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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혼돈에 빠진 북한, 대홍수로 지도가 아예 바뀌었다! - 위성사진에 나타난 북한 홍수, ‘흙탕물 천지’ - 급박했던 북한, “대피 주민에 ‘부피 큰 물건 버리라’” 지시 - 김정은의 현장시찰, 북한의 위기상황 반영
  • 기사등록 2024-08-02 04:59:33
  • 수정 2024-08-02 06: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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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에 나타난 북한 홍수, ‘흙탕물 천지’]


지난 27일부터 내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북한 자강도 등이 엄청난 피해를 본 바 있는데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아예 지도가 바뀌었다 할 정도로 그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1일(현지시간) “홍수피해 지역에 대한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9일 촬영 위성사진을 보면 도로가 침수되어 마을이 고립되고 주택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면서 “지난 7월 22일 위성사진과 비교해 보면 이번 호우 피해가 얼마나 큰지 그대로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특히 29일 촬영 위성사진을 보면 농경지와 일부 주택이 물에 잠겨 보이지 않고, 마을 안쪽까지 도로가 흙탕물로 뒤덮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RFA는 이와 관련해 “29일 촬영된 자강도 중간군 장성리는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농경지 상당수가 물에 잠겨 있는데 그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강도 증강읍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증강읍의 경우 강물이 넘쳐나 마을 전체가 고립되면서 마치 섬인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농지가 흙탕물로 뒤덮여 있는 지역은 나중에 복구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 통일부도 “북한이 전력과 통신 복구, 의약품 마련 사업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상당한 피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1일 수해를 입기 전인 올해 5월 8일 북한 압록강 위화도 일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는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이 지난달 29일과 31일 공개한 해당 지역 수해 사진과 비교해보면, 신의주와 의주 일대를 강타한 폭우의 침수 피해 규모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면서 “위화도 북부는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건물이 들어선 일부 구역을 제외한 주변 지역이 모두 침수됐는데, 올해 5월 녹색이 선명한 경작지는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1일 공개한 수해지역 사진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지역을 찾았을 때 탄 것으로 보이는 전용열차도 보이는데 철로가 수해로 유실된 모습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위화도 중심부 마을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주택 수백 채가 경작지에 둘러싸여 있지만 수해 사진에는 논밭은 보이지 않고 주택의 지붕 일부만 나타날 뿐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측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 현재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 전체, 의주군, 자강도 만포시까지 침수가 식별됐다”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분석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강도 혜산시도 상당한 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 매체인 Daily NK는 31일,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혜산시 전역의 수해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혜산시 외곽지역의 피해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급박했던 북한, “대피 주민에 ‘부피 큰 물건 버리라’” 지시]


이번 북한지역의 대홍수는 그야말로 긴박했고 또 주민들을 혼돈으로 빠뜨렸던 것으로 보인다. RFA는 또다른 기사에서 “북한 신의주, 의주 침수지역 주민들이 헬기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값나가는 재봉기와 TV 등을 버리고 맨몸으로 헬기에 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압록강 하류 여러 섬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한 것은 정말 다행이지만 이들은 집 재산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압록강 하류에 북한이 소유한 섬이 10여개 되는데 주민이 많이 사는 대표적 섬은 비단섬, 황금평, 유초도, 위화도 등이다. 이중 비단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은 신의주에 속해 있다.


이와 관련해 RFA 소식통은 “압록강 섬 마을은 다른 농촌보다 생활수준이 매우 낮다”며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전혀 없거나 겨우 하나가 있어 육지로 오가기 불편한데 이마저도 국경경비대가 지키고 있어 외부 사람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RFA 소식통은 이어 “대피할 때 일부 주민들이 텔레비전, 재봉기 등을 짊어지고 떠났는데 도시와 달리 한적한 섬마을 농촌 집에서 텔레비전과 재봉기는 제일 값이 나가는 소중한 물건”이라면서 “침수된 섬으로 직승기(헬리콥터)가 날아오자 주민들이 만세를 외쳤는데, 하지만 군인들이 배낭 같은 간단한 짐 외에 부피 큰 물건은 직승기에 싣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RFA 소식통은 “2010년에도 압록강 섬들이 모두 물에 잠겨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컸는데 이번에도 사망한 사람이 여러 명 되고 재산피해도 막대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압록강 하류의 일부 섬은 지리적으로 우리(북한)보다 중국에 가깝게 붙어있다”며 “황금평이나 위화도의 경우 중국으로 대피하는게 더 쉽고 편한데 숱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대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행기를 동원했다는 주장도 있다”언급했다.


[김정은의 현장시찰, 북한의 위기상황 반영]


지난 7월 29일에 이어 조선중앙통신이 31일(노동신문은 8월 1일) 김정은의 수해 현장 시찰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배경에는 그만큼 북한이 수해로 인해 혼돈상태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정은이 구명보트를 타고 수해현장을 시찰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김정은이 탄 보트는 강처럼 변한 도로를 지나갔는데, 물살 때문인지 보트가 크게 출렁였고, 이내 가로수를 향해 직진했다. 김정은은 나뭇가지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고개를 숙였고, 옆에 앉은 간부는 김정은 쪽으로 손을 뻗으며 그를 챙겼다.


이 동영상과 함께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돌아 본 마을 대부분이 아예 지붕까지 잠겨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노동신문에 의하면 김정은은 홍수 피해 현장에서 간부들을 향해 “큰물 피해 방지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 재난적 상황을 초래하고야 말았다”며 “주요 직제 일꾼들의 건달사상과 요령주의가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질책했다.


이후 김정은 전용 열차 내부로 보이는 곳에서 정치국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물난리 책임을 물어 사회안전상(경찰청장)과 평북‧자강도 도당위원회 책임비서를 교체했다.


이번 수해 피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압록강 하류에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폭우로 4100여세대와 농경지 3000정보를 비롯해 공공건물과 시설물, 도로, 철길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것은 김정은이 연일 수해 피해지역을 시찰하면서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은 우선적으로 이번 수해로 인해 북한의 민심이 흉흉하다는 것이고 이러한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RFA는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을 인용해 “29일부터 텔레비전과 노동신문에 집중 폭우로 침수된 마을과 논밭 등이 사진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수해지원을 요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FA 소식통은 특히 “압록강 하류에 자리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만 4,100여 세대의 살림집과 3천 정보(900만평)의 농경지가 침수되었다고 숫자로 밝힌 것은 수해 지원금 규모를 유엔에 알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은 2011년 평안북도 신의주에 수해가 났을 때와 2016년 함경북도 회령시와 무산군, 연사군에서 수해가 났을 때도 홍수로 인한 인명피해와 살림집 피해 등을 숫자로 제시하며 유엔에 수해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평안남도의 RFA의 또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최고존엄(김정은)이 비를 맞으며 집중 폭우로 침수된 신의주와 의주군 섬에서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직승기로 구출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진이 텔레비죤으로 보도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특히 (김정은이) 구명 뽀트를 타고 물에 잠긴 지역을 시찰하는 사진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재현장을 돌아보면서 가슴 아파하는 인민의 지도자로 보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사진을 찍나’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만성적인 식량난과 조직생활 통제가 지속되며 부각되는 주민들의 민심이반을 막기 위해 김정은 총비서가 수해현장을 이용해 인민애의 모습을 연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민들이 큰물로 피해본 것이 안타까우면, 국가예산으로 미리 강뚝을 쌓았으면 될 게 아니냐”며 “앞으로 수해복구 자금도 주민 세부담으로 부과될 게 뻔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편, 2018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탈북한 김옥(가명)씨는 31일 RFA에 “2016년 회령시에서 홍수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나는 등 피해가 컸던 원인 중 하나는 그해(2016년) 일제시대 건설된 두만강 뚝을 허물기만 하고 공사를 안하고 있다가 홍수로 두만강이 불어나자 서두수 발전소 갑문을 열면서 살림집을 덮쳤기 때문”이라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외화의 일부만 투자되어도 심각한 홍수 피해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은 수해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고위 간부들을 질책하고 또 경질까지 한 바 있는데, 이는 고위 간부들에게 이번 수해의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직까지 이번 홍수로 입은 피해 규모와 사망 및 실종자 수 등이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그 실체가 드러나면 북한은 또 한번의 충격파가 덮쳐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체적인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홍수로 인한 사망 및 실종자가 최소 1100여명에서 1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 홍수 피해 지역에서 구조작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헬리콥터가 추락하고 또 구조대원들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문제도 있다. 북한의 남서쪽 항구인 남포에 이어 신의주가 두 번 쨰로 중요한 무역 항구인데 이번 홍수로 인해 북한의 무역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일 오전만 해도 통일부 당국자가 북한 수해와 관련해서 지원 의사가 아직 없다고 밝혔으나 오후에 북한에 피해 복구 등을 위한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북협력기금을 이용,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인데, 다만 북한이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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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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