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출국했다가 21일 귀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체류 기간 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호주 간 기획된 외교·국방(2+2) 준비 관련 업무를 할 것"이라며 여당의 자진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36시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 "저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렸다. 그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다시 말씀 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며 "향후 일정은 방산 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한 일이 많을 것 같다"며 "다음주는 한-호주 간 기획된 외교·국방(2+2) 준비 관련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말씀 드린 두 가지 업무가 전부 호주대사로 해야 할 중요한 의무다. 그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당에서 거세지고 있는 자진 사퇴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나 '사의 표명할 생각이 있느냐', '대통령실에 미리 연락을 받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공항을 떠났다.
그는 호주에서 출발, 싱가포르를 경유해 싱가포르 항공 SQ 612편으로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 대사의 귀국은 지난 10일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귀국 명분은 오는 25일부터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동 주관으로 개최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이다.
외교부는 전날 이 회의에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호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공관장들은 현지 정세와 방산 시장 현황, 우리 방산기업들의 기회요인 및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수출수주 여건, 정책적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방산기업과 무기 체계의 운용 현황을 시찰하고 현장 토의도 갖는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의 기간과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 대사는 12일(현지시간) 호주 측 요청으로 아서 스피루 호주 외교부 의전장을 면담해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호주대사로 임명된 직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의 요청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후 한 차례 공수처 출석 조사를 받았고, 법무부가 8일 이 대사가 제기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이를 해제하자 이틀 뒤인 10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 원본을 받지 않은 채 호주로 출국했다.
그는 19일 공수처에 조사 기일을 빨리 지정해 달라는 촉구서를 제출했다.
이 대사는 당분간 서울에 머물며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다른 관계자 조사와 휴대전화 분석도 이뤄지지 않아 곧바로 공수처가 조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제6차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담 역시 총선 이후인 4월 말 또는 5월 초로 예정돼 있다. 이 회담은 당초 지난해 4월 개최하려다 그 해 10월로 한 차례 연기됐으며, 페니 웡 외교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중동 사태 여파로 한국 방문을 취소하면서 무산됐었다. 양국은 그간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복수의 날짜를 두고 조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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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