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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악몽으로 다가온 ISIS-K와 ‘3대 악’, 중국은 과연 피해갈 수 있을까? - ISIS-K와 ‘3대 악’의 두려움에 휩싸인 중국과 러시아 - 당장 눈 앞으로 다가온 ISIS-K의 위협 - 러시아의 잘못된 대응이 테러 대응을 더 어렵게 할 수도...
  • 기사등록 2024-04-10 11: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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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K와 ‘3대 악’의 두려움에 휩싸인 중국과 러시아]


중국과 러시아가 ISIS-K와 ‘3대 악’이 주는 공포로 인해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모스크바 교외의 한 콘서트장에서 발생한 테러와 며칠 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중국인 노동자 5명이 사망한 두 건의 치명적인 테러가 유라시아 안보 블록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핵심 회원국인 러시아와 중국에 경종을 울렸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지난 3월의 모스크바 및 파키스탄에서의 테러 이후 중국과 러시아가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역내 테러리즘 퇴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호주 브리즈번의 그리피스 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인 이안 홀(Ian Hall)은 “대테러는 항상 SCO 의제 중 하나였지만, 최근의 공격으로 인해 이 문제에 다시 관심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중국, 러시아, 몇몇 구소련 공화국이 국경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설립한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전통적으로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 등 '3대 악'에 맞서 싸우는 것을 강조해 왔다.


특히 최근들어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이란까지 SCO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이들 국가들과도 경제 협력을 넘어 소위 ‘3대 악’ 척결 문제까지 깊이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 앞으로 다가온 ISIS-K의 위협]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 대응을 다짐하고 있는 첫 번째 문제는 바로 ISIS-K이다. 지난 3월, ISIS-K에 의해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최소 140명이 사망한 사건은 러시아에서 20년 만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기반을 둔 무장 단체 이슬람 국가의 연계 조직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IS-K)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이번 공격의 배후를 끝까지 처벌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런데 모스크바에서의 테러가 발생한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자살 폭탄 테러범이 중국인 노동자 5명을 살해했다. 그런데 이는 남아시아 국가에서 중국의 이익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연쇄 테러 공격 중 가장 최근의 사건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공격에 대한 책임 소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인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 모두 자국 국경 내에서 ISIS-K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홉킨스-난징 중국 및 미국 연구 센터의 국제 정치학 교수인 데이비드 아라세(David Arase)는 “공식적으로는 반테러가 SCO의 헤드라인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라세 교수는 이어 “중앙아시아를 넘어 러시아까지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다음 단계로 중앙아시아의 중국의 이익과 관련된 곳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라세 교수는 그러면서 “ISIS-K는 급진적 신정 통치하의 이슬람 국가를 추구하기 때문에 테러, 분리주의, 종교적 극단주의라는 ‘3대 악’으로 무장한 그들은 중국에 악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테러를 이미 경험한 모스크바와 파키스탄은 당장 합동 테러 방어 훈련 등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ISIS-K와 같은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공유 등의 협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아라세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 넓게 보자면 SCO 국가들의 특성상 서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아라세는 내다봤다.


실제로 인도와 중국은 여전히 국경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고, 더불어 중국의 일대일로 문제로도 충돌을 빚고 있다. 여기에 인도와 파키스탄 역시 사실상 적대관계라 해도 좋을 정도로 긴장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드니 대학교의 토마스 윌킨스(Thomas Wilkins) 부교수는 “모스크바의 요청에 따라 대테러 이슈가 SCO의 주요 주제이자 의제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러한 협의가 어느 정도 심도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윌킨스 부교수는 이어 “러시아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은 ‘3대 악’ 중에서 테러리즘과 종교적 극단주의라는 두 가지에 해당하는 범죄였다”면서 “사실상 SCO내에서는 역내 반테러 대응을 위한 조직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모스크바 공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윌킨스 부교수는 그러면서 “SCO국가들이 역내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 공동 대응을 해야하지만 사실 SCO회원국들은 자신의 국가가 전면에 나설 의향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리피스 대학교의 홀 교수도 “SCO 회원국들이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에 무장 경찰이나 군 부대를 파견해 ISIS-K를 소탕한다든지 하는 적극적 '개입'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ISIS-K의 중국 및 러시아 등에 대한 공격적 행동은 더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어서 러시아가 아닌 타국의 ISIS-K 문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 교수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ISIS-K가 근거지로 삼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등을 압박하기 위해 SCO를 활용하려 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SCO가 이들 국가에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중국과 러시아가 아프간이나 파키스탄에 테러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어서 그 역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중국인 대상 테러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그저 파키스탄 정부의 처리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잘못된 대응이 테러 대응을 더 어렵게 할 수도...]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해 러시아가 그 배후로 서방국가들과 우크라이나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ISIS-K 등의 테러단체에 대한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객관적으로 봐도 러시아의 주장은 그야말로 쌩뚱맞다. 특히 미국은 테러 발생 수일전에 러시아 당국에 장소까지 특정하면서 테러 발생 정보를 모스크바 당국에 전달했다. 그랬음에도 모스크바 정보당국은 후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테러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한 대응을 러시아가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테러 배후에 대해 러시아가 돌연 미국 등을 지목함으로써 ISIS-K에 대한 존재는 힘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ISIS-K가 주도한 테러임에도 그들을 대상으로 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스스로 막아버렸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앞으로 SCO가 ISIS-K에 공동 대응하는데도 한계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결국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유명무실의 SCO]


사실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SCO를 만들자고 제창한 이유는 외세가 봉기를 선동해 자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이를 중국 홀로가 아닌 주변국들과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논리였다.


특히 시진핑은 지난해 “우리는 '신냉전'을 조장하고 역내 대결을 조장하는 외부 세력을 매우 경계해야 하며, 어떤 이유로든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일으키는 국가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윌킨스는 이에 대해 “SCO가 국경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지만, 이후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주도하여 테러 위협이 존재하고 러시아와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중앙아시아에서 안보 거버넌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발전했다”면서 “SCO는 제도적 기능보다 미국 등 서방 강대국을 중앙아시아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서방 패권'에 대항하는 공동의 플랫폼을 만드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서방진영의 나토에 대항하는 성격으로 중국이 SCO를 만들었지만 사실상 그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국가간 연합체로 변질되어 버렸고, 사실상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테러 문제 등에 대해 공동대응을 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본 것이다.


결국 ISIS-K나 ‘3대 악’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어떠한 방패막도 없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비국가 테러 집단의 준동을 막으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중국의 경우 본토가 공격 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중국의 이익이 달려있는 해외의 중국 관련 기관이나 경제 시설들에 대한 테러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고민도 또한 커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한 무기력함이 이미 파키스탄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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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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