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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이스라엘 네타냐후 실각 위기, 전시내각 적전 분열 - 전시내각 3인방 '불안한 동거', 결국 붕괴 위기 - 전시내각의 분열 상황으로 번져가는 이스라엘 - 미국의 견해와 유사한 갈란트 발언
  • 기사등록 2024-05-17 11: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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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각 3인방 '불안한 동거', 결국 붕괴 위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충돌하면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쳐왔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 내각의 적전 분열로 정권 붕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mes of Israel)은 16일(현지시간) “가자 전쟁을 둘러싸고 그간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던 갈등이 폭발하면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최대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이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전날 가자지구 전후 군사통치에 반대한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 비판하면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TOI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TV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가자지구 전후 통치 문제에 대해 이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나는 가자에 이스라엘의 군정이 들어서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민간 통치를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그러면서 “이러한 군사 장악이 막대한 경제적 대가뿐만 아니라 희생자와 유혈 사태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란트 장관은 “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 통치와 군정 수립을 하지 않겠다고 선포해야 하고, 하마스를 대체할 통치 주체가 즉각 나올 수 있도록 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쟁 초반부터 하마스와 분리된 새로운 팔레스타인 행정 주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왔으나 내각에서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갈란트 장관이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 전후 통치에 나서는 것을 반대해왔으나 이처럼 공개적으로 네타냐후를 정조준하며 관련 언급을 내놓은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내각의 분열 상황으로 번져가는 이스라엘]


그런데 갈란트 장관의 이러한 작심비판이 이스라엘군이 그간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했다고 주장해 왔던 가자지구 북부에 며칠 전부터 재진입하면서 하마스의 게릴라식 기습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스라엘 전시내각 5인 중 한 명이자 야당인 국민통합당 대표인 베니 간츠도 갈란트 장관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서 가세해 이스라엘의 전시내각의 분열로 인한 파열음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당장 극우파와 동거로 구성된 전시내각은 갈란트 장관의 폭탄성 발언에 발칵 뒤집혔다. 심지어 극우 정치인 다수는 갈란트 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며 국방장관 교체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극우 대표 정치인이자 친(親) 네타냐후 인사로 분류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기습 당시) 실패에 이어 오늘도 패배했다”면서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런 국방장관은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격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는 화상 성명을 통해 갈란트 장관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가자 통치 주체로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갈란트 장관이 문제 삼은 이스라엘의 군정 수립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번져가면서 전시 내각을 이끄는 네타냐후, 갈란트, 간츠 3인방 수뇌부의 '불안한 동거'는 사실상 균열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3인방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내분을 일단 덮으면서 하마스 퇴치를 위해 의기투합을 하는 듯 보였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사 작전, 인질 구출, 전후 가자 통치 방안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의 차이가 극심해졌고 결국 최악의 분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계 라이벌이자 10년 전부터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이어왔던 이들 3인방은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결코 하나될 수 없는 그런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 왔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터질 일이 네타냐후의 독주를 계기로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지난해 4월에도 당시 뜨거운 쟁점이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갈란트 장관이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가 그를 해임하려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백지화하는 일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갈란트 국방장관의 반기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또다시 갈란트를 해임하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위험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방장관직을 갈란트에게 계속 맡기자니 극우 강경파들의 반발이 극심해 네타냐후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미국의 견해와 유사한 갈란트 발언]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갈란트 장관이 작심한 듯 쏟아낸 발언들이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서방 고위급 당국자 사이에서 포착된 기류와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블링컨 장관은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점령을 지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우리가 가자에서 하마스 통치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하고 견고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이 구상을 내놓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와 각을 세우면서 충돌 일보 직전까지 흘러가는 상황에서 전시내각 3인방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격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배경에 미국이 있지 않나 하는 추측들도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극우 강경파들을 등에 업고 의회에서 미세한 우위로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는 네타냐후가 사실 눈엣가시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아랍권 국가들과 이미 의견 조율을 통해 휴전안 및 평화안을 만들어 놓았지만, 극우 강경파를 중심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거부에 가자지구 점령이라는 초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의 강경책으로 인해 미국내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들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문제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네타냐후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 미국이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철옹성 같던 유대계도 최근 세대 간 갈등이 나타나며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심지어 반유대 시위대에도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유대 학생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또한 젊고 진보적인 유대인들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물론 젊은 유대인들의 입장을 그들의 부모세대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일치단결의 상징인 유대계에서도 이례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결국 이런 상황을 불러온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반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유대인 사회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의견들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네타냐후를 강경파에서 분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대계를 대표하는 미 정치인 척 슈머 상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유대인 사회에서 갈란트 장관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추론도 나온다.


결국 미국의 유대계가 중심이 되어 네타냐후 전시내각을 와해시키려 한다는 분석들도 제기된다. 또한 이스라엘 내부의 여론도 네타냐후에 대해 부정적이고 더불어 언론들 또한 네타냐후에 대해 비판적이다. 갈란트 장관이 이러한 배경을 등에 업고 네타냐후를 강경하게 몰아붙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가자 전쟁이 7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이스라엘이 완전 전멸 의지를 내세웠던 하마스가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이스라엘 내부에서 “영원한 가자 전쟁에 빠졌다”면서 작전의 실패를 지적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갈란트 장관이 그러한 실패의 원인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돌리면서 이번 사태를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어찌되었건 갈란트 장관의 발언이 몰고 온 파문이 어떻게 진정될지 주목된다. 그 향방에 따라 자칫 연립정권이 붕괴될 수도 있어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스라엘 내부의 네타냐후에 대한 여론이 극히 부정적이기 때문에 네타냐후가 부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타냐후는 이번에 노출된 분열 상황을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 하겠지만 갈란트 장관의 반발 정도가 이미 수습 국면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전시내각의 붕괴 또한 그만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네타냐후 총리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다. 정치의 고수라 불리는 네타냐후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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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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