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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22 00:57:17
  • 수정 2018-09-22 07: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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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교육 현실을 꼬집은 만평. 한국교육의 위계질서를 말하고 있다.[Korea Expose]


학교는 많지만 교육은 빈곤하다. 캠퍼스는 많지만 인격도장은 드물어 보이는 세상이다. 선생은 허다하지만 참 스승은 적고 교사와 교수는 많아도 교육자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러한 비판의 소리를 요즘 들어 많이 듣는다. 이 비판은 많은 진실을 포함한다. 오늘날 한국 교육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교육자의 생활난, 과중한 사무량, 사기의 저하, 시설의 빈약, 교육철학의 빈곤, 학원의 자주성 결여, 사제간의 소통 단절, 정치권력에서의 중립성 동요 등의 요소가 다원적으로 작용하여 교육의 위기적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학원에서는 교육 혼이 넘쳐나야 한다. 선생들은 사명감으로 충만해야 한다. 캠퍼스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의 꽃이 더 확대되어 피어나야 한다. 사제간에는 인격과 인격의 깊은 정신적 교류가 있어야 한다. 교수(교사)들은 마음 놓고 자기분야를 연구하고 표현하고 또 비판하고 가르쳐야 한다. 학원에서는 돈과 권력이 아니라, 진리와 이성의 여신이 최고의 권위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풍토와 질서가 확립될 때 학원은 비로소 디스데리가 말한 바와 같이 빛과 자유와 학문의 장소가 될 수 있고, 메이스필드가 갈파한 바와 같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으며, 민족의 창조적 지성의 저수지가 될 수 있고, 국가발전의 중요한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이상향에서 너무나 멀다. 학원은 위축됐고 교수와 선생은 침체됐다. 지성은 그 본래의 생명인 자유로운 비판정신을 잃었다.


민주교육의 건설에는 민주교육자가 필요하다. 민주교육자는 어떠한 자세와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 교사나 교수가 되기는 쉽지만 교육자가 되기는 힘들다. 교사·교수와 교육자는 엄밀하게 구별해야 할 개념이다. 양자는 차원이 다르다.


사마광의 명저인 자치통감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경사는 만나기 쉽지만 인사는 만나기 힘들다”


경사는 경서를 강의하는 하는 선생이다.

요즘말로 하자면 교과서나 강의하고 지식이나 전달하는 교사 내지 교수에 해당된다.


하지만 인사는 다른 이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사언행이 남의 본보기가 되고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데가 없는 사표와 교육자가 인사에 해당된다.


그렇다. 과거에도 경사는 만나기 쉬웠지만 인사는 만나기 어려웠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교수나 교사는 어디든지 있지만 교육자는 참으로 드물어 보인다. 사도와 교육혼이 없이 교육자가 될 수 없다.


페스탈로찌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는 작문학교, 글쓰기 학교, 문답학교가 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학교가 필요하다.”


그는 그 당시 교육현장이 인간형성의 학교에서 언어와 요설의 학교로 전략하는 것을 개탄했다. 작금의 상황도 그 당시와 마찬가지이다. 지식을 배우는 ‘머리의 학교’는 허다하다. 기술을 가르치는 ‘손의 학교’도 많다. 그러나 인간을 배우는 ‘가슴의 학교’는 드물어 보인다.


교육의 이상은 ‘머리의 학교’, 또 ‘손의 학교’와 ‘가슴의 학교’가 통일 조화를 이뤄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참교육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 루소는 교육의 목적에 대해 “기계를 만드는데 있지 않고 인간을 만드는데 있다”고 했다. 교육자는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제공하는 자가 아닐 것이다. 그는 인간의 형성자다. 전인적 인격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표다. 오늘날 많은 선생들이 교육자의 차원에서 교사나 교수의 차원으로 전략해가고 있다.


진정한 교육자가 되려면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이 굳건히 서 있고 올바른 가치관의 확립, 확고한 사명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내일의 주인이 될 젊은 학도들을 정성껏 가르쳐야 한다.


확고한 주체성과 가치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역사의 부르심에 책임있게 응답하는 교육자, 참 스승이 허다한 출현을 이 시대는 필요로 하며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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