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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02 17:20:06
  • 수정 2018-12-05 22: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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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철학 없는 자들이 최저임금 폭탄 막지는 않고 책임을 카드회사나 임대인에게 돌려
-시장의 임금과 노동시간 즉 가격과 투입량을 국가가 폭력적으로 정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
-87체제, 공정한 경쟁과 자율, 기회와 기업가정신 아닌 국가권력과의 결탁 추구하는 게 한계


▲ 이언주 의원 등이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최저임금 근본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가두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언주]


지난 8월 29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소상공인생존권연대 최저임금 인상저지 궐기대회를 끝까지 함께 하신 소상공인 여러분, 중소기업인 여러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청와대로 행진하면서 다들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물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콧물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여러분의 절규가 너무나 절박해서 저도 함께 울었습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작년 여름 처음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을 때를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최저임금 급격인상이 소상공인 중소기업 망하게 하고 결국 실업대란이 일어날 거라며 사장이 살아야 노동자도 사는 거라고 외쳤지요. 그러다 민주노총과 문빠들로부터 공격받고 그들이 구 국민의당 당사 앞과 제 사무실 앞에서 한 달 넘게 이언주 국회의원 의원직 사퇴하라며 시위하며 괴롭힐 때 아무도 함께 싸워주시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기죽진 않았습니다. 제 말이 맞다고 확신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정말 많은 정치인이 오셔서 인사하고 가신 걸 보면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오늘만큼 제가 국회의원이란 것이 부끄러운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누구라고 하진 않겠지만, 심지어 오늘 오신 분 중 일부는 당시 같은 국민의당 시절 제게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라며 제가 자꾸 문제를 제기하는 걸 불편해하신 분도 계십니다.


그때 제가 소상공인 등과 최저임금 저지 토론회 공동으로 열자고 하니까 다들 안 하셔서 저 혼자 그 자리에 있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아까 정의당이나 소위 친노동이라며 매번 민주노총 편들면서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억지 부리시는 분들, 혹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노총 눈치 보면서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하신 분들 모두 오늘따라 갑자기 그들이 말한 ‘소자본가’인 소상공인 집회에 와서 얼굴 내밀기 바쁜 걸 보면서 아주 분노가 일어나더군요. 만일 오늘 오신 의원님들 절반, 아니 삼 분의 일만 함께 싸우셨어도 오늘 이 사태는 안 왔을 겁니다.


한 달여 전 내년도 최저임금이 두자릿수 인상될 즈음 결국 국회에서 제가 김종석 추경호 김용태 정운천의원 등과 함께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출범하며 정부의 망국적 최저임금 인상에 맞서 싸우겠다는 기자회견도 하고 윤상직 강효상 정유섭 의원님 드이 합류하셔서 최저임금 규모별 지역별 업종별 차등 법안도 냈습니다.


얼마 전 김영주 노동부 장관(이제는 전 장관이 됐습니다만)이 주휴수당까지 최저임금 산정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하자 무노동 시간을 임금지급에 고려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항하는 성명도 냈습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일부 의원님들께선 자유한국당이랑 함께할 수 없다는 둥 자신은 보수는 아니라는 둥 그렇게까지 할 건 아니라는 둥 하며 투쟁에서 발을 뺐습니다. 심지어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야당은 정부의 잘못을 견제하는 게 역할이라는 제 생각에 반대했지요.


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우수함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시장의 실패를 보완할 때 재정과 세금으로 해야지 시장에 직접 가격을 강제해선 역효과만 일어난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초기 개발독재 시절의 성장 드라이브로 불균형하게 재벌에 많이 치우쳤던 점이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문제는 다소간 갈등은 있지만, 체제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시장의 임금과 노동시간 즉 가격과 생산요소 투입량을 국가가 폭력적으로 정하는 것은 체제의 문제입니다. 즉 이것은 국가사회주의식 정책인 것입니다. 그러니 표만 되면 기득권노조의 억지도 맞다고 하다가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문제 제기도 맞다고 하는 철학 없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자 또는 시장경제의 철학이 없는 자들은 가격질서를 파괴하는 최저임금 폭탄 인상을 막지는 않고 느닷없이 소상공인 편을 든다며 평소 별 관심도 없던 수수료니 임대료니 하며 전선을 노총과 결탁한 정부나 정치권의 잘못이 아니라 카드회사나 임대인으로 돌리는 것입니다(물론 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카드수수료 공제인상법 등 냈지만 그것들이 어찌 최저임금 폭탄만 하겠습니까). 게다가 최저임금은 실은 정부와 정치권이 사고를 친 것이지요. 잘하라고 시켜줬더니 갑자기 열심히 사는 소상공인들 낭떠러지로 밀어버린 겁니다.


점점 엉터리 좌파 포퓰리즘 정당이 되어가는 더불어민주당, 보수철학도 뚜렷하지 않고 야당 노릇도 제대로 못하는 진정성도 없는 한국당, 야당인지조차 헷갈리는 바른미래당… 지켜보기가 정말 괴롭습니다. 정말 이래서는 안됩니다. 철학도 뚜렷하지 않고 비전도 없는 하루살이식 정치는 그만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초기 산업근대화 단계에서의 개발독점을 지나 민주화 단계에 들어섰을 때(87년이었죠), 서양과 달리 시민혁명이 부르주아지 즉 상공인계급이 국가의 독점과 특혜 횡포로부터의 경제적 자유를 외치며 주도한 게 아니라 공산주의를 꿈꾸던 엘리트 운동권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그들은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으로 발전했지요.


그 바람에 이후 한국경제는 미국 유럽의 시민혁명 이후처럼 자본주의 즉 실력에 따른 공정한 경쟁과 자율성 보장, 공정한 기회의 부여와 기업가정신 같은 자본주의의 원래 정신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권력에 의한 특혜와 결탁, 불공정이 난무하며 급기야 북유럽식 사민주의만도 못한 인민독재식 후진적 사회주의로 흐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태로 가면 잘되면 그리스 못되면 베네주엘라입니다.


소상공인 여러분, 중소기업인 여러분,


이제 여러분께서도 계급적 자각을 하시고 싸워서 지켜야 합니다. 나 혼자만 잘 피해보자고 하는 건 소용없습니다. 우리 후세는 또 어쩔 겁니까? 아무리 미사여구를 나열해도 현 상태는 기득권노조의 상부층과 연결된 청와대와 정치권의 주사파 운동권들이 체제의 변혁과 경제체질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결과는 소상공인과 농축산농가 등 중산층의 몰락 즉 서민의 빈민화, 중산층의 서민화로 인해 사유재산권을 지키려는 체제수호세력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설마설마했는데 저는 요즘 무섭습니다. 함께 싸우지 않으면 질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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