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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北 또다시 벼랑끝전술, 北의도는? 美대응은? - 北 "영변핵시설 폐기 전제로 다시 협상하자"는 의미 - 김정은, 모 아니면 도의 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 - 美, 北제안 전제 협상 가능성없어, 北도발할수록 더 위기 빠질 가능성
  • 기사등록 2019-03-15 18:48:45
  • 수정 2020-05-28 15: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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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평양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진후 회견장을 나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Eric Talmadge, Twitter]


[北 최선희 외무성 부상, “미국과 타협 의도없다” 밝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최선희는 이날 평양에서 긴급 회견을 열어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최선희는 또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조만간 북한의 추가 행동을 발표할 공식 성명을 내놓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비핵화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던 14일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실무진들 간에 의견차이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기사: [정세분석]겁먹은 김정은, 동창리 미사일 불장난 중단]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개념에 대한 엄청난 간격이 문제의 원인]


이번 하노이 쇼크의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현격한 간격이다.


미국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전역의 검증가능한 완전한 비핵화(FFVD)였고, 이러한 비핵화가 이루어졌을 때 대북제재에 대한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일단 비핵화를 위한 단계별로 제재 해제도 이루어져야 하고 또 비핵화도 일단 영변 핵시설 제거 등 앞으로 핵무기를 만들지 않는 범위내에서 1치적으로 비핵화를 마무리하자는 입장이었다.


더불어 북한내의 핵무기 제거는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한 주일미군 등의 핵무력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구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하노이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중 상당 부분을 폐기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앞으로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만으로도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당연히 미국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입장에서는 영변 핵시설 하나 제거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 수 없는 상황도 아니고 영변보다 더 고도화된 핵 시설들이 4개나 있는 상황에서는 비핵화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힘들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없는 상태에서 미북간 스몰딜로 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북한, 대북제재 완화 없으면 김정은 정권 자체가 위기]


문제는 북한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있고 숨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성과로 판단하기 때문에 재선가도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여유가 전혀 없다. 2019년말이면 해외 근로자들 전원이 철수를 완료한다. 이미 대부분의 해외 노동자들이 귀국한 마당에 2019년말이면 중국과 러시아의 인력까지 귀국해야만 한다. 당연히 김정은의 달러박스가 사라지게 된다. 그 말은 곧 김정은의 통치자금은 물론이고 북한내의 경제까지 마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북한 주민의 상당수가 장마당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 장마당을 통해 경제생활을 경험해 본 주민들이 이미 70%를 넘어섰다. 김정은의 돈줄이 막힌다는 것은 장마당 역시 지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배급은 평양의 일부 시민들을 제외하고는 이미 끊긴지 오래다. 이제는 평양시민들마저 먹고사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오죽했으면 북한 당국이 고난의 행군때도 열지 않았던 군량미 5호 창고를 개방했겠는가?


북한에서 군량미 창고는 그야말로 재난대비용이다. 이미 5호 창고를 개방했고 곧 고갈되면 이젠 2호 창고마저도 개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대북제재의 여파가 크다는 의미이고,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북한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모 아니면 도의 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


아무리 천하의 김정은이라도 휴대폰이 보편화되고 있는 시대에서는 통치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16년말을 기준해도 핸드폰 사용자가 370만명, 지금은 약 6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고난의 행군은 가능하지도 않고 무조건 틀어막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라는 것쯤은 김정은도 알고 있다. 그래서 하노이회담의 실패를 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난국 돌파를 위해 비상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요구대로 완전한 비핵화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든 미국을 협박해 일부의 양보라도 얻어내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먼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 돌을 던졌다. 리용호 외무상도 아니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아닌 최선희의 입에서 ‘중대발표’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한 것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의미도 있고, 지금 당장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의 결단이 코 앞으로 다가왔으니 스티븐 비건이 당장 달려와 김정은의 마음을 달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선희는 일부러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이 굉장히 불쾌하다”는 말을 던졌다. 김정은으로서는 할만큼 했는데 미국이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간에는 우의가 있으나 실무진들이 회담을 그르치게 했다는 말도 했다.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는 최선희의 말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최선희의 인터뷰의 핵심은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이 추가로 제의했던 영변핵단지의 완전한 폐기와 사찰을 수용할테니 최소한의 제재완화, 곧 금강산 관광과 개상공단 재개라는 민족 내부간 거래만큼이라도 허용해달라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미국은 과연?]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의 쇼에 선뜻 응할까? 최선희가 주장하는 대로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같은 기회(a golden opportunity)를 날려버렸다”고 생각할까?


“미국의 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는 김정은의 경고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미국은 철저하게 여론의 지배를 받는 국가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지금 최대의 관건은 2020년말에 있는 선거에서의 재선이다. 그런데 참 미묘한 것은 이번 하노이회담의 결렬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를 더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지지층들은 더욱 결속되었고 심지어 중도층들마저 트럼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들었다. 그뿐 아니다. 민주당 지지지들의 입을 봉쇄하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여기에 “북한은 역시 신뢰할 수 없는 나라요 북한이 미국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다시 고개 숙이고 김정은의 제안을 들어줄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의 차원으로 가는 순간 아예 정치생명마저 끝날 수 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아무리 북한이 미사일 발사 위협을 해도 미국측에서는 ‘쏠테면 쏴봐라’이다. 미국이 그렇게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다면 오히려 대북압박을 강화하는 명분도 되고 북한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어떠한 미국의 행동도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그 말은 김정은이 미사일 도발을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북한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사적 행동으로 갈 수는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임기내에는 군사행동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도박이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전쟁을 하게 되면 당연히 미국의 완벽한 승리로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당한 인명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선거를 치르는 데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쟁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 제거’를 위한 작전을 펼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결국 북한이 도발을 해도 더욱 더 강력한 압박으로 가게 될 것이고, 오히려 북한 내부의 동요를 조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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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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