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 Eyes 5국, 中의 전현직 서방 군인 스카우트 경고]
중국이 서방진영의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눈독을 들이면서 이들을 통해 중국공군 조종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주목을 끄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이 최신예 전투기를 개발해도 이를 운용할 조종사의 기술이 서방에 비해 절대적으로 취약해 실제 전장에서 전투를 할 경우 대결 자체가 안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수년 동안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전투기를 설계하고 제작하기 위해 미국 기술을 훔쳤다고 비난해 왔다”면서 “중국은 첨단 전투기를 만드는 방법은 배웠지만 조종사들은 이를 잘 조종하지 못했으나 최근들어 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미국과 연합국 정보 당국자들은 5일, 중국이 서방 국가의 전직 전투기 조종사들을 중국 조종사 훈련으로 유인하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파이브 아이즈'로 알려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정보 공유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체 항공 작전을 개선하기 위해 서방진영의 노련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기술과 전문성을 습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마이클 케이시 센터장은 NYT에 “중국 인민해방군은 자신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민간 기업을 이용해 서방의 군사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해 비행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시 센터장은 이어 “오늘 파이브아이즈 파트너들과의 발표문은 이러한 지속적인 위협을 부각하고, 전·현직 서방 군인들이 그들의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가 안보를 잠식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억지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를 논의한 미국 관리들은 실제로 “중국 전투기 조종사들이 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어떤 방식으로 서방 조종사들을 포섭하나?]
이 문제와 관련, 작년 9월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당시 공군 참모총장)은 미국 공군 관계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 정부와 거래하는 일부 외국 기업들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훈련받은 각종 특기 및 여러 분야의 군사 인재를 표적으로 삼아 채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운 의장은 이어 “중국 정부와 연결된 민간기업에 스카우트된 미군 출신 인재들이 중국군 교관을 훈련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며, “이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미군 구성원들과 국가의 안전을 위험에 빠트린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국군의 서방 전투기 조종사 등의 스카우트와 관련해 “중국군이 남아프리카, 케냐, 라오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여러 국가에 명목상 독립적인 훈련 센터를 설립했다”면서 “이들은 모집된 조종사들에게 다양한 이국적인 첨단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수십만 달러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파일럿 훈련 업체 '테스트 플라잉 아카데미'와 중국 국유기업 '프론티어 서비스 그룹'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또한 중국이 눈독을 들이는 주요 서방 출신 채용 대상에는 조종사나 항공 우주 분야의 지상 장비 보수 전문가, 착륙 신호 담당자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거나,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 등이 방위 산업 행사 계기에 전현직 미군 인사에게 접근하거나 구인 광고를 내는 방식으로 채용을 시도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중국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 얼마나 많은 연합군 조종사가 중국군 훈련에 참여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미국 관리들은 수십 명 정도는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은 최소 30명의 전직 영국 조종사가 중국군을 훈련시켰다고 보고했다. 또한 캐나다 전직 조종사 3명, 뉴질랜드 출신 7명, 독일 출신 그룹도 중국군을 훈련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훈련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2022년에는 중국 전투기가 추락하여 조종사들이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사건의 동영상을 보면 지상에 있던 조종사 중 한 명은 영어를 사용하는 서양인이었다.
[시진핑마저도 중국군 군사력에 회의적]
지난해 11월 16일, 블룸버그는 “중국군은 싸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장문의 분석 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을 위시하여 중국 군부와 정부의 최고위층에서는 인민해방군이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군대를 현대화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이 전투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그럴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장기전을 펼치면서, 중국군 역시 러시아군과 같은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시진핑 치하에서 중국군은 어떤 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왔다. 210만 명 이상의 현역 병력을 보유한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와 로켓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국방부 평가에 따르면, 400척 이상의 함정과 3,10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 해군력과 세계 3위의 항공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핵무기 비축량은 2021년에 400개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한 것과 비슷한 수준인 1,500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숫자로 드러난 군사력만큼 전쟁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은 항공모함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건조하는 등 군사 하드웨어 분야에서 놀랍도록 빠른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를 효과적인 전투 작전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특히 전쟁을 지속해야 하는 경우 주요 약점으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35년 동안 중국 군사 전문 CIA 분석가로 일한 어틀란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비상임 선임 연구원 ‘존 컬버(John Culver)’는 “중국군은 부정하기 어려운 많은 내재적 치명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자체의 평가에 따르면, 중국은 군사력에 있어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곳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민해방군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국에겐 불리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전쟁 수행 경험이 없으며, 여기에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군대 내부가 심각하게 부패되어 있다. 또한 군사작전을 효율적으로 협력하면서 조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중국 군부의 현실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이가 바로 시진핑 주석이다. 시진핑은 지난 2013년에도 “인민해방군이 현대전을 치를 능력이 없고 지휘관들도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인민해방군은 1979년 베트남과 짧은 전쟁을 치른 이후 대규모 전투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다. 지금 중국 군 지도부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자는 74세의 장위샤(張玉曉)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40년 동안 미국 정보 분석가로 일한 로니 헨리는 “군 지휘부만 전투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공군마저도 실제 전쟁 상황에 대비한 조종사 훈련도 거의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이러한 실전능력이 부족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인민해방군이 중국이라는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공산당의 군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체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보였던 대로 현장의 지휘관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작전을 자유 의지로 수행할 권한도 역시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에 대해 미국 평화연구소의 인민해방군 전문가이자 '중국의 안보 모색'의 공동 저자인 앤드류 스코벨은 “중국이 여전히 '지휘통제'의 '지휘' 부분보다는 '통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체제가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의 양회에서도 군부 서열 3위인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군의 ‘가짜 전투력(fake combat capabilities)’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최고 군사 기관인 중앙군사위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석을 맡고 있고, 그 아래에 장유샤, 허웨이둥 부주석이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시 주석도 전인대 기간에 인민해방군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질적 수준의 전투력(新質戰鬪力)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가짜 전투력’ 혹은 ‘새로운 질적 수준의 전투력’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미 중국 군부의 부패로 인한 무기의 부실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바로 전투기술력이다. 다시 말해 ‘수준에 미달하는 군사훈련’이 중국군 내에 만연하다보니 무기는 번듯한데 그 무기를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고 또한 제대로 작동할 줄도 모르니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군의 최대 약점은 실전(實戰) 능력 부족이다. 전쟁을 치러본 경험이 사실상 없는 군대, 무려 44년 전의 패배한 전투가 가장 최근의 전투이니 중국 인민해방군의 실전 전투 능력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문제는 중국군이 아무리 엄청난 수의 군사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실전에서 과연 전투 경험이 풍부한 미군과 동맹군의 군사력과 맞서 싸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부각된다. 다시 말해 미군은 전 세계의 전장에서 숱한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계속 훈련 중이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은 그저 보여주기식 훈련만 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군이 말하는 실전훈련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 중국군을 두고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 보고 중국 군사력이 대단하다고 말한다면 이는 중국군에 대해 완전히 오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미 해병대 정보장교인 스티브 색스의 발언을 인용하여 “미국에서 중국 군사력에 경종(警鐘)을 울리는 사람들은 균형적인 시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사일과 첨단 무기 플랫폼과 같은 ‘군 현대화’에서 큰 성과를 보였지만, 중국군 지휘 구조의 재편성, 실전과 유사한 합동 훈련 강화 등의 ‘군 개혁’에선 약점을 드러내 그런 첨단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미군은 어떠한가? 지난 2001년 걸프전 이후 미군은 최소 10여개 나라에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아왔다. 이와 관련해 랜드 코퍼레이션의 티머시 히스는 “항공모함만 해도 미국은 80여 년 간 운영하면서 각종 전술, 전략 개념을 발달시켰지만 이제 막 시작한 중국에는 ‘원칙’이나 별도의 전단(戰團)도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국 인민해방군을 ‘벌거숭이 황제’라고 말하는 것이다.
중국이 서방진영의 노련한 전투요원들을 스카웃해 중국군을 훈련시키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