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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21 20:50:13
  • 수정 2018-01-22 17: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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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공정, 민주, 열심히 떠들던 사람이 각종 범죄에다 경찰 앞에서 “내가 누군지 아냐?” 갑질까지

-친정부 성향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댓글 달며 보도한 기자와 언론사 맹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보여

-당신들이 누군지 안다. 적폐고, 악이며, 아직도 자신의 행위를 선하다고 믿는 당신들이 바로 최악이다

“내가 누군지 알아?”

부패한 권력자가 종종 떠들어대는 갑질 레퍼토리. 이번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허동준 당협위원장이다.

허동준 위원장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 시내버스를 들이받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크게 다칠 수 있었다. 버스 기사의 신고로 현장에 경찰이 도착했는데, 허동준 위원장은 혈중알콜농도 측정을 거부했다. 경찰서에 가서는 “내가 누군지 아냐?”며 큰소리를 치고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도대체 누구길래 싶어 검색해봤더니, 제일 먼저 나오는 사진이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안전한 나라”를 외치던 분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대중교통 버스와 사고를 낸 것이다.

조금 더 찾아보니, 과거에도 비슷한 전과가 있었다. 2006년에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 외, 공문서 위조, 국가보안법 위반, 집시법 위반 등의 전과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사람이, 정치 경력은 참 화려하다.

▲ 허동준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그 유명한 ‘전대협’의 대변인이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동작구 을 지역위원회의 위원장을 하고 있고, 노무현재단의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작년에는 문재인 대선 캠프의 선대위 특보단에서 상근부단장과, 공보단 부대변인을 맡았다. 2011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의 동작구 공동선대위원장이었다. 1997년에는 김대중 캠프 청년문화특별위원회에서, 1981년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그 악명높은 ‘전대협’의 대변인이었다.

‘정의’, ‘공정’, ‘민주’ 등을 열심히 떠들고 다니던 사람이란 말이다. 그래놓고 뒤에서는 각종 범죄를 저질렀고, 심지어 경찰 앞에서 “내가 누군지 아냐?”며 갑질까지 해댔다. 정권을 잡아서 목에 힘들어간 건 알겠는데, 아무리 법을 우습게 봐도 그렇지 여당에서 당협위원장을 하고 계시고,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중책까지 맡으셨던 분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권력을 드러내며 시민과 경찰들을 찍어누르려고 하는 건 해도 너무하지 않나.

그래, 물론 개인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일에 보수 진영 정치인이 엮이면 그것이 마치 보수 진영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비화되곤 하지만, 그간 선악프레임으로 온갖 ‘착한 척’은 다 해온 저쪽 진영 분들의 이런 이중성은 늘 ‘개인의 일탈’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넘어가도록 하자.

그런데 이번 사건이 참 특이한 점이 있다. ‘여론’이다. 여당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정치인이, 그것도 적폐청산 하겠다는 대통령을 도왔던 인물이 음주운전을 하다 대중교통차량과 사고를 냈다. 게다가 경찰한테 갑질까지 했다.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데,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면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허동준 위원장의 명백한 잘못을 비판하기는 커녕, 관련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언론사를 맹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이 보인다.

맞다. 친정부 성향의 “정의로운”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며 여론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 이른바 ‘달빛기사단’, ‘문꿀오소리’와 같은 친정부 집단이 단체로 댓글 조작을 실시하고 기자와 언론사를 공격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제 이 사건은 더 이상 ‘개인의 일탈’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진영 전체의 도덕적 실패’로 이어졌다. 친정부 네티즌 세력은 명백한 잘못을 두고도 이를 애써 옹호하고 나섰다. 진영의 이익을 위해 광신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진영 내 자정작용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이런 조직적인 여론조작, 사이버 테러 등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명백한 ‘죄’까지 옹호하고 나서는 것은 실로 충격적이다.

불편한 진실을 말해주겠다. 정의롭고 공정한 민주사회의 장애물은 이제 당신들, 친정부 세력이다. 당신들이 적폐고, 당신들이 악이다. 아직까지도 스스로의 행위를 선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에, 그래서 당신들이 최악이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우원재 wonjae.w@gmail.com/ 칼럼니스트/자유한국당 부대변인. 정계와 언론계에서 뉴미디어 계통 일을 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 담론의 발전과 사회 문화적 진보를 위한 정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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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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