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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트럼프 대통령의 'A4저격', 우롱당한 대한민국 - ’대한민국 대통령‘, 졸지에 ’A4용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모당해 - “농락당한 대통령=우롱당한 대한민국"
  • 기사등록 2018-10-05 13:05:55
  • 수정 2018-10-05 13: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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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9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유세에서 A4용지를 들고 `대통령은 쉬운 것`이라고 비꼰 트럼프 대통령. 1시간 23분 동영상 중 A4용지 부분은 1시간 1분경에 나온다. [NBC News]


[트럼프 대통령, 중간선거 유세현장에서 ‘A4용지’ 저격]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4용지‘를 저격해 화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29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나는 오바마로부터 아주 어려운 처지를 물려받았다”고 언급한 뒤 “북한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사례로 “오바마는 이란에서 인질을 데려오는데 18억 달러를 줬는데 나는 북한에 돈 한 푼도 주지 않고 아무런 희생없이 북한에 인질들을 데려왔고 수십년 만에 우리 영웅들의 유해도 모셔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북한 핵실험도 없고 심지어 북한은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있으며 미사일도 로켓도 쏘지 않는다”면서 “나는 김정은을 좋아하고 김정은은 나를 좋아하는데 이는 좋은 거라고 말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또 만날 것”이라면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라고 말하면 대통령답지 않은 발언이라고 적대적 언론들이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말을 한 다음에 “대통령답게 행동하는 것은 아주 쉽다”면서 “이 선거 유세장에 들어오고 싶어서 밖에 줄을 선 12만 여명의 사람들과 앞에 서 있는 2백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A4용지 한 장 들고서 이를 들여다보면서) 신사 숙녀 여러분, 이 자리에 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위대한 미국인들인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수천개의 불빛... 아무도 알지 못하는...”의 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말을 하면서 A4용지를 가까이 댔다 떨어뜨렸다 하면서 마치 글을 읽듯이 A4용지를 든 누군가를 흉내냈다.


[관련 동영상: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Rally In West Virginia | NBC News]


'대통령 하는 것 참 쉽다'면서 A4용지로 빗댄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


[’대한민국 대통령‘, 졸지에 ’A4용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모당해]


문재인 대통령의 A4용지 사랑은 대단하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할 때를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정상회담에서 A4용지를 활용했으며 심지어 차범근 감독과의 편안한 대화에서도 A4용지를 사용했다.


문제는 청와대의 인식이다.


지난 6월 27일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의 A4용지를 보며 읽는 것이 “공동회견장에서야 그럴 수 있지만 양 정상이 짧게 대화를 나눌 때까지 자료를 보며 읽는 건 외교적으로 결례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지켜보는 상대국이나 제3국에서 지도자의 권위, 자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한 신문의 지적에 대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4개월여 동안 많은 정상회담과 그에 준하는 고위급 인사들과의 회담에 들어갔다”며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정상이 메모지를 들고와서 그걸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 문 대통령이 특별한 경우가 절대 아니다”라고 정색을 하며 반박했다.


▲ 문대통령의 지극한 A4사랑


또 “오히려 메모지를 들고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로 알고 있다”며 “그것은 당신과의 대화를 위해서 내가 이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는 성의표시”라고 했다. 이어 “정상간 한마디 한마디는 범인들의 말과 달리 국가의 정책과 노선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말”이라며 “그 말에 신중함을 더하기 위해서 노트를 들고 오고 그걸 중심으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정상간의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표현도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환기시켜 드리고 싶다”고 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A4용지 보며 회담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


그렇다면 김의겸 대변인의 말대로 정상회담에서 A4용지를 들고 회담하는 것이 관례일까?


오히려 우리는 김의겸 대변인에게 묻고 싶다.

외국의 어느 정상들이 회담을 하면서 A4용지를 들고 하는 것인가를 말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정상들의 사진들이 백악관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항상 공개된다.


그런데 그많은 정상들의 회담에서 A4용지를 들고 회담하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다. 가끔 탁자에 용지를 두는 경우는 있으나 그 용지를 들고 직접 읽는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무엇을 관례라고 말하는 것인가?

그 관례라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만의 관례 아닌가?


▲ 평창올림픽때 방한했던 펜스 미 부통령과 회담하는 문대통령 [뉴시스]


앞서 A4용지에 관한 칼럼을 썼던 중앙일보 김현기 워싱턴 총국장은 “(문대통령이) 평창올림픽 당시 특사로 온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와의 환담 당시를 떠올리며 A4 종이를 들고 대본 읽듯 했다”면서 “당시 미 배석자들의 어색했던 표정이 기억에 선명하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이어 “말실수를 줄이려면 자료에 의지하는 게 정답일 수 있다. 하지만 정상 간의 짧은 모두 발언까지 외우지 못하거나, 소화해 발언하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 차범근과 대화하며 한손에 A4용지를 든 문 대통령 [청와대]


우리는 김 국장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미 언급했지만 차범근 감독과의 편안한 대화에서도 A4용지를 들었던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는 A4가 사라진 사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덧붙이는 말, “농락당한 대통령=우롱당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 나라의 국격이고 얼굴이며 상징이다. 대통령이 우롱당했다면 대한민국이 농락당한 것이나 진배없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지난 9월 24일의 한미정상회담을 대단하게 평가했고 청와대도 자화자찬을 했지만 우리 신문은 혹평을 한 바 있다.


우리 신문이 그렇게 평가하는데는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받아야 할 대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관련기사: [논평] 김빠지고 건질 것도 없는 한미정상회담]


특히 회담을 종료하면서 가진 기자들과의 대화 시간에서 문대통령이 수모를 당하는 장면을 보면 한미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곧바로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 문대통령이 역시나 A4용지를 들고 뭔가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그것도 두어번 A4용지를 들었다 놨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혼자서 할 말 다한 다음 간담회를 끝내 버렸다. 나가면서도 또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뻘쭘하게 서 있는 문대통령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철저하게 무시를 해 버린 것이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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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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