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돋보기] 北 9.9절, ICBM은 없었지만 반미·미제타도는 있었다! -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 선명 - 노동신문 사설, '북한 핵보유' 분명히 과시 - 시진핑 주석 친서 보내 친밀과시, 트럼프 ICBM 사라진 열병식 환영
  • 기사등록 2018-09-10 07:41:32
  • 수정 2020-05-28 15:27:20
기사수정


▲ 북한의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 [NK News]


[ICBM과 김정은 연설이 사라진 北 9.9절 열병식]


북한이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신형 자주포로 추정되는 이른바 '주체무기'를 동원하는 방식으로 행사 자체의 톤을 낮췄다.


이날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1만2000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해 9·9절 경축 열병식을 개최했다.


▲ 북한의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 [NK News]


군 정보당국이 추가 분석 중에 있지만 열병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동·스커드 계열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의 '전략무기'도 이날 열병식에선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 신형 대전차 로켓과 신형 152㎜ 자주포 등 북한의 대표적 '주체무기'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열병식 단골 손님인 KN-06(지대공 미사일), KN-09(300㎜ 방사포) 등이 포착됐다.


'주체무기'란 북한이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자체 생산한 무기와 외국에서 도입한 기술을 북한에 맞도록 개량한 무기를 일컫는다.


▲ 북한의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 [NK News]


북한이 2013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최대 사거리 180㎞의 KN-09(300㎜ 방사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체무기'라고 이름 붙인 북한의 대표적인 재래식 무기다.


방사포는 다연장로켓포(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의 북한식 표현이다. 발사 후 탄도 수정이 가능한 미사일과 달리, 조준된 타깃을 향해 한 번 발사되면 궤도를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수천 발을 동시에 발사해 넓은 지역에 화력을 일시에 집중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1994년 남북회담에서 북한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것도 방사포의 자신감에 대한 표현이었다.


2016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07㎜·122㎜·240㎜ 방사포를 5,500여문 보유하고 있으며, 2014년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KN-09(300㎜ 방사포)의 경우 현재 10여문 가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지난해 8월26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겨냥해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3발을 발사한 것도 KN-09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개성에 배치하면 주한미군이 밀집한 평택 기지는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대전까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위협 때문에 청와대는 당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당시 "개량된 300㎜ 방사포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제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계속해서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었다.


▲ 북한의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 [NK News]


이날 열병식에서는 또 사륜구동 소형 장갑차의 상단 부분을 방패 모양 덮개로 가린 신형 대전차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새로 모습을 드러냈다. 2000년대 초반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아 역설계를 통해 수출용으로 개발한 '불새-2'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8연발의 대전차 미사일 불새-3를 장갑차에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전차 로켓 불새-3는 발사기만 떼어내면 북한 해군의 고속정 내지는 경비정 등 소규모 해상 플랫폼에 재장착이 용이하다. 이럴 경우 지대함 미사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형 152㎜ 자주포로 추정되는 무기도 포착됐다.


평양~원남선 이남 지역에 배치해 수도권 대량 공격용으로 만든 170㎜ 자주포 외에, 최전방에 배치한 기존의 152㎜ 자주포에 포신을 연장, 사거리를 중부권까지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反美와 ‘미제(美帝)타도’는 있었다!]


이렇게 로키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열병식의 의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反美와 미제타도의 구호는 살아 있었다.


▲ 반미구호를 앞에 단 9.9절 행렬 차량 [Colin Zwirko, Twitter via NK News]


이번 열병식에서의 하이라이트라 볼 수 있는 4연장 대함미사일의 전면에는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보였다.


▲ 반미구호를 앞에 단 9.9절 행렬 차량 [Colin Zwirko, Twitter via NK News]


뿐만 아니라 북한이 자랑스럽게 내 놓은 ‘주체 탱크’에도 역시 동일한 구호가 정면에 선명하게 보였다.


▲ 반미구호를 앞에 단 9.9절 행렬 차량 [Colin Zwirko, Twitter via NK News]


[우리민족끼리, 주체 통일의 대남 선동도 있었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남한을 향한 대남선동도 있었다.

북한이 연일 선전매체를 통해 주장하는 ‘민족자주’ 선동이 바로 그것이다.


▲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운 열병식 선전탑 [NK News]


행렬의 뒤에는 “조국통일, 우리민족끼리”라는 대형 구호 밑에 “6.15공동선언. 10.4선언, 4.27선언”의 3개 선언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옆구리에는 “민족대단결”이라는 구호도 함께 있었다.


▲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운 열병식 선전탑 [NK News]


[노동신문. 北의 핵보유를 분명히 천명]


이뿐 아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에서도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가지게 됐다"고 선전하며 "평화보검의 만년보검을 틀어쥔 우리 조국이 경제강국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北신문, 9·9절맞아 "최강 전쟁억제력 가져"…비핵화·미국 거론안해]


북한의 핵보유를 분명히 한 것이다.


상당 수의 언론들이 “북한이 핵을 내려 놓고 경제를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했지만 노동신문의 사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평화보검의 만년보검’이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탓이다.


[북·중간 우호·친선관계 과시]


원래 시진핑 주석이 서야 할 그 열병식 주석단 자리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서 방북한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섰고, 김정은은 그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김 위원장과 리 위원장은 수초간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


▲ 주석단에서 손을 맞잡은 김정은과 리잔수 [NK News]


북한의 비핵화 전략 뒤에 중국이 있음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시 주석은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중북 우호관계 발전을 강조했다고 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리잔수 특별대표가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전한 친서에서 북한이 "정권수립 이래 70년 동안 김일성, 김정일 동지,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영도 아래 당과 인민이 사회주의 건설 사업을 극력 추진해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당과 인민을 이끌고 새로운 전략노선을 전면적으로 관철 시행하고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사회주의 건설 각 분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성취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북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 당과 정부의 흔들림 없는 방침"이라며 "올해 들어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3차례 회담하면서 중북 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북중 관계의 계획 지침을 강화하고 양측의 공통인식을 이행하고 북중 관계의 발전을 한층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대통령, ICBM 제외한 북한 열병식 "대단히 긍정적"...김정은에 감사 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일 거행한 군사퍼레이드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동원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환영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표명했다.


▲ Trump 대통령의 북한 열병식 관련 트윗 2개. 9일 오전 9시 경(현지시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워터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이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미국에 위협적인 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비핵화 의사를 보여준 것이라는 폭스뉴스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는 크고 대단히 긍정적인 북한의 성명(statement)"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 감사를 드린다(Thank you To Chairman Kim)"고 트위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막 정권수립 70주년을 축하하는 열병식을 통상적인 핵미사일을 없이 펼쳤다"며 "그 주제가 평화와 경제 발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핵화 다짐을 확인해주고자 핵미사일을 열병식에서 뺀 것으로 믿고 있다"는 폭스뉴스 기사를 전재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WP)도 북한 열병식에서 ICBM의 부재가 유화적 제스처이자 대화 국면을 이어나가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8일 북한군 창건 열병식에서 화성-14형과 화성-15형 ICBM을 공개한 북한이 이번에 ICBM을 제외한 것은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및 미국과 협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38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장 추부길 편집장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