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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절망에 빠진 中전기차,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하라!” - 中전기차 업계의 경고, “이젠 내리막길 밖에 없다!” - 판매도 안되는데 일단 수출하고 보는 중국 전기차 업계 - 중국산 전기차, 성장세 멈추면서 불확실한 미래 남아 있다!
  • 기사등록 2024-06-11 11: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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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기차 업계의 경고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하라!”]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중국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인 전기차업계가 눈앞에 닥쳐오는 위기의 무게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은 엄청 잘 나가는 듯 보이지만 당장 내년부터 초위기 상황으로 돌입할 것이고 앞으로의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제전문지인 차이신은 10일, “덩샤오단(Deng Xiaodan) 루이란자동차(Livan) 해외사업부 총경리기 지난 7일 열린 '2024 중국 자동차 충칭 포럼'에서 지난달 유럽 시장을 시찰하며 본 상황을 소개했다”면서 “덩샤오단은 중국 전기차가 유럽 각 대형 항구에 심각하게 쌓여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그는 중국 업체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작년과 올해 돈을 벌었더라도 내년에는 앞서 번 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루이란자동차(Ruilan Automobile)는 중국 주요 자동차업체인 지리자동차(Geely Automobile) 산하 브랜드다.


덩샤오단은 이어 “유럽과 미국 시장 리스크가 비교적 크고 자동차 수출에 대비가 필요하다”며 “자동차회사도 장기적이고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덩샤오단의 이러한 지적이 지난 4월 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판 보도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당시 “유럽 항구에 수입 자동차 수천 대가 쌓여있고, 상당수는 중국산”이라면서 “유럽의 항만·물류 시스템이 대규모 자동차 수입을 감당하기 힘들어 일부 제조사는 항구 내 구역을 임차해 차를 세워놓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판매도 안되는데 일단 수출하고 보는 중국 전기차 업계]


그렇다면 유럽의 항구에 이렇게 중국 전기차가 넘쳐나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우선 유럽 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고 두 번째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차 업계는 과잉생산의 종착지로 유럽항을 선택하고 있어서다. 다시 말해 판매량 예측과 관계없이 일단 유럽으로 수출하고 보자는 심산으로 인해 유럽 항구마다 중국산 전기차들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월 10일, “자동차 판매 둔화와 화물 운송 적체로 유럽 주요 항구가 중국산 전기차의 '주차장'이 되고 있다”면서 “향후 배송 일정도 없는데도 항구 차량 터미널에 자리를 예약하는 중국 회사도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유럽 최대 차량 수입 항구인 벨기에 제이브뤼허항 측은 원산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업체들이 점점 더 항구 주차장을 창고처럼 쓰고 있다”며 “딜러 업체에 재고를 쌓아두는 게 아니라 항구 터미널에서 차량이 수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자동차 물동량이 많은 독일 브레머하펜항의 차량 터미널 운영업체 BLG 로지스틱도 “최근 자동차가 항구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FT는 “중국 업체들이 기대만큼 빠르게 유럽 시장에서 자동차를 팔지 못한 것이 병목 현상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전기차는 길게는 18개월간 항구에 머물며 수입업체에 향후 배송 일정에 대한 증빙을 요구한 항구도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측은 “유럽 시장 내륙 운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는 불리할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게릴라전식 차량 수출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야디(BYD·比亞迪)나 치루이(체리·奇瑞), 상하이차(SAIC) 등 중국 자동차업체는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 계획을 세우고 중국 내 공장을 계속 돌리고 있다. 문제는 유럽 내 현실은 중국 전기차가 그렇게 팔리지도 않고 앞으로 관세까지 추가로 부과되면 판매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EU의 수입 관세로 난관에 부닥친 중국 전기차]


실제로 중국의 전기차 업계들이 앞으로의 전망을 캄캄하게 보는 핵심 이유는 바로 오는 7월 4일부터 중국 전기차에 대해 EU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관세율이 어느 정도일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EU 소속이 아닌 튀르키예도 7월 7일부터 4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시작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EU를 넘어 튀르키예 등의 신흥국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전기차는 살 길이 없어진다.


EU의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중국 전기차 수입의 '홍수'를 경고하면서 시작됐다.


폰 데어 라이엔은 “10여 년 전 중국산 태양광 패널로 인해 유럽의 산업이 전멸된 것 같이 중국산 전기차를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유럽의 자동차 산업도 몰락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정책을 몰아붙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일, 지난주 독일 연구기관인 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가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중국 전기차(EV)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3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수입의 약 25%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중국으로서는 대응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서방 국가들 상당수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더욱 곤혹스럽다.


[중국산 전기차, 성장세 멈추면서 불확실한 미래 남아 있다!]


중국 전기차 업계가 더욱 고민스러운 점은 아직 본격적으로 글로벌 관세 부과도 되기 전인데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가 이달 7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당국의 내수 촉진 드라이브 속에 전년 동기 대비 28.6% 늘었지만, 유럽 주요 국가들의 보조금 중단과 미국 견제 속에 중국 업체들의 유럽·북미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각각 2.4%포인트, 1.5%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차이신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 성장했고 전기차가 주력이지만,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인들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수출도 중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고 전했다.


수쉐밍 중국 체리자동차 총경리보도 같은 포럼에서 “내연기관차가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구도가 향후 5∼10년 안에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차지하려면 내연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쩡칭훙 광저우자동차 회장 역시 6일 발언에서 “멕시코와 미국을 시찰해 본 결과 내연차가 여전히 대다수였다”며 “중국 업체들이 내연차 산업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내연차 수출량은 총 140만 7천 대로 작년 동기 대비 37.7% 늘었다. 같은 기간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수출량은 40만 2천 대로 20.8% 증가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전기차의 수출을 줄이면서 내연차 수출로 다시 전환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시진핑 주석의 뜻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연차량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U-중국 무역전쟁 후폭풍, 볼보차도 탈중국]


중국산 전기차의 인해전술식 밀어내기 수출에 열받은 EU의 태도는 유럽기업들의 탈중국마저 부추기면서 중국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유럽차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그동안 중국에 주요 생산공장을 두었던 볼보는 일부 모델의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기기로 했다. 볼보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유럽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탈중국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볼보가 전기차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벨기에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로 생산 기지가 옮겨지는 모델은 EX30과 EX90로 예상된다.


선데이타임스는 “볼보의 이런 조치가 EU의 상계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볼보는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으며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상계관세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볼보가 상계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유럽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생산 기지를 벨기에로 옮기는 방안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같이 볼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EU가 전기차 외에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풍력터빈, 전동차, 의료기기, 주석 도금 강판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나서면서 무역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FT는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 분야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해외제품 구매업체 '드래곤 소싱'의 대표 리처드 라우브는 FT에 “지금의 큰 추세는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며 “미국이 앞장선 가운데 유럽도 이런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중국 전기차로 인해 발발한 EU와 중국간의 무역전쟁은 비단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중국에 상상도 못할 고통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 수출로 중국경제 부활에 희망을 걸었던 시진핑 주석에게는 전기차의 세계 정복 프로젝트가 좌절되면서 오히려 중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중국식 사고(思考)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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