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돋보기]베네수엘라 국민에 길을 묻자던 그들, 지금 어디에 있는가? -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들, 이미 차베스의 길로 가고 있다 - 문재인 정부의 주류층, ‘좌파, 反美’의 차베스 마인드로 가득차 있는 듯
  • 기사등록 2018-08-04 12:10:03
  • 수정 2018-08-04 17:25:10
기사수정


▲ 2017년의 베네수엘라.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뒤지고 있는 모습 [Flicker]


[‘한겨레21’의 “차베스 열풍,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길을 묻자” 기사]


2007년 3월 22일자 ‘한겨레21’에는 “김정진·장석준·정희용 젊은 진보 논객 3명이 진단하는 차베스 열풍”이라는 부제로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길을 묻자”는 거창한 기사가 실렸다.


[관련기사: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길을 묻자]


이 매체는 “선명한 반미 노선을 앞세우며 석유를 매개로 남미를 뛰어넘어 대안세계를 모색해가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남미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아프리카에서도 그의 이런 모습은 온갖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부르고 있다. 말하자면 그는 ‘문제적 인간’이다. 세계는 왜 차베스의 정치 실험에 주목하는가?”라는 내용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기사는 “노무현에 실망하고 차베스에 열광하다‘는 타이틀도 달았다.


정희용센터장(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미디어센터장)은 ”베네수엘라에선 신자유주의 물결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기간산업과 광물·에너지 산업 국유화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 중심이 아닌 사회적 연대를 중시하는 경제체제를 실험하고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풀뿌리 참여 민주주의를 대폭 도입하고 있다. 그 모델을 고스란히 받아들이자는 건 아니지만,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진 변호사(당시 민주노동당 중앙위원)는 한술 더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한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반미 노선’ 때문에 관심이 높은 측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내걸었던 것과 달리, 취임 뒤 미국을 방문해 이른바 ‘수용소 발언’을 했다. 이라크 파병도 그렇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지지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게다. 반면 차베스 대통령은 어렵사리 집권에 성공한 뒤에도 미국의 온갖 압력과 견제에 성공적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실망하던 이들이 차베스 대통령에게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한다.“고 차베스를 격찬했다.


장석준(당시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구획구장)도 ”신자유주의에 맞선 대안을 말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정작 그 실체가 등장한 것은 베네수엘라 사례가 처음이다. 참여 민주주의가 실제 작동하는 정치 현실로 나타났다. 1970년대 초부터 초국적 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유린당해온 남미에서 그 대안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차베스 정치에 대해 극찬을 하고 나섰다.


장석준은 우파가 지배한 사회를 뒤집는 방법으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방식을 격찬하기도 했다.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베네수엘라에선 군부도 석유회사도 완전히 우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일간지 90%가 ‘반차베스’를 표방할 정도로 여론도 불리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는 방식으로 국민투표를 활용했다. 투표를 하는 과정 자체가 베네수엘라의 향방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참여로 이어지면서, 집권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냈다. 국민의 자율성과 참여, 자치를 믿고 문제 해결 능력을 믿은 것이다. 권력을 실제로 국민들에게 내주고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장석준은 차베스의 ‘석유 퍼주기’를 통한 석유외교에 대해서도 ”현재 석유산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어떻게 미래지향적이고 친민중적인 산업구조를 만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석유를 매개로 남미의 좌파 정부들을 통합해내고 있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차베스 정권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 대해서도 김정진은 ”차베스 정권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을 참여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돌파하고, 애초 주장한 일을 일부나마 실현해냈다“면서 ”어쩌면 우리 진보 진영에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이런 점이 아닐지…“라고 진단했다.


장석준은 또 ”21세기 첫 번째 좌파의 실험인 베네수엘라 사례에는 자본에 대한 사회의 통제와 국가기구의 민주화, 참여 민주주의와 민중권력 강화, 그리고 한 나라의 국경을 뛰어넘는 실천 노력 등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2014년 2월의 베네수엘라. 빈곤으로 인한 폭동이 연일 이어니고 있다. [Flicker]


[무상지원, 세금면제, 교육무상... 차베스형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쳐]


진보논객들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길을 묻자“고 했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지표로 삼고 있는가를...


이 기사를 당당하게 실은 ‘한겨레’에게도 묻고 싶다.


‘한겨레’는 아직도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지....


베네수엘라는 한때 중남미의 부유한 국가였다.

그런 베네수엘라가 올해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100만%에 이를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세계사에 남을만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다.


경제성장율은 18%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경제붕괴가 미국 주도의 ”경제전쟁과 경제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라가 거덜나자 부유층들은 돈을 싸들고 탈출하기 시작했다.


‘좌파, 反美’세력이 집권한 베네수엘라.

석유기업을 국유화하고 무상포퓰리즘으로 국민들을 현혹한 대가를 지금 단단히 치르고 있다.


반면 ”우파·親서방“의 콜롬비아는 시장친화 정책과 개방정책을 펼친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사회주의와 국가개입“을 바탕으로 ”주요산업의 국유화, 무상복지정책“을 펼치는 경제노선으로 삼은 것과는 정 반대다.


남미에서 가장 강경한 반미·좌파 국가인 베네수엘라는 정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선거 부정까지 저질렀다.


한쪽으로는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공포정치로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 국민을 선동해 권력을 잡았지만 결국은 국민들을 내 팽개친 차베스정권. 2014년 2월의 모습이다. [Flicker]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문재인의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불행한 것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길을 묻자“던 그들이, 그들의 가치관과 생각이 지금 대한민국의 주류로 등극을 했다는 사실이다.


‘참여민주주의와 민중권력 강화’를 외치던 그들은 ‘촛불’로 그들이 원하던 것을 이루었고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좌파경제 실험을 기어히 해 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그랬듯이 국민연금을 통해 대한민국의 주요 기업 200개 이상을 지배할 수 있는 길도 터 놓았다.


집권 여당의 대표는 공공연하게 토지의 공개념화 도입을 외친다.

먹방도 규제하겠다는 국가주의는 이미 정책의 한 방편으로 도입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베네수엘라와 다를 수 있지만 속내는 베네수엘라가 갔던 그 길로 달려가고 있다.


앞서 베네수엘라 인터뷰를 했던 장석준은 그 기사에서 ”지난 2004년 차베스 정권을 겨냥한 쿠데타와 자본 파업, 그리고 소환투표 등 ‘반혁명’ 활동이 잇따랐다. 차베스 정권은 이를 견뎌낸 뒤에야 국영 석유회사를 장악하고 국고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때부터 석유기금을 활용한 빈민지원사업도 시작했다. 2004년 중반까지만 해도 동원할 재원이 없어 수해가 났을 때는 복구를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석유는 차베스 집권 이전까지만 해도 ‘기득권의 물리력’이었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가 하는 정책과 얼마나 유사한지 모른다.


‘기득권의 물리력’을 하나씩 해체해 그것으로 포퓰리즘을 펼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벌기업들의 쌈지돈도 내 놓으라 재촉한다.


삼성그룹이나 대한항공에 대한 대대적 갑질을 정부가 주도하고 법을 통해 뭉개려 한다.


현 정권의 주도층들은 아마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에게 길을 묻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머릿속에는 차베스의 생각으로 가득찬 것 같다.


나라가 일부 망가질 수는 있으나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라’로 혁명하기 위해서는 일부의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 특히 기득권을 허물고 ‘모두가 잘 사는 나라, 나라다운 나라’라는 허상으로 몰고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또 다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주류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노무현에 실망하고 차베스에 열광한 것 같이 문재인을 ‘한국의 차베스’로 만들어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려 하는가?“


그저 두려울 뿐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18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장 추부길 편집장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