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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27 09:41:00
  • 수정 2018-07-27 10: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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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대변인 박상융 특검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 26일 언론 브리핑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브리핑 중단은 지난달 27일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수사가 개시된 이후 처음이었다.


갑작스런 통보에 취재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날은 특검 1차 수사기한이 절반에 다다른 때였다.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회원 2명의 구속 심사가 열리기도 해서 더욱 그랬다.


특검팀에 브리핑 중단 이유를 물었다.

언론이 오보를 낸 게 이유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날 일부 매체가 '드루킹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과 다른 정의당 의원을 협박했다는 의혹과 관련, 특검팀이 심상정 의원 등 핵심 관계자를 조사할 계획이다'고 보도한 걸 문제 삼은 것이었다.

당시 특검팀 해명은 신속했다.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필요하면 수사 협조를 구하고, 협조 방식을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게 진의고, 언론 보도는 잘못이라고 했다.


어쨌건 잘못 보도를 한 언론에 책임을 묻겠다는 게 특검의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과연 이런 이유로 특검 브리핑을 일방 중단하는 게 타당한지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아니, 이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특검이 설명한 브리핑 중단 이유가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부터가 의문이다. 그간 특검팀의 공보 행태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그간 드루킹 수사와 관련해선 수많은 추측 기사가 있었다.

그때마다 특검은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오보라는 말 자체도 사용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질문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안하는 행위)'하며 잘못된 보도의 책임은 언론에 있다고 했다.


그러던 특검팀이 이례적으로 언론 오보라는 단어를 써가며 브리핑을 중단하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특검팀의 석연치 않은 태도는 결과적으로 새로운 추측을 낳게 한다.

브리핑을 중단한 속내가 무엇인지 상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검이 정치권 눈치를 보며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그 중 하나다.

그럴만한 정황이 있다.


사실 특검이 '오보'라는 입장을 내기 전 그 기사는 정치권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이해 당사자인 정의당 측은 "무도한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특검팀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자 뒷수습 차원에서 언론 탓을 하고 나선 것 아니냐고 말이다.


만약 이런 추정이 맞다면 심각한 문제다.

드루킹 특검의 핵심 수사 대상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번 수사가 궁극적으로 여당 실세 정치인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팀이 정치권 눈치를 보며 수사를 한다고 의심을 받는다면 존립 자체가 위태롭지 않겠는가.


특검이 위기에서 탈출할 방법은 하나다.

특검법에 적시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언론 브리핑을 중단하는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 그게 상식에도 맞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는 길이다.


과거 특검 참여 경력이 있는 사정 당국 관계자 말이 떠오른다.

"특검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존재한다. 어떠한 외부 영향도 받지 않아야 하며, 독립된 수사기관의 임무를 흔들림 없이 다 해야 한다."

드루킹 특검도 이렇게 말해줄 것이라 믿는다.


[덧붙이는 글]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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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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