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여파, 상하이 난징루 초호화 쇼핑몰도 문 닫았다!]
중국경제가 처절하리만큼 박살 나고 있다. 심지어 중국 내에서 가장 돈이 많은 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의 고급 쇼핑몰도 결국 문을 닫았으며 올해 1분기에만 46만 개의 식당들이 줄줄이 폐업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의 내수가 부진하면서 상하이 난징루의 유명한 쇼핑몰인 이세탄 백화점이 오는 8월 1일 문을 닫는다”면서 “이세탄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는 롱메이진(龙梅镇) 쇼핑몰은 미국 영사관을 제외한 모든 상가와 사무실, 그리고 롱메이진 광장도 폐쇄된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RFA는 이어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7천여 개의 주요 쇼핑센터와 수백 개의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면서 “덩달아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도 주6일 근무를 초과해 48.6시간에 달한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상업 거리이자 아시아 최고의 거리 중 하나인 상하이의 난징루도 예전같지 않으며, 그곳에 있던 랜드마크 플라자도 이미 폐쇄됐다. 심지어 난징루보다 더 고급스러운 거리로 외국인들이 넘쳐나던 샤페이루(霞飞路, 화이하이루)도 지금은 한산하며 곳곳의 가게들도 이미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상하이에서 3년 넘게 근무한 적이 있는 대만 중국문화대학교 국가발전연구소 겸 본토 부교수 천송싱은 “얼마 전만 해도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중국 기업들마저 해외로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하이 사람들은 이제 미래를 걱정하고 또한 선택을 해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 커뮤니티 플랫폼인 이란비즈니스(Yilan Business)는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6882개의 쇼핑센터들이 문을 닫았으며, 여기에는 월마트, RT-마트, 박스호스 등 대형 채널 매장을 포함해 허니 스노우 아이스 시티 및 기타 체인 레스토랑 브랜드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매출부진으로 영업중단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하이 최초의 대형마트인 까르푸 취양점이 지난해 11월말 문을 닫았다. 1959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까르푸는 유럽 최대 규모의 소매그룹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형슈퍼체인인데 중국에는 1995년 처음 진출했다. 그 1호점이 상하이 취양점이었는데 27년만에 결국 문을 닫은 것이다.
그 이전에 베이징에 있던 까르푸도 문을 닫았으며 지난해에만 106개의 까르푸 매장들이 줄줄이 폐점을 단행했다. 이유는 적자 누적이다. 까르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13억 위안(2486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광저우 최대 전자제품 유통센터인 뉴 SEG 일렉트로닉스 시티(New SEG Electronics City)도 20년 넘게 운영된 끝에 폐업을 발표했다. 이 전자제품 매장의 폐쇄가 눈에 띄는 것은 주강삼각주의 핵심 선도도시인 광저우 텐허의 핵심 첨단기술지구이자 상업허브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특히 광저우 뉴 SEG는 선전의 SEG에 이어 중국 남부에서 두 번쨰로 큰 전자제품 유통센터였고, 전성기때는 중국 남부에서 가장 잘나가는 매장이었음에도 결국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인 마주(Ma Ju)는 RFA에 “광저우의 유명한 전자제품 상가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중국의 산업 사슬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광저우 뉴SEG의 붕괴는 중국의 경제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중국 내 소비가 이렇게 처절하게 무너지는 것은 최근들어 더욱 늘어난 실업과 소득 불안에 대한 걱정, 자산 가치의 하락, 부채 증가, 가족 부양 부담 증가 등이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소비자의 구매력은 하락하게 되고 설사 돈이 있어도 감히 쓸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천송싱 부교수도 “상하이가 중국 내에서 경제력이나 구매력이 가장 좋은 도시인데도 이 정도”라면서 “베이징, 선전, 광저우 등 다른 2, 3, 4선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여건은 더욱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소비시장이 열악하다는 것은 곧 기업 경영 환경 또한 최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코노믹 옵저버는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6월 중국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8.6시간으로 지난 6년 동안 같은 기간 중 두 번째로 높았으며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9시간 늘어나 '6일 8시간 근무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저장대학교 공유발전연구소의 리첸 소장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변동으로 인해 기업이 생존 압박을 받고 있으며, 기업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초과 근무 시간을 연장할 수 있고 근로자는 지속적인 고용을 위해 초과 근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내 식당, 1분기에만 46만개 문 닫았다!]
중국 내 소비시장이 최악이라는 것은 가장 기초적 업종인 요식업체의 동향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RFA는 또 다른 기사에서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분기에 약 46만 개의 요식업체가 운영을 취소하거나 중단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30% 증가한 수치로 지난 3월에만 18만 개의 요식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요식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RFA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소비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 폐쇄 물결은 제조업과 수출입 무역에서 요식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소후닷컴 등 중국 매체들이 중국국가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1월 16만 7천 개, 2월 11만 2천 개, 3월 18만 개 등 45만 9천 개의 요식업체가 등록이 말소되거나 영업이 취소됐다.
눈여겨볼 것은 이러한 요식업체의 폐업 대열에 중국내 유명 브랜드들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명 브랜드 체인점들까지 문을 닫을 정도라면 지금 중국 내 상황이 어떤지 이해가 될 것이다.
[중국의 불안이 사치 산업의 불황으로 확산]
흥미로운 것은 중국의 경제 불안이 글로벌 사치 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던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이 최근 경기 위축에 명품 소비를 줄이면서 루이비통과 디올, 티파니 등 75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가 뚝 떨어졌다”면서 “LVMH뿐만 아니라 에르메스,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 불황은 소규모 패션 브랜드들에게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영국 트렌치코트 제조업체 버버리 그룹과 스와치 그룹 블랑팡(Blancpain)과 오메가 시계 브랜드를 소유한 리치몬트(Richemont)는 중국 본토에서 매출이 급감했다고 보고했으며, 독일의 휴고 보스(Hugo Boss)는 아예 올해 매출 지침을 삭제해 버렸다. 까르띠에(Cartier)의 소유주인 리치몬트는 중국, 홍콩, 마카오에서 매출이 27%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구찌, 생로랑 등을 보유한 명품그룹 케링은 24일(현지시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일기준 대비 18% 감소한 90억유로(약 13조5000억원)라고 발표했다. 반복영업이익(일회성 비용·비정상적 항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16억유로로 집계됐다.
심지어 광산업체대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은 지난주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로 인해 시장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사업부의 생산량을 더욱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위스 시계 제조사 스와치그룹의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45억5000만스위스프랑(약 7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그룹 CEO는 지난 1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번스타인 증권회사의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이러한 명품 시장의 축소는) 중국 중산층들이 지갑을 닫고 있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즉각적으로 중국에서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들도 사업진행을 전면 보류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이 지난해 전 세계 명품시장 소비의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최대의 큰 손이었는데, 중국내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명품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경제에 대한 장기 전망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부 럭셔리 업계 경영진은 경제의 구조적 약세가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명품에서 저렴한 브랜드로 전환하면서 루이비통과 구찌 같은 업계 최대 업체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부진, 차이나리스크로 유럽 경제에 직격탄]
주목할 점은 유럽이 보유한 고급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 부진이 유럽 내 경제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경제에 깊숙이 의존하고 있는 독일은 ‘차이나리스크’를 정면으로 맞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포르쉐는 지난 22일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400억~420억유로에서 390억~400억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내 주요 시설이 침수돼 발생한 알루미늄 공급 차질과 중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가 그 이유다. 포르쉐는 지난 20일 중국 지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폭스바겐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달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매출 비중도 각각 35%로 중국 수요 둔화는 매출과 직결된다.
이렇게 중국경제의 둔화는 전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중국 내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중국의 수입도 줄어든다는 것을 뜻하고, 이는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중국경제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는 유럽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쇼핑가가 줄줄이 문을 닫고 요식업체들이 불을 끄고 있다는 것은 결국 세계 경제에도 암울한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