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인터뷰] 황교안 "김경수 구속, 文대통령 입장 뭔가" - "386 운동권에 할 말을 하는 게 무슨 색깔론이냐" - "계파정치 한다면 내가 구태…패거리정치 안 된다" - "전대 끝나도 선거 나갔던 분들은 적 아닌 동반자"
  • 기사등록 2019-01-31 16:08:14
  • 수정 2019-02-01 10:23:50
기사수정


▲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2년을 받고 법정구속된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숨기거나 왜곡하려 해선 안되고 법치국가니 그에 합당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번 '댓글조작'사건이 큰 이슈가 됐다"며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법원의 결정이 있었으니 우리가 면밀하게 평가하고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표현대로 '정치신인'인데 정치 한복판에 뛰어들어보니 어떤가.


"제가 뛰어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으면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나라가 잘못된 정책으로 시시각각 망가져가고 국민들이 고통을 받으니 우리가 지켜드려야 한다. 나라가 총체적 난국이다. 다 같이 힘을 보태서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야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원래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나.


"원래는 없었다.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하면서 책임감이 있지 않나. 새 정부가 잘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못할 수가 있느냐. 그래서 당에 들어오게 됐다."


-출마선언문에 '가난한 고물상집 아들'이라고 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역경이 언제라고 생각하나.


"탄핵사태 때 제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엄중한 국정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그 때가 가장 어려웠다. 우리나라 수준 정도 되는 나라가 안보 같은 부분에 큰 공백이 생긴다면 회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잘 관리하고 지켜내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위기였다. 안정적으로 정리돼서 다행이다."


-국정농단, 탄핵총리 프레임을 제시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당 안팎에 적지 않다. '황나땡'(황교안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누가 얼마 전에 '황나땡'이라는 말을 해서 내가 '황나킬'(황교안이 나오면 다 킬이다)라고 말했다. 국정농단의 책임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어떤 정부나 공과 과가 있다. 공은 잘 기억해 우리 정부의 운영에 반영하고 교훈을 삼아야 한다. 과가 있다면 거기에 합당한 평가를 해야지 전체를 과로 말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 지난 정부에서 공직을 했던 모든 사람은 다 국정농단이라는 말인가. 총리였으니까 지난 정부에서 누가 잘못한 부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어느 범위까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일까. 잘못이 있다면 도려낼 부분을 찾아서 도려내야지, 몸이 아프다고 해서 몸 전체를 휘저어 망가뜨리는 건 옳은 일이 아니다."


-'출마 선언문' 이전에 '반성문'부터 쓰고 반성과 사죄를 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여러 번 했다. 각 당은 국민들을 위해 할 일을 생각해야지 남의 당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은 아닌 거 같다. 그 말을 하는 당들은 다 잘하고 있느냐. 그래도 말할 순 있으니 잘 듣긴 하겠다."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대표도 '탄핵총리가 되면 탄핵시즌2'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탄핵에 대해 이미 언급을 했어도 좀 더 진전된 입장 표명이 필요할 것 같다.


"국정의 어려움 때문에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선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여러 번 했다."


-출마선언에서 "무덤에 있어야 할 386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고 했다. 운동권철학이란 게 뭔지 설명을 한다면.


"(그들이) 스스로 잘 알테니까 제가 설명할 필요 없겠다."


-보수층 결집을 위해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는 비판들이 있다.


"할 말을 하는 게 색깔론이냐. 제가 말한 건 도대체 386 운동권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386 운동권을 운동권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느냐.(웃음) 386 운동권의 잘못된 논리, 예를 들면 혁명론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지 않느냐. 그런 걸 고쳐야 한다. 전에는 주사파 주체사상을 따랐지만 이제는 내려놨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바꿨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출마 선언문에서 '총체적 난국'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실업자 100만, 자영업자 폐업 100만"을 언급한 대목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잘못됐다는 '팩트 체크'가 있다. 실업자 수는 2014년에 많이 늘었고,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16년이다, 즉 황교안 총리 시절에 이미 실업자 수가 100만 명대였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100만 명 폐업은 수치가 잘못돼 실은 83만 명대이고, 가장 최신 통계가 2017년이라 최저임금 이런 정책이 반영되기 전이라는 지적이다.


"80만 명은 중하지 않고 100만 명만 중한가. 숫자가 100만이 아니고 99만이다, 이런 걸 논할 때가 아니다. 내 말의 취지는 결국 너무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는 일이 생겼고 실업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봐야지 100만이냐 99만이냐 따질 일은 아닌 것 같다. 지난 정부에서도 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노동개혁도 실업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홍준표 전 대표가 30일 출마선언을 했다. 유독 황 전 총리에 대해 여러 비판을 하는데.


"애정 때문이 아니겠느냐. 초임 검사 때 같이 근무했다. 검사 시절 1년 넘게 옆방을 썼다. 검사실 사이에 조사실이 있고 거기를 같이 써서 사실 같은 방을 쓴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홍 전 대표의 아들 이름도 알고 있다.(웃음)"


-당내에서 친박에 이어 친황(친황교안)계가 만들어진다는 시각이 있다. '친황'이라는 표현이 고착화하고 '반황'이란 표현까지 나오는데, 이래서야 당내 통합이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친황이니 반황이니, 실체가 없다. 당에서 사람들이 모여 누굴 지지한다, 누구의 어떤 정책을 지지한다 이런 의사 표명을 하는 건 오히려 정치인의 의무다. 어떤 사람이 이런 정책을 낼 때 아무 생각도 없고 한다면 그건 죽은 정당이다. 그런 모임들이 왜곡돼서 당이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데 장애가 되면 그것은 문제이고 패거리정치가 된다. 자주 모여서 토론하고 논쟁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 격려도 하고 그런 건 당의 살아있는 모습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계파로 문제가 되면 안 된다. 저는 계파정치를 하러 당에 들어간 게 아니다. 만약 한다면 제가 구태다. 지금 할 일이 막중하다. 굳이 붙이자면 한국을 사랑하는 친한국파다. 당에서 친박이니 복당파니 하면서 자길 도와달라고 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골고루 대화하고 있다."


-보수대통합을 위해 빅텐트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른바 태극기 부대도 다 아우를 수 있다는 뜻인가. 본인도 강조하는 '외연 확장'과 충돌하지 않겠는가.


"기본적으로 한국당의 가치,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분들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게 좋다. 바닥이 단단하고 기둥이 굳건하면 사람들이 함께 하게 돼있다. 우리가 하나로 잘 단합하고 통합하면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은 결국 모인다. 외연 확장은 저 혼자 하면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한국당은 저만 있는 정당이 아니다. 많은 동지들이 있고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협력하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권주자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당내 목소리가 적지 않다. 관리형 대표로 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리 당의 목표는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는 것이다. 거기에 역량을 다 모아야 한다. 너는 나중에 나와라, 이번엔 내가 하겠다라고 나눠서 할 정도로 당이 여유롭지 않다. 모두 같이 힘을 모아서 정부의 무너진 정책들을 고쳐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 고 본다. 그러니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에 내가 하고 다음엔 네가 하고 이렇게 할 일이 아니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대표로 당선되더라도 패배한 쪽과 여러 문제들이 생길 수도 있다.


"선거에 나갔던 분들은 적이 아닌 동반자다. 그 분들을 적으로 생각한다면 말이 안 되는 거다. 그 분들은 당의 역량있는 자산이고 오히려 그 분들이 역할을 더 잘하게 해야 한다.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건 시대에 맞지 않다. 조직의 장이라고 해서 혼자 끌어가는 시대는 지났다."


-출마 선언에서 공약으로 언급한 '2020경제 대전환 프로젝트' 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무너져가는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경제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검증되고 유용한 시스템은 시장경제 아니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 제대로 하기 위한 노력들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성장 동력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내가 총리 시절 3조 5000억원을 조성해서 창업펀드를 만들었다. 역량있고 아이디어 있는 청년들에게 과감하게 투자하는 거였다. 2017년 1월부터 제가 퇴임할 때까지 5개월간 했는데 나중에 한 월간지에서 제가 재임하는 동안 경제상황을 분석해 2016년의 어두운 경제 분위기를 바꿔놨다고 분석했다. (대표가 되면) 당내외의 역량 있는 분들과 함께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을 반드시 폐기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방법이 있나. 원내에서 한다면 입법투쟁의 방법이 있고 원외는 장외투쟁인데, 출마 선언문에 보니 필요하면 장외 투쟁도 주저않고 나가겠다고 했다.


"필요하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된다. 투쟁의 방법은 다양하다. 소득주도성장은 성장전략이 아니다. 방향만 정해져 있지 방법은 없는 정책이다. 잘 될 리가 없다. 세계적으로도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못 들어봤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강력하게 한다고 했지만 경제가 무너지니 요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을 잘 안 쓰는 것 같다. 잘못됐으면 빨리 고쳐야 한다. 반드시 폐기시킬 것이고 국민들이 함께 해주실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현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본인이 생각하는 한반도 평화론은 무엇인가.


"(북한 비핵화) 협상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한반도의 진전된 평화로 이어져야 하지 않느냐. 북한의 핵은 고도화된 채로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 비핵화에 대해 실질적으로 이뤄진 게 있느냐.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이미 정찰, 군사훈련도 못하게 거꾸로 가고 있지 않느냐. 비핵화는 전혀 진전이 없는데 우리만 무장해제를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그런 점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한다."




[덧붙이는 글]
[뉴시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323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