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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16 11:47:56
  • 수정 2019-01-16 15: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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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는 김예령 기자 [채널 A]


문재인의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의 질문하는 태도가 논란이 된 모양인데, 일단은 질문하면서 자기 소속을 밝히지 않은 걸 갖고 따지는 모양이다.


그건 분명 실수 맞다. 하지만 그냥 실수일 따름이다. 실수는 그냥 짚고 넘어가면 된다. 그 실수가 그 기자의 질문 내용이나 방향 자체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빠들은 그 사소한 실수 하나 갖고 김예령 기자의 질문 전체를 폄하하고 쓰레기통에 넣어야 할 것으로 비하한다.


고전적인 사기 수법의 하나이다. 팩트 하나를 갖고 그 의미를 엄청 과장하고 뻥튀기해서 본질 자체를 흐리고 덮어버리자는 수작이다.


4자성어로 얘기하자면 침소봉대, 본말전도 등이 여기에 쓰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예령 기자 씹는 설레발 중에서도 압권은 최경영인가 하는 kbs 기자가 입에 게거품 물고 페이스북에 싸지른 헛소리들이다.


▲ 김예령 기자에게 시비를 건 KBS 최경영 기자{최경영 페이스북]


먼저 김예령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학교 교육'을 문제삼는다. 도대체 김예령의 저런 발언이 왜 학교 교육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인지 한마디 설명도 없다.


정말 학교 교육의 문제라면, 김예령 기자가 어느 학교 나왔는지, 그 학교의 교육이 왜 문제여서 김예령 기자의 질문이 그렇게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그렇게 말하는 게 맞지 않나? 김예령의 질문이 구체적이지 못해서 문제라고 지적질하는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학교 이름까지 거론하며 저격질할 배짱은 없었나? 왜, 가정 교육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 최경영 기자의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페이스북 글


최경영은 실은 김예령이 지방 방송국의 기자라서 그렇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걸 학교 교육의 문제로 돌려까기 한 것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언론사 입사의 경우에도 학벌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짐작일 뿐이지만,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그게 아니라면 구체성 좋아하는 대(大) KBS 소속 최경영 기자님께서 김예령의 잘못 가운데 학교 교육의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 속 시원하게 밝히지 못하실 이유가 없지 않을까.


짐작이 사실이라면 명색이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언론사 그것도 공중파 공영방송 소속 기자로서 참 알량한 선민의식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최경영이 그리도 씹어대는 적폐 보수세력과 무엇이 다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경영은 김예령 기자의 질문이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씹었지만, 김 기자의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 어떤 맥락인지 이해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평범하고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그렇다.


심지어 문재인조차도 김예령이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 같던데? 김예령 질문 나왔을 때 문재인이 답변하는 표정 보면 모르겠더나? 답변 내용이야 프롬프터 보고 읽는다 해도 표정은 그냥 문재인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김예령 기자의 질문을 비판하는 사람이나, 옹호하는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다. 적어도 김예령의 질문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걸로 문제삼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최경영 뿐인 것 같다.


기자는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 다른 기자한테 더 배우라고 지적질을 하려면 이 정도 상식은 따져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좀 더 들여다보자. 페북인가 어디선가에서 최경영이 스스로 '수십년' 동안 취재를 했다고 소개했던데, 이 표현 보고 뿜었다.


90년대 중반부터인가 kbs에서 일했고 중간중간 취재 말고 다른 활동도 했던데, 그렇게 본다면 아무리 넉넉 잡아도 취재생활을 20년 넘겼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 많이 양보해줘서 20년 취재 생활 했다고 하자. 그걸 수십년이라고 표현하나?


나도 취재기자 생활 20년 이상 했지만 단 한번도 '수십년' 했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나보다 더 경력 많은 고참 기자들도 '취재 수십년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수십년이라면 최소한 30~40년 정도 한 걸 갖고 말하는 것 아닌가? 20대 중반부터 기자생활 시작해서 60대 중반까지 꼬박 현장에서 뛰고 은퇴하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당연히 인정한다.


그런데, 그런 기자 거의 없다. 대개 20년 정도가 맥시멈이다. 그 정도면 어떤 형식으로건 현장은 떠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환경에서는 부득이하다.
뭐 그냥 언어 감각의 차이라고 하면 그만이겠다만.


하여튼 좀 웃기기는 하더라. 지가 맡은 언론비평 코너 제목을 '한국언론 오도독'이라고 지은 것 보고도 짐작은 했다. 닭발 씹는 거냐? 개인적인 감정을 공영방송 코너의 제목에 그런 식으로 투영하는 게 맞다고 보는 건가?


기사는 원칙적으로 정중해야 한다. 이것은 당연한 원론이다. 기사는 진실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고, 그래서 신뢰성의 확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양아치처럼 건들거리면서 진실을 말한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의 기자가 작성하는 기사는 더욱 그래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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