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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3 04: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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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타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한국인 백모씨가 러시아에 스파이(간첩) 혐의로 구금돼 있다고 보도했다. 백씨는 1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돼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 돼 악명 높은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러시아 국가 기밀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겨준 혐의이며, 그의 사건은 일급기밀로 분류돼 있다. (사진 출처=A.Savin, Wikipedia)


 한국인 선교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한러 관계의 개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사법당국을 인용해 한국 국적의 백모씨가 간첩 혐의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타스에 따르면 백씨가 올해 초 국가 기밀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로 구금됐으며,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구금 중이다. 레포르토보 법원이 백씨의 구금 기간을 3개월 연장함에 따라 오는 6월15일까지 구금된다.


타스가 접촉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백씨에 대한 형사 사건 자료가 '일급비밀'로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선교사인 백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지난 1월 중국에서 육로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했으며, 현지에서 북한이탈주민 구출 활동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씨 아내도 함께 체포됐으나 풀려나 현재는 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입국해 탈북민을 돕는 한국인 선교사 수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백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하다 체포된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이 백씨의 체포 사실 인지 직후부터 변호사 선임과 영사 면담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면서 "정부로서는 우리 국민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러시아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첩 혐의로 체포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게 현지 평가다.


이번 사안이 백씨가 체포되고 두 달이 지난 뒤에야 러시아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배경에도 주목한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밀착 심화와 어수선한 한러관계를 고려해 강경하게 대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 서방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약속해 비우호국으로 지정됐다.


다만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아시아·태평양 담당 외무부 차관이 지난달 초 방한해 한국 고위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가지는 등 양국이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졌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시각이다.


러시아가 백씨 사건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해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의 직간접적 군사 지원을 막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그간 외국인 여러 명을 구금하고 다양한 범죄 혐의로 기소했는데, 자국민 죄수 교환을 위해 다른 나라 국민을 체포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해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간첩 혐의로 체포돼 1년째 억류 중이고, 그 해 10월엔 자유유럽방송(RFE/RL) 소속 러시아계 미국인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가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미등록 혐의로 체포된 뒤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에는 미국-러시아 이중국적자인 크레시야 하바나가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는 이유로 반역죄로 기소됐다.


이에 앞서 2022년 2월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마약 밀입국 혐의로 체포됐다 그 해 12월 미국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 무기거래상 빅토르 부트와 맞교환 석방된 바 있다.


정부는 러시아의 행보를 두고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러시아와 소통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백씨 사건과 한러 관계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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