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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평양까지 심각한 전력난, 일평균 3시간만 배급 - 손전등 켜고 밥 먹고 승강기는 이용도 못하는 평양 - 전력난으로 열차 전복 사건, 400명 사망 - 40년 넘게 전력생산은 제자리, 김정은은 연일 닦달
  • 기사등록 2024-03-12 04: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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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 켜고 밥 먹고 승강기는 이용도 못하는 평양]


북한의 전기 사정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금은 소위 혁명의 수도라고 말하는 평양에도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최근 “핵심계층이 거주하는 중심구역에도 하루 몇 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는데 당국은 책임 회피에 여념이 없다”면서 “이렇게 열악한 전기사정에 주민 불편이 초래되고 있지만, 북한은 주민들에게 꼬박꼬박 전기요금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는 이어 “평양의 중심구역인 중구역과 평천구역은 지난달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전기가 들어왔고, 지난 2월은 명절이 많아서 평균 5시간은 들어왔다”면서 “주변구역인 강동군은 1~2월에 전기가 하루 평균 약 1시간 남짓 들어왔고, 룡성구역이나 사동구역은 하루 평균 2~3시간 정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양의 중심구역과 주변구역간에도 전기 공급 시간이 차등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NK는 지난 2023년 3월에도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중심구역에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주변 구역의 경우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전기가 공급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2019년 6월에는 평양 중심구역에 하루 평균 5시간의 전기가 공급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이 혁명의 수도라 선전하는 평양, 그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심구역의 전기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데일리NK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NK의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심구역에 사는 사람은 공화국 공민 중에서 수도 시민, 수도 시민 중에서도 핵심 시민이라는 자각에 속으로는 불평해도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력 강화 행보에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교양을 수없이 받아서인지 국방, 군수산업에 전력을 돌려 국력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렇게 전기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평양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양의 소식통은 데일리NK에 “겨울철에는 저녁에 식구들이 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모이면 손전지를 켜고 밥을 먹는다”면서 “전깃불이 안 오니 달린 무리등(샹들리에), 엘이디(LED)등은 다 사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출퇴근 시간 불(전기)은 오는데 전압이 낮아서 승강기가 뛰지(작동하지) 못하고 겨울철에는 저층 운행조차 안 한다”며 “물동량을 올리고 내릴 때도 다 등짐, 아니면 베란다에서 도르래 수직 삭도로 끌어올려 어느 집에 무엇이 들어가고 어느 집에 오늘 어떤 마대가 올라가는지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한 “아침에 출근할 때 축전지나, 손전지 등을 식구가 나눠서 다 가지고 간다”며 ”주간에 불이 오는 직장들에서 만충전하고 밤에 가정에서 이용하고 태양빛(태양광)판을 쓰는 집은 집에서 충전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 당국은 만성적인 전력난에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데일리NK는 밝혔다.


이에 대해 데일리NK의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전압이 낮은 것은 미국 놈들과 대한민국 놈들이 우리를 압살하려는 고립 책동 때문이라고 말한다”면서 “(제재 때문에) 수입 자재나 부속을 제때 교체하지 못해 전기를 만가동할 수 없다는 말만 하면서 그저 미국 놈들을 원쑤(원수)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전기가 부족해 고층 살림집을 줘도 반갑지 않은데 그렇다고 불평을 부리면 미국 놈과 한 짝(편)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전력난으로 열차 전복 사건, 400명 사망]


지난해에는 북한에서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던 열차가 전력난으로 전복돼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월 16일, 함경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26일 평양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검덕(금골)으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전기 부족으로 전복돼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당시 금골행 열차는 함경남도 단천역을 지나 동암역에서부터 해발 700m의 리파역으로 오르던 중이었다. 그러다 전력난으로 열차가 뒤로 밀리면서 뒤편 객차 7개가 탈선해 산밑으로 굴러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단천역 주변에는 폭설이 내린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급경사가 시작되는 동암역부터 열차 속도가 느려지더니 리파역으로 올라가는 철로에 이르러 기관차 견인기 전압이 약한 탓에 헛바퀴가 돌다가 열차 전체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며 “기관사가 제동했으나 밀려 내려가는 열차가 가속도가 붙으면서 신평역 인근 산굽이를 돌 때 가운데 열차가 탈선하면서 열차 뒷부분 객차들이 산 밑으로 떨어졌고 계속해 동암역으로 가던 도중 연이어 열차가 탈선해 골짜기로 굴러 떨어졌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기관차와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된 상급열차 2개는 탈선되지 않은 채 단천역까지 밀려 내려와 정차했다”면서 “이로 인해 상급열차에 탑승했던 간부들은 생존했으나 뒤편 7개의 객차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RFA에 의하면 북한의 여객 열차는 보통 60개 좌석이 있는 객차 9~11량을 연결해 운행하며, 앞쪽 1-2량은 간부 전용 상급열차로 운용된다. 이어 수화물 차량 1량, 일반승객용 7량이 연결된다. 이를 바탕으로 전복된 객차 7칸에 탔던 인원은 4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금골행 열차는 단천 검덕광산으로 집단 파견을 나가는 20대 청년들과 생계를 위해 장사에 나서는 주부들이 주로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함경남도 사회안전부와 교도대 인원들 중심으로 전복사고 수습과 시신 처리 전담반이 만들어졌는데, 이에 대해. 소식통은 “열차가 전복된 단천 일대에서 구출된 중상자들이 단천시 병원에 옮겨졌으나 병원에서 대부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1998년 11월에도 함남 단천일대 급경사 철로에서도 이번과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40년 넘게 전력생산은 제자리, 김정은은 연일 닦달]


북한의 전력난이 극심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실 전기가 몇 시간이라도 들어오는 곳은 북한내에서 평양 정도이고, 지방에서는 사실 전기를 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지금은 공장들마저도 전기가 끊기는 일이 다반사여서 생산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가정집들은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태양광 패널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쓰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그나마도 히터나 냉장고는 아예 사용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공위성을 통해 바라본 북한의 밤은 새까맣다. 반면 남쪽의 밝은 불빛은 휘황찬란하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평양 주재 외교 사무실, 곧 대사관이나 관저까지도 하루에도 수차례 정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평양주재 대사관들도 자체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전기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39년간 南 전력생산 15배 늘고 北은 제자리걸음]


CIA가 1975년부터 일반에 공개한 '더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북한의 전기 생산량은 4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한국의 전력 생산량은 1980년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으며 남북간 전력 생산량 차이도 23배로 벌어졌다.


북한의 전력난이 이렇게 극심한 것은 발전 시설이 노후화되었기 때문이다. 주요 발전소들이 일제강점기나 1940∼1960년대에 지어졌지만 북한은 이들 발전소를 제대로 유지·보수하지 않아 지금에 이른 것이다.


현재 북한 최대 수력발전소인 수풍발전소는 1944년 완공된 것이고,. 최대 화력발전소인 북창화력발전소는 옛 소련의 원조로 1968년 착공해 1972년 전기 생산을 시작했다. 문제는 설비 확충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되다보니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화력발전은 부품과 기술을 대부분 중국,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제재는 북한의 전력난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석유 수입이 막히면서 어쩔 수 없이 석탄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또한 수력발전은 강수량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어렵다.


여기에 송배전 시설의 노후화도 심각하다. 그러다보니 어렵게 생산한 전력이 송배전 과정에서 상당 부분 손실되는 데다 수력발전소는 평양에서 거리가 멀어 제대로 도달하지도 못한다. 그레서 전력생산에 관심을 가져보지만 대북제재로 이또한 여의치 않다.


이런 북한이 한국을 침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도 무모한 생각아닐까? 전쟁이라는 것이 미사일 몇 발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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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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