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초조한 시진핑의 다급한 명령, “고용시장 혼돈 진압하라!” - 中 일자리 대란, 시진핑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지시 - 시진핑 주석, 중국내 청년 일자리 문제가 발등의 불 - 갈수록 심각한 청년 일자리, 경제 위기에 불안감 더 커져
  • 기사등록 2024-05-30 11:27:34
기사수정



[中 일자리 대란, 시진핑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지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최근들어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의 하나가 청년 일자리 문제다. 청년 일자리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거니와 정치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할 때는 아무리 천하의 시진핑이라도 청년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이 제시되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고용과 일자리 문제를 특별히 강조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시 주석이 전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 연구 세션이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사업체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새로운 직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 성장의 원천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완전하고 질 높은 고용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일부 기업의 불법 해고와 관련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직원 해고 문제로 논란을 빚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최근 징둥닷컴은 회사 근태 관리를 강화하고 일부 직원을 해고했는데, 이는 SNS 상에서 '5.21 사건'으로 회자되며 확산됐다. 특히 중국 내 최대 할인 이벤트인 ‘618 축제’를 준비하며 새벽까지 야근한 직원이 다음날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밖에도 징둥은 이번 주부터 매일 오전 9시 출근 인원을 집계하고, 지각 시 사유를 제출해야 하며, 점심시간은 12~13시까지로 단축할 뿐 아니라 불을 꺼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새롭게 시행키로 했다.


시 주석은 이어 “젊은 층 사이에서의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지적한 후 “고용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이며 경제와 사회의 건전한 발전, 국가의 장기적인 안정과 관련이 있다”면서 “각급 간부들은 취업을 민생의 최우선순위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시진핑 주석, 중국내 청년 일자리 문제가 발등의 불]


SCMP에 의하면 시진핑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다음 달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많은 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거나 기업 경영의 최적화를 위해 인력을 해고하고 있는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


특히 시진핑 주석을 근심하게 만드는 것은 그리 안해도 청년 실업률이 형편없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민심 이반까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 대학 졸업 예정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1179만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 주석은 과거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이 풀뿌리 조직, 농촌 지역 및 중소기업에 취업할 것을 장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롄핑(連平)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포럼 이사장은 SCMP에 “취업이 없이는 소득이 없고, 소득이 없으면 소비가 줄 수밖에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취업시장 안정의 핵심은 기업 활력을 제고하는 데 있고, 기업이 힘을 얻어야만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푸웨이강(傅蔚岡) 중국 상하이 금융법률연구원 원장도 SCMP에 “중국 전체 일자리 80%를 민영기업이 만들고 있다”며 “당국은 민영기업이 직원을 고용할 때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만 해도 인력 고용에 비용이 많이 들어 일부 기업 오너는 취업을 줄이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갈수록 심각한 청년 일자리, 경제 위기에 불안감 더 커져]


중국 통계국이 지난 5월 21일 발표한 지난 4월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4.7%로 전달(15.3%)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14~15% 대의 높은 실업률에서 못 벗어나고 있어 청년 구직자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같은 기간 전국 실업률 평균(5%)의 세 배에 육박했다.


특히 정부의 일자리 통계에는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하는 이들도 직장인으로 통계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적인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4월 16일, “중국의 취약한 노동 시장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의 성장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청년 실업률 상승에 대해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중국 당국자가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렇게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5월 14일 베이징에서 중앙부처와 주요 지방정부, 대학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졸자와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전국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딩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청년 취업 시장의 총체적인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교육부는 이에 따라 올해 대학 졸업예정자들 취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부터 8월까지 '100일 스퍼트'(百日衝刺) 캠페인에 들어갔다. 캠페인 기간 전국 대학은 학생과 기업 간 매칭을 비롯해 채용 박람회, 구직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원천적인 경제가 죽을 쑤고 있어서 일자리의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지방정부들만 하더라도 재정난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일자리 창출은커녕 기존의 일자리마저도 줄이고 있다. 그 규모도 수만명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중부 허난성만 하더라도 최근들어 일자리를 5600명이나 줄였다.


진짜 문제는 중국의 일자리를 사실상 대부분 만들어내고 있다는 민간기업의 일자리가 도대체 늘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진핑의 경제정책이 국영기업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데다 민간기업은 오히려 차별 대우까지 받으면서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상황에 빠져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 않아 민간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과잉공급 현상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민간기업들의 성장과는 무관하다. 그러니 일자리 창출이 민간기업에서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이렇게 일자리가 도대체 만들어지지 않으니 청년들이 불안해 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탕핑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900만명 집단 우울증, 발칵 뒤집어진 중국]


SCMP는 지난 3월 31일, “직업을 찾지 못한 수많은 중국 청년이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서 “‘집단 우울증’에 빠진 중국 청년 세대가 느끼는 무기력함은 ‘탕핑’(평평하게 누워 있기)이라는 자조적 표현으로 표출될 정도”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중국 후난성 중난대 연구진은 10~19세 중국 청소년 1억5600만 명 중 900만 명 이상이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청년 우울증이 심각해진 것은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세가 꺾이고 청년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죽음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렇게 장기적으로 자포자기한 실업자가 늘어날수록 ‘중국몽’을 꿈꾸는 시진핑 체제에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에서 16~35세 청년 인구는 약 3억6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일부 학자는 이들을 두고 ‘신빈곤층’이라고 칭하며 사회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2022년 말 전국적인 코로나19 봉쇄 항의 시위를 주도한 것도 젊은 층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이례적으로 시진핑 국가주석 하야 구호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독립연구가인 첸다오인은 SCMP에 “어느 시점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당에서 소외된 대중과 엘리트들로부터 사회적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수많은 청년들은 대졸자가 하지 않던 일에 뛰어들거나,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신빈곤층으로 전락해 정부를 비난하는 불만 세력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청년 실업률의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고,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서 그렇다. 여기에 경기 전망 또한 비관적이어서 기업들이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보니 실업률 개선 전망은 극히 비관적이다.


바로 이 점을 중국 공산당은 두려워한다. 사실 중국의 부흥기에 자라난 청년층은 서구가 쇠퇴하고 중국은 강하다는 식의 교육을 받아왔는데, 열심히 공부한 뒤 정작 취업할 때가 되어 육체 노동직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은 공산당 정권에 대해 실망감을 갖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WSJ은 “이들 청년층이 취업 과정에서 겪는 좌절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내세우는 중국몽 등 비전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부모들에게 생활비를 의지할 수 있는 만큼 분노보다는 무관심한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사회 변두리에 머물며 중국 공산당 통치에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중국에서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하게 경제 통계상 이슈로만 거론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의 안위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02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