 할 정도로 비판적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문정인 대통령 특보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같은 한 통속의 인물들만이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했을 뿐이다.


청와대도 국내외에 비판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메시지를 내 놓지 않았다.


단지 한미정상회담에서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는 발표만 있었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귀국해서도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하여 의욕만 보였을 뿐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한 메시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다만 다시 ‘촉진자론’을 꺼내들며 자가발전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CNN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보도를 한 다음 청와대가 화답하듯이 그동안 거론된 것이 아닌 무슨 특별한 카드라도 있는양 또다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메시지 카드’에 대해 백악관 발표문에서도, 청와대 회담결과 발표문에서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그런데 뜬금없이 ‘트럼프 메시지 카드’가 CNN을 통해 부상되었고 청와대는 마치 대단한 카드인양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내용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CNN은 무슨 의도로 이러한 보도를 했으며 청와대는 맞장구를 치면서 ‘대단한 카드’로 포장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별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의 입을 통해 거론된 내용들일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한국정부가 원했던 ‘굿 이너프 딜’은 전혀 아니라는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사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임했던 한국정부의 입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스몰딜을 변형한 ‘굿 이너프 딜’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으나 철저하게 미국측에 의해 배격당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미국측의 대북정책 그리고 북한 비핵화 정책의 세부 진전방안이다.


미국의 빅딜정책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일시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하자’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생각하는 빅딜은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이 말하는 빅딜이란 큰 틀에서의 전체적 합의를 한 다음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2019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중장거리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생화학 무기 등의 폐기, 영변 등의 핵기반 시설 폐쇄 및 검증을 한 다음 2020년에 과거의 핵인 핵무기 폐기 및 반출을 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미국측의 상응조치로 일단 워싱턴과 평양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외교관계를 복원해 신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북제재 해제는 언제가 될까?


북한 김정은이 이러한 비핵화 방안에 전격 합의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는 행동에 본격 돌입하게 되면 우선 한반도의 민족간 거래, 즉 남과 북 사이에 대북제재 예외 사항을 두고 금강산관광 해제 등의 일부 완화에 돌입하게 되고 점차 개성공단 재개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결단에 의해 핵무기 반출 및 폐기 등의 절차가 빨라질수록 대북제재 전면 해제 또한 시기가 단축된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바로 이것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빅딜’에 대한 북한의 편견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북한 반응은?]


그렇다면 이러한 ‘트럼프 카드’ 발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어떠할까? 대단한 카드인양 흔들고 있는 이 메시지에 대해 북한이 궁금하고 혹해서 곧바로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할까?


이에 대한 예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글쎄’이다.


북한이 그렇게 쉽게 달려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북한은 지금 미국에 대해서는 ‘무조건 제재 해제후 비핵화 의사’를 보이고 있고 남쪽에 대해서는 ‘닥치고 대북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측 뜻대로 끌려다니지 않는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보좌관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측이 미북간 대화에 몸이 달아 있다면 북한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대화 파트너를 교체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 상황이 유지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전략에도 좋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열심히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

별로 북한 김정은의 마음을 유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 하나.

문재인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북한은 지금 미국과 직접 대화 및 거래를 할 수 있는 창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 김정은에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용도는 딱 하나 뿐이다.

‘닥치고 대북지원’.


아직도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오지랖’이라는 말을 쓴 이유가 뭔지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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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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