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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07 11: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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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로 마무리되었다. 회담후 기자회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백악관 트위터]


사실 이번에 트럼프가 도장 콱 찍어주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사태는 일단 피한 것 같습니다. 역시, 외교 사안은 단기적인 분위기보다 장기적으로 각자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외교무대에서 일방적인 승리나 패배는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공포에 사로잡혔던 것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트럼프를' 개새끼'에 '정신병자', '노답 장사치'라고 볼 수는 없는데 그럼에도 그런 전제를 깔고 사안에 접근했구나 되돌아봅니다. 트럼프의 독자적인 결정을 제어하는 미국의 시스템도 분명 살아있다고 새삼 확인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우파들이 “다 이루었다”고 환호하기는 이릅니다. 이번에는 문재인이나 좌빨 일동이 “다 이루었다”고 환호하는 것을 막은 것뿐입니다. 그것도 일시적으로 막은 것일 뿐입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또 거론하던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일종의 메시아론입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그러나요? 그동안 진행되어온 맥락을 제기한 채, 어느날 갑자기 절대자가 짠~하고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매우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군사력에 의한 해결을 신봉하는 분들은 어떻게 보면 지적으로 좀 게으른 게 아닐까요. 다양한 변수를 이것저것 고려하고 따져보는 것이 짜증스러우니 알렉산더 대왕처럼 칼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주기를 바라는 건데, 글쎄 현실에서 그런 영웅이 등장할런지요. 그런 영웅은 몇백, 몇천년 만에 어쩌다 한번 등장하니까 역사기록으로 남아 기억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협상은 양쪽 다 물리적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서로가 주고받을 게 있고, 그게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전제를 상호 공유했기에 진행하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미북협상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제재완화로 가는 일정이 일시적으로 유예되었을 뿐 완전 폐기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김씨조선 김영철의 편지를 받고 방북을 취소했다가 그 한 달 뒤에 싱가폴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김정은과 엄청난 우호감을 과시하며 북에 선물 보따리를 안겨줬습니다. 비록 표면적으로 사소한 트러블과 이견이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미북 대화 모드가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핵이 사실 제거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역사상 자발적으로 핵을 제거한 사례는 남아공이 유일합니다. 리비아 카다피의 사례를 알고 있는 김정은이 확실한 담보 없이 핵을 폐기할 리 없고, 폐기한다 해도 북의 핵능력은 살아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복구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북핵을 완전히 검증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은 계속해서 핵 보유국 강성대국으로 행세하면서 문재인을 통해 대한민국 위에 군림하면서 원하는 것을 빼내갈 수 있습니다. 이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장치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입니다.


하지만, 전세계 국가들이 일치단결 협력해서 철통같은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중국마저도 그 통제망 안에 묶어 몰래 김씨조선을 지원하지 못하게 계속 막는다는 전제조건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걱정입니다.


트럼프가 탄핵당하지 않고 계속 권력을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서 예상해 보자면 트럼프는 다시 북핵협상을 시작할 것입니다. 종전선언과 미북수교 등 조치와 함께 ‘제재완화→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개’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이 어떻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이 문제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실, 바로 그 문제에서 답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 등 미국정부의 입장이나 태도에 이렇게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청와대가 거의 종북간첩들에게 점령돼 있고, 저 자들이 오직 김정은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태도가 걱정스러운 겁니다. 현 집권세력이 미국과의 공조가 아니라 김정은과의 공조로 이번 사안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평양정상회담 이후 청와대는 대북 제안이나 업무 협의 그런 것 없이 그저 북에서 하는 말을 일방적으로 듣고 수행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 전에는 청와대가 이런저런 의견도 제안하고 그랬는데 이제 그런 능동적인 대응이 싹 사라졌다는 겁니다.


사실 이번 하노이 참사(?)는 그렇게 남측이 제공하는 제안이나 정보가 사라진 데 따른 결과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정부는 자신들이 한국 정부에게 주는 정보는 논스톱으로 김정은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문재인 측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측 정보가 과거보다 제한적이다보니 김정은과 그 팀이 이번 회담에서 제대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전략을 짰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문재인을 통해서 역정보를 김정은 팀에게 흘렸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봅니다. 문재인이 얼마 전 트럼프와 통화하면서 “모르는 척 해주시면 북에 보내는 돈은 우리가 모두 책임지겠습니다”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던 것도 그런 정보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미북협상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제재완화로 가는 일정이 일시적으로 유예되었을 뿐 완전 폐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아직 불씨는 살아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을 타도하거나 완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조마조마하게 이 나라가 어느 한 순간 김씨조선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이 중요합니다. 결정적인 분수령입니다. 최소한 문재인의 개헌선 확보를 막고, 더 나아가 범좌파 진영의 과반수 확보를 막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미국이나 트럼프가 어떤 행보를 보이더라도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마련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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