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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최악의 3주 보낸 트럼프, 핵심 경합주에서 앞선 해리스 - 승세 굳혀가는 해리스, 당황하는 트럼프 진영 - 최악의 3주 보낸 트럼프, “헛발질만 했다!” - 곤혹스러운 트럼프, 전세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TV토론뿐
  • 기사등록 2024-08-12 11:48:16
  • 수정 2024-08-12 11: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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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세 굳혀가는 해리스, 당황하는 트럼프 진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 3곳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등판 이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헛발질만 하는 최악의 3주를 보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1일, “해리스가 6가지 여론조사 평균에서 박빙이기는 하지만 10일 기준으로 0.5~2.5% 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며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Real Clear Politics)에서는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0.5%포인트 앞선 47.6% 대 47.1%로 6개 여론조사 중 가장 작은 차이로 앞서고 있다.


RCP의 조사 결과로 봤을 때 트럼프와 해리스간 지지율이 역전된 것은 지난 8월 5일이었다. 조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후보가 교체된 직후인 지난 7월 23일만 하더라도 트럼프가 최소 1.6% 포인트 앞서고 있었지만 8월 들어서면서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급기야 4일을 넘어가면서 역전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는 해리스가 48%, 트럼프가 47%를 기록했다. 1% 포인트 차이로 해리스가 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만약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고려하면 해리스 45%, 트럼프 43%, 케네디 5%로 격차는 2% 포인트로 더 커진다.


또한 FiveThirtyEight는조사는 해리스가 45.6%로 트럼프의 43.5%를 2% 포인트 앞섰고, 케네디는 5.1%를 득표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실버 블레틴 집계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가 46.5%로 트럼프의 44%에 2.5%포인트 앞서며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의회전문지인 더힐(The Hill)은 해리스가 47.2% 대 47.4%로 트럼프에 0.2% 포인트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해리스와 트럼프간 지지율은 사실상 완전 박빙 모드라서 이러한 차이로 누가 우세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눈여겨볼 것은 해리스는 분명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11월 대선의 운명을 가를 핵심 경합주에서의 여론 추이다.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8월 5일부터 9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3개주 모두에서 트럼프 46%-해리스 50%로 해리스가 4%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각 주 등록 유권자 1973명을 대상으로 했고, 오차 범위는 ±4.2~4.8% 포인트였다. 경합주 3곳은 총 44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고 2016년엔 트럼프가, 2020년엔 바이든이 모두 가져간 대선 승부처다.


이에 대해 CNN은 “경합주 3곳을 지키면 해리스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트럼프(268명)를 간발의 차로 이길 것”이라 전망했다. 핵심 경합주 6곳중 3곳, 곧 애리조나와 조지아, 네바다는 트럼프가 약간 앞서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나 여기에 걸려있는 선거인단은 총 33명에 불과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NYT는 “민주당의 새로운 강세는 해리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호감도가 지난달보다 10% 포인트 상승했고, 유권자들이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더 지적이고 기질적으로 통치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특히 해리스의 지지율이 이렇게 상승한 배경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조사 대상이었을 때 민주당 지지자의 60%만 바이든을 지지했는데, 해리스로 교체된 이후 그 지지율은 87%로 급상승했다.


[최악의 3주 보낸 트럼프, “헛발질만 했다!”]


그렇다면 그렇게도 탄탄하던 트럼프의 지지율이 왜 해리스에게 밀리게 되었을까? 미국내 여론은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등판한 이후 트럼프 캠프가 방향을 잃고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했으며, 전략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난맥상을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10여명과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한 이후 3주간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기간 중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해리스로 바뀐지 3주가 넘어가지만 아직까지도 트럼프 캠프는 유권자들을 공략할 마땅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그러는 사이 트럼프는 초기에는 해리스를 '웃음이 헤픈(Laffin') 카멀라'라고 부르며 조롱했다가 '미쳤다'(crazy)고 원색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그러나 웃음이 헤프다는 비하 발언은 오히려 인터넷상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변하면서 해리스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역효과만 낳았다.


특히 지난 7월 31일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를 가리켜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하던 해리스 부통령이 갑자기 흑인으로 정체성을 바꿨다는 취지로 주장해 오히려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제발등을 찍었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에도 자신을 겨냥한 민주당 측의 '괴상하다'(weird)는 공격을 "기이하다", "멍청해" 등 원색적인 말로 맞받아쳤다.


'그들은 괴상하다'(They're weird)는 말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두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러한 대응도 월즈의 발언을 다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 해리스측에게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러닝메이트인 J.D.밴스의 과거 발언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밴스는 과거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등을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겨냥했는데, 최근 이 발언이 다시 알려지면서 공들여오던 여성 유권자층에서 강한 역풍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언론의 집중 조명에서 벗어났다는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어찌보면 트럼프의 정치 인생에서 처음있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언론들이 트럼프보다 해리스를 집중 조명하고 있고 또한 부통령 후보로 월즈를 지명한 이후 밴스보다 더욱 조명을 받고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측에서 당황하는 것은 해리스나 월즈에 대한 언론의 보도내용이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지난 9일 마러라고에서 1시간 여 동안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여론의 초점을 자신에게 맞추려는 시도까지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비전이나 향후 계획보다는 주로 해리스에 대한 인신공격과 자신이 다가오는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한다면 미국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말들만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날 연설과 인터뷰 내용도 사전에 조율되거나 정제된 것이 아니라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진행하다보니 횡설수설하고 특히 구체적인 답변이 요구되는 질문을 받았을 땐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는 것이 기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한마디로 기자회견을 왜 열었는지 알 수 없다는 평가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렇게 후보와 캠프의 부적절한 대응들이 이어지면서 여론은 확실하게 뒤집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이 최근의 선거 판도 변화로 그가 얼마나 곤혹스러워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하차 결정을 후회하고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트럼프 입장에서 바이든이 다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 아닌가 판단된다. 그만큼 지금 상황을 트럼프가 곤혹스럽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트럼프 캠프 내에서는 우려섞인 목소리와 함께 선거전략의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트럼프 캠프의 외부고문들은 트럼프에게 해리스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보다 정책적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러한 고문들의 조언을 별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루트닉 집에서 열린 만찬 당시 상황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그가 일련의 실수들 이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했지만, 그는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등의 과거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해리스의 흑인 정체성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내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고, 민주당에 뺏긴 스포트라이트를 어떻게 되찾아올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해리스에 대한 비난만 되풀이했다.


민주당이 씌운 '이상하다'(weird)는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날 계획인지에 관한 질문에도 “나에 대해서가 아니라 밴스에 대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트럼프 캠프가 완전 좌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캠프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토니 파브리치오는 “민주당이 전당대회 전까지 몇 주간 더 좋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유권자들이 해리스의 정체를 알게 되면 여론조사 수치가 뒤집힐 것”이라고 확신했다.


브라이언 휴스 트럼프 선거캠프 선임고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과연 이러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제대로 맞을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트럼프의 목에 방울을 달 자가 없는 캠프 분위기 때문에 여론 추이를 돌리기는 쉽지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9월 10일 이후 진행될 3차례의 TV토론이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여론도 급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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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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