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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08 11:42:03
  • 수정 2018-10-08 11: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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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김정은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KCNA]


# 나는 SMU에서 공부할 때, '공산주의'라는 과목을 들은 적이 있다. 마르크스·엥겔스의 '자본론'도 공부했고, 공산주의 혁명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도 읽었다. 기만전술은 공산주의자들의 기본전술 중 하나다. 러시아 공산 혁명의 원조 레닌은 "기만, 거짓말은 혁명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거짓말을 100번 하면 참말이 된다"라며 기만전술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 1930년대, 장졔스 총통의 국민당 군에게 토벌 당하던 마오쩌둥은 연합전선 이른바 국공합작을 강하게 내세웠다. 1936년 12월 장쉐량의 시안사변을 통해서, 국민당 군과 공산당 군 간의 연합전선이 이루어졌다. 한데 이때 마오의 연합전선전략은 고도의 기만전술이었다. 국공합작 이후 마오 군은 일본군과 싸우지 않았다. 오히려 곳곳에서 장졔스 군을 물리치며 공산당 장악지역 확장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1946년 중국대륙은 완전히 공산화가 이루어졌다,


# 1973년 1월 27일, 파리에서 미국 측(미국·남베트남)과 공산군 측(월맹) 간에 이른바 파리평화협정이 체결되었다. 이 협정은 양측이 서로 현재상태로 종전, 이후부터 일체의 전쟁행위를 종식하고 평화회복 등을 약속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베트남 평화협정에서도 공산당의 기만전술이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북베트남의 목적은 전쟁 종식이나 평화가 아니었다. 목적은 미군 철수였다. 평화 협정 체결 후 미군이 완전 철수하자, 북베트남 군은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 55일 만에 베트남 전체를 점령해 버렸다.


# 1991년과 92년, 남북 간에 이른바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가 조인되었다. 그것은 비핵화에 대하여 가장 잘 합의된 선언이었다. 비핵화 공동선언의 1-4항의 내용을 압축하면, ▶핵무기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치, 설비, 사용 금지 ▶핵에너지는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금지 ▶상호 합의 사찰실시 등이다.


92년 남북 기본합의서는 현 정전협정 준수 및 남북화해, 남북불가침 등 수많은 평화 상태로의 전환이 약속되어 있다. 하지만 북한은 그 순간에도 핵개발을 위한 작업을 중단하지 않았었다. 그 후 북한은 이 합의를 스스로 깨버리고 말았다.


#. 이번 9월 평양선언에서 비핵화에 대한 문구는 마지막 5항에 있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 하나밖에 없다. 이것은 북한이 과거 내세웠던 한반도 비핵지대화란 말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이것은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핵우산 철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건부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도 언급했지만, 그것은 이미 김정일 시대 때 한번 써먹었던 '쇼'다.


북한은 트럼프와 싱가포르 회담을 하는 기간에도 핵 생산을 위한 프로세스를 멈추지 않았다고 미 정보당국이 발표했다. 과연 김정은에게 핵 폐기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가? 문서나 말로 했던 약속이란 언제든지 뒤집는 것이 북한이다.


최근 중앙일보에 9·19 평양선언 전문가 좌담이 실렸다. 그 자리에서 김천식 전 통일부차관은 "북한은 지금까지 남북 간에 했던 약 250여 개 이상의 합의를 거의 지키지 않았다"며 북한의 '살라미 전술'을 경고했다. 김정은에게 정말 핵 폐기 의지가 있다면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리스트 신고, 구체적 핵 폐기 일정, 사찰 및 검증에 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반도 비핵화! 그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기만전술 및 살라미 전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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