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의 텔아비브 공격에 대대적 보복 가한 이스라엘]
예멘의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의 심장을 저격하면서 아스라엘과 소위 ‘저항의 축’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은 후티반군에 대한 보복으로 후티반군의 근거지인 예멘을 직접 타격했고, 밤에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탄약고도 공습했다. 그리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키부츠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다.
CNN은 21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의 예멘 항구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후티 반군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0일 전투기를 통해 예멘의 호데이다 항구 지역의 후티 테러 정권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텔아비브에서 후티 드론 공격으로 50세 이스라엘인이 사망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예멘을 공습한 것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후티반군이 운영하는 알 마시라 TV는 “이번 공습이 예멘 서해안 항구의 석유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대부분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후티반군의 모하메드 압둘살람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민간인 목표물과 발전소도 공격했다”면서 “예멘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잔인한 이스라엘의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예야 사리 후티군 대변인은 “후티는 이스라엘의 핵심 목표를 공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수많은 외교 공관이 있는 주요 도시인 텔아비브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면서 “이번 공격에 반드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리 후티군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침략이 멈추고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봉쇄가 해제될 때까지 이 적과의 긴 전쟁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후티반군의 이러한 성명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호데이다 항구는 홍해에서 국제 선박을 공격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면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이란이 후티 반군에 공급하는 치명적인 무기의 진입 지점으로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또한 “이스라엘 국경에서 1,800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한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이 적의 위협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스라엘의 긴 팔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는 것을 적들에게 분명히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또한 “21일 방공 시스템이 예멘에서 접근한 지대지 미사일을 요격했다”면서 “발사체가 이스라엘 영토로 넘어오지 않았지만 파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사이렌을 울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니엘 하기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이번 후티에 대한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10월 이후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약 200발의 발사체에 대한 대응 조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미국 표적과 상업용 선박을 향해 수시로 공격해 왔으며, 영국과 미국은 예멘의 후티 반군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통해 선박 공격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러한 대응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100% 이스라엘의 공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이전에는 미국과 영국이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을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시민이 사망했기 때문에 직접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공습이 실시되기 전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서 “이스라엘이 이 시나리오를 수개월 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신속하게 공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진전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백악관 NSC 대변인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공습에 대해 조율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이슬람주의 정치 및 군사 조직으로, 1990년대에 등장했다. 2014년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과 연합한 후티 반군이 유엔이 인정한 예멘 정부로부터 예멘의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 내전이 발발했고, 그 이후로 예멘은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천㎞ 날아온 후티 드론, 추적하고도 격추 못한 이스라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예멘의 후티반군은 정기적으로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으며, 대부분은 이스라엘 또는 동맹국의 방어 체계에 의해 요격되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심장부 텔아비브를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이 2천㎞ 넘는 거리를 날아와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분석돼 충격을 주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mes of Israel)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폭발이 있기 전부터 이 드론을 포착해 상당 시간 추적했지만 격추하지 못했고, 결국 오전 3시 12분께 텔아비브의 한 아파트에 드론이 충돌하며 폭발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사건 직후 후티는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 사용된 드론은 이란에서 제조되는 사마드-3 기종으로 확인됐다. 후티의 근거지 예멘에서 출발한 이 드론은 홍해나 사우디아라비아 위를 가로지르는 직선 항로를 따르지 않고 이집트 영공으로 우회, 총 2천㎞ 이상을 비행한 끝에 저고도로 지중해를 통과해 텔아비브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군 방공망은 전날 폭발이 있기 약 6분 전부터 이 드론을 식별해 추척했지만 이를 위협으로 분류하지 않는 바람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고 이에 따라 격추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사람의 실수'(human error)가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후티 반군 드론이 텔아비브에 도달한 최초의 사례"라고 짚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적의 요격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신형 드론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이란' 후티·헤즈볼라 vs 이스라엘, 충돌 격화에 확전하나?]
후티반군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치고받는 보복전으로 인해 이스라엘과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직접 충돌로 번지면서 확전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이 예멘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후티반군도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는 새로운 중동전쟁의 또다른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과 공격을 주고받는 ‘보복의 악순환’도 또다시 격화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간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단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정면 충돌 조짐이다. 앞서 헤즈볼라는 돌연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부르지 알-물루크에 드론 공격과 이스라엘 북부의 다프나 키부츠(집단 농장)에 수십발의 로켓포를 발사했는데,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즉각 헤즈볼라 탄약 창고에 대해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이날 공격과 관련, “45기의 발사체가 레바논에서 국경을 넘어온 것이 포착됐다”면서 “일부는 차단했고 일부는 공터에 떨어졌으며,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몇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 하마스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이스라엘군 주둔지에 로켓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P는 “지난 몇 달 사이 하마스가 레바논에서 이런 공격을 하기는 했지만 드문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 후티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도 격화하면서 중동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현재 예멘의 호데이다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길은 중동 전역에서 볼 수 있으며 그 의미는 분명하다”면서 확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의한 예멘 공격을 비난하며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함께 자신과 주권, 영웅적이고 역사적인 입장을 지키기 위해 예멘 국민과 굳건히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또한 이번 공격을 ‘위험한 확대’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 고조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카츠 외무부 장관은 “‘뱀의 머리’인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지역 테러 조직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후티 테러 조직을 지원하고, 훈련시키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예멘 호데이다 공습을 비난했다. 나세르 카나니 외무부 대변인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행동이 긴장 고조의 '뿌리'”라고 말하며 이 지역의 전쟁 위험을 경고했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후티반군으로 이어지는 ‘저항의 축’ 세력과의 전쟁은 날이 갈수록 훨씬 더 위험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