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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당혹, 암울... 6.12 미북회담, 트럼프가 당했다! - CVID는 논의 조차 안해, 김정은의 놀라운 승리 - 문재인 대통령, 미북회담 전적 찬성 표명 - 다음주 존볼턴 서면/구두합의 설명에 희망 걸수밖에
  • 기사등록 2018-06-12 20:09:30
  • 수정 2018-06-13 07: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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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 [미 백악관 트위터]

6.12 싱가포르 미북회담이 끝났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공세를 해 오면서 미북회담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갖도록 했었다.


심지어 11일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약자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가 미북회담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이슈라고까지 말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 주요 내용: 하단 참고자료1>


그런데 정상회담 합의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후 기자회견을 보면 폼페이오의 회견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


<미북정상회담 합의문: 하단 참고자료2>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도 중요했던 CVID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합의문 3항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것이 CVID의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그러다가 정작 기자회견에서는 “CVID는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고도 했다.

도대체 앞뒤가 안맞는 말이다.


이번 미북회담의 핵심이슈가 ‘CVID’였는데 그것은 논의도 안했고 앞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측이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믿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은 발언이다.


문제는 미북회담 합의문은 심지어 판문점선언보다 못하고 2005년의 9,19공동성명보다 훨씬 못 미치는 선언문이었다.


당시 9.19공동선언문중 그 1항을 보자.


“1. 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하였다.

미합중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한민국은 자국 영토 내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1992년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남.북 공동선언」에 따라, 핵무기를 접수 또는 배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6.12 미북회담 선언문은 최소 9.19 공동선언을 넘어서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나 이 선언에도 한참 못 미쳤다.


한마디로 6.12 미북 합의문은 평가하기조차 아까울 정도이다.


우리 신문은 어제 미북회담의 성공을 평가하는 6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핵무기 반출 및 핵사찰등 미북회담 관전포인트 6가지]


그 첫 번째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포인트 1: 회담후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핵물질 반출을 하는가?]”는 흔적조차 없다.


실패한 회담, 차라리 하지 않음만도 못한 회담이라 할 것이다.


[포인트2: 미국이 주도하는 조건없는 핵사찰을 북한이 허용했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핵 사찰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합의문에는 없지만 김정은이 사찰을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합의문에 넣어도 지키지 않았던 북한이 구두 약속한 것을 잘 지킬까?


역시 김정은의 선의에 모든 것을 기댔다.


[포인트3: 선 대북제재 해제인가? 핵무기·핵물질 반출후 해제 시작인가?]


세 번째 포인트에 대해서도 합의문에는 없다.

트럼프의 기자회견에서 비핵화가 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말은 했다.


그런데 합의문의 1항과 2항의 조항이 있는데 이 조항을 빌미로 유엔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해제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방어할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 미국과 북한 사이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데 대북제재의 명분이 유지될 수 있을까?


제재 전선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


[포인트4: 주한미군 철수 또는 조정이 논의되었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훈련도 “북한이 도발로 비춰질 수 있다”, “전쟁연습”이라고 평가했다.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상당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젠 한미군사훈련도 대폭 축소 또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어이가 없다.


훈련없는 군대는 존속의 이유가 없다.

한미동맹은 연합훈련이 있기 때문에 존속하는 것이다.


도대체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의 입에서 북한에서 주장할만한 어휘들이 쏟아져 나오는가?

회담하면서 김정은의 언어에 취한 것은 아닌가?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 발언이다.


[포인트5: 종전선언의 조건은 무엇인가?]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김정은의 선의를 믿고 두 번째 회담에서 충분히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구체적 평화조치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이다. 또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포인트6: 인권문제가 거론될 것인가?]

아예 거론조차 안했다.


[평가는? 점수 주기도 아까운 낙제점]


그렇다면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왜 했을까?


아무런 의미도 없고 오직 김정은을 정상국가의 수반으로 세워주었으며 북한의 요구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 전적인 김정은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북한의 핵폐기는 사라지고 '한반도 비핵화(조선반도비핵화)'만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만 합의해 준 것이 아니라 이제 트럼프 대통령도 합의했다.

어떻게 미국이, 그것도 트럼프의 입에서 그런 말을 쓸 수 있을까?


미국 언론은 이미 “세기의 사기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말 이해가 안가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은 그동안 무엇을 협의했을까?

성킴 주 필리핀 대사는 그동안 어떤 내용을 그렇게 열심히 협상했을까?

선 핵폐기를 주장했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왜 이런 상황을 방치했을까?


갈수록 암울해진다. 정말 당혹스럽다. 충격 그 자체이다.


그러나 희망을 하나 걸어보는 것은 존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주에 북한과의 서면 및 구두합의 내용을 상세하게 발표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치하지 못한 것을 존볼턴 보좌관은 알고 있지 않을까?


한편, 청와대는 미북회담 합의문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연한 성명이다.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대로 합의된 합의문 아닌가?


<참고자료 1> 폼페이오 장관의 6월 11일 기자회견 주요 내용


11일 폼페이오 장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인터뷰의 내용과 12일의 공동선언문과 비교해 보자.


ㅇ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양측이 서로 원하는 검증이 가능할 것이다. 내일(12일) 문서에 서명할 수 있게 된다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한다.


ㅇ 미국의 CVID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의 안전 우려를 이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두 가지 목표(체제안전보장과 경제발전)를 성취할 수 있도록 기꺼이 돕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과 긍정적 태도, 진정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회담에 임할 것이다"


ㅇ"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화학무기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과 긍정적 태도, 진정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회담에 임할 것이다".


ㅇ양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앞으로 있을 후속 협상들을 위해 "따라야 할 힘든 노력의 틀을 정할 것이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단지 두 명 뿐이고, 두 사람은 내일 회담장에 앉아 있을 것이다".


ㅇ주한미군 철수문제도 논의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자리에선 언급하지 않겠다"


ㅇ미국의 CVID의 원칙불변과 핵 뿐아니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도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 12일 발표된 미북회담 합의문 [미 국무부 트위터]


<참고자료 2> 12일의 미북정상회담 합의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2018년 6월 12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심도있고, 진심이 담긴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 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새로운 미·북 관계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것을 확신하며, 이러한 양측의 자신감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내용에 합의한다.


1.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조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2.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


3.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복구를 약속한다.


역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수십년간 지속된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행사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공동 협약의 조항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 이후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진행하는 고위급 실무 회담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미-조 관계 형성과 더불어,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번영·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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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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