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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혼돈의 우크라 전황, 크름반도 때문에 푸틴이 당황하고 있다! - 우크라, 크름반도서 파죽지세, 당황하는 러시아 - 이미 초토화된 크름반도, 푸틴 ‘정치적 심장’을 잃다! - 크름반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지금부터가 진짜
  • 기사등록 2024-06-04 1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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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크름반도서 파죽지세, 당황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에서 파죽지세의 승리를 거두면서 러시아가 당황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크름반도는 러시아군에게 ‘죽음의 덫’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는 최근 미국이 610억 달러의 군사지원 패키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 대내외의 평가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3일, “미국의 군사지원 패키지로 크름반도내의 어떠한 러시아 군사 목표물도 사거리 300km의 에이태큼스(ATACMS) 탄도미사일로 공격이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이미 크름반도의 전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러시아의 공세가 활발해지면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였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전황도 이젠 서서히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뀐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이 일부 가능해졌기 떄문이다.


실제로 텔레그래프는 3일,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하이마스(Himars)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러시아의 군사전문가 텔레그램 채널에서도 확인이 됐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이 지원한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타격에 여러 제한이 있지만 그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 크름반도에서는 만약 미국이 지원하는 미사일들에 대해 어떠한 제한도 주지 않았을 경우 전황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크름반도는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역이었고, 푸틴은 이 지역을 ‘러시아의 자존심’이라 부르면서 수호 의지를 분명히 해 왔다. 특히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로 빼앗은 푸틴은 이곳을 케르치대교를 통해 본토와 연결했고, 이후 크름반도를 물류의 허브 및 흑해를 지키는 군사기지로 만들어 왔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길을 막는 역할까지도 수행하면서 크름반도를 사실상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왔다. 푸틴이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군사인프라로 만들어 놓은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로 인해 대대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크름반도 해방을 위한 대대적인 상륙작전까지는 아직 시행하기에 이르기는 하지만 지금의 전황만으로도 러시아가 크름반도가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소득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전략가인 로렌스 프리드먼(Lawrence Freedman) 경은 “크름반도는 방어해야 할 곳이 너무나 많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약점”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향후 휴전 협상 등에서 러시아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카드로 크름반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독일 국방부 고문인 니코 랑게(Nico Lange)도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공략은 군사적 전략과 정치적 전략이 혼합된 작전”이라면서 “정치적으로 크름반도는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지만 매우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떄문에 “우크라이나가 바라는 것은 크름반도를 푸틴의 자산(資産)이 아닌 부채(負債)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라며 “크름반도를 고립시켜 러시아 공군과 해군을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몰아내고 물류 허브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미 초토화된 크름반도, 푸틴 ‘정치적 심장’을 잃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는 이미 영국과 프랑스가 공급한 스톰 섀도우와 스칼프 순항 미사일, 그리고 자체 제작한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군함, 특히 군 수송선으로 사용되는 대형 로푸차(Ropucha) 상륙함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으며, 대부분 파괴되었다.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로 인해 이전에 막강했던 흑해 함대의 절반 정도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남은 거의 모든 함대는 세바스토폴에서 300km 이상 떨어진 러시아 본토의 노보로시스크 항구로 강제 이동해야 했다. 노보로시스크마저도 5월 17일에 해상 및 공중 드론의 공격을 받았으며, 철도역과 발전소, 해군 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또한 지난 4월 17일에는 크름반도 북동부에 있는 잔코이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으로 헬기, S-400 포대, 지휘통제센터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5월 15일 저녁, 세바스토폴 인근 벨벡 공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에이태큼스 공격으로 비행기 4대와 S-400 방공 레이더 최소 2기의 발사대가 파괴되었다.


이어 다음 날 저녁 벨벡은 또다시 공격을 받았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기증받은 것으로 알려진 100여 기보다 훨씬 더 많은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거의 매일 밤 벌어지는 일이지만, 5월 30일에는 러시아 순찰선 두 척이 파괴되었고, 케르치 다리 근처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출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별도의 드론 공격으로 수송 페리 두 척이 파손되었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고가의 S-400 방공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니코 랑게(Nico Lange)는 “우크라이나가 미끼 드론을 사용해 러시아가 레이더를 켜고 위치를 드러내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이때 표적이 위치를 드러내면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즉각 작동되면서 6분 안에 타격을 완료하는데 이 에이태큼스는 러시아의 S-400이 거의 탐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벤 호지스 장군도 “S-400이 크름반도 내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특수 부대의 방해 공작에도 취약하다”면서 “각 배터리의 가격은 약 2억 달러에 달해 쉽게 교체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지스 장군은 이어 “지금은 러시아군이 크름반도에서 숨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나토 동맹국들이 제공하는 위성 및 항공 정찰, 영토에 대한 깊은 지식, 지상의 비밀 병력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에 대해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호지스 장군의 설명이다.


특히 에이태큼스가 도착한데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드론의 정교함도 향상되면서 도로 또는 철도로 이동하는 항공기 및 장비 호송대와 같이 시간에 민감한 목표물을 포함하여 크름반도의 모든 지역이 사정권 내에 있다.


이와 관련해 호지스 장군은 “우크라이나군은 준비가 되는대로 케르치 다리를 무너뜨릴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잠재적으로 더 큰 도전은 로스토프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마리우폴과 베르디안스크를 거쳐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아조프 해를 따라 새로 개량된 철도 노선을 방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 대변인 드미트리 플레텐추크는 이에 대해 “육로 철도는 러시아 점령군 측에서 케르치 대교가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면서 “러시아군은 곧 그렇게 될 것으로 알고 있기 떄문에 이를 대처할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러한 사실을 푸틴에게 보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고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름반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지금부터가 진짜]


그러나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다.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에이태큼스 미사일과 점점 더 정교해지는 군사드론을 활용해 크름반도의 러시아 방공망을 체계적으로 무력화하고, 러시아 전투기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공군기지를 파괴할 것이며 또한 중요한 물류 및 경제 목표물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로렌스 경은 “러시아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유럽에서 들여온 F-16전투기의 첫 번째 임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크름반도 문제를 러시아인들이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일 가장 좋은 시점은 과연 언제일까?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캠페인의 전략적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시험대는 올 여름 러시아 휴가객들이 케르치 다리를 건너 반도의 휴양지로 몰려드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의 벤 배리(Ben Barry)는 “만약 그때가 아니라면 푸틴 대통령에게 오히려 나쁜 징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크름반도는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예약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크름반도를 자신의 심장이라며 애착을 보여왔던 푸틴에게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크름반도를 사수하기 위한 푸틴의 정치적·군사적 에너지를 다 쏟을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름반도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손바닥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푸틴이 발버둥치면 칠수록 수렁의 깊이는 더욱 푸틴에게 가혹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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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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