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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북·중 국경초소 20배나 늘리며 빗장 건 김정은, 이유 알고보니 끔찍... - 국경초소와 철조망 20배나 늘린 北, 인권은 나락으로 - 국경봉쇄의 영향, 인도주의와 인권상황 악화 - 도시 내부에도 감시카메라 설치하는 북한
  • 기사등록 2024-03-09 0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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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초소와 철조망 20배나 늘린 北, 인권은 나락으로]


지난 2020년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경비초소와 철조망을 무려 20배나 늘리면서 철저하게 빗장을 걸었으며, 이와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억압과 통제가 심화되면서 인권이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구체적인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7일(현지시간) 148쪽 분량의 “총알보다 깊이 파고드는 공포심: 2018-2023년 북한 봉쇄의 실상”(A Sense of Terror Stronger than a Bullet: The Closing of North Korea 2018-2023)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북한의 경비 초소와 관련 시설이 관찰된 것만 6,820개로 2019년 이후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 검역과 더불어 경제 활동 및 이동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제한 조치 등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과도하며 불필요한 조치들을 도입한 북한의 실상을 아주 상세하게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위성사진에는 2020년 이후 북한의 북쪽 국경 지대에서 보안이 강화된 상황이 뚜렷하게 담겨 있다. 북한의 북쪽 국경 지대 중 총합 321km에 달하는 6개 구역을 선정하여 심층 분석한 결과, 2022년 또는 2023년에 거의 전 구역에 철조망이 설치되었고, 새로 설치된 철조망의 길이는 거의 500km에 달했다.


휴먼라이츠워치가 분석한 구역 대부분에 현재 2중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고, 3중 철조망이 설치된 구역도 한 군데 있다. 또한 여러 구역의 1열 철조망이 새로 보강되고, 순찰로가 새로 생기거나 개선되고, 새로운 경비대와 감시탑, 초소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분석 대상 구역에서는 2019년 이래 보안시설이 무려 20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새로 설치되거나 보완된 철조망 인근에는 평균 110미터마다 하나씩 총 6,820개에 달하는 시설이 배치되어 있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북쪽 국경의 보안을 강화함에 따라, 비공식적인 교역 활동이나 탈북을 목적으로 한 거의 모든 무허가 국내외 이동이 불가능해졌다.


주목할 것은 북한 당국이 지난 2020년 8월, 북쪽 국경에 1~2km정도의 완충지대를 설치했는데 이 구역에 허가없이 접근하게 되면 무조건 총격을 가해 사살하도록 하는 포고문을 발령했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은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소속 정예 특수작전부대원 2000여 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실제로 수십명의 사망자들이 발생했다. 심지어 압록강을 무단으로 건너던 중국인마저 사살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잇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북한 당국과 협의하에 중국인에 대해서는 총격을 가하지 않고 구금 후에 법적처리를 하기로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보고서에서 북중간 무역이 활발했던 신의주의 봉쇄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20년 5월의 사진을 보면 강을 따라 울타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진 1]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그런데 2021년 3월에는 홍수로부터 보호하는 둔덕 위에 부분적으로 울타리가 건설되기 시작했다.[사진-2]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그러다가 2022년 11월까지 보조 울타리가 건설되고, 인근 체석장에서 공급된 것으로 보이는 돌로 둔덕도 더 강화됐다.[사진-3]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이후 이 지역의 국경경비시설 수는 19배나 증가했으며, 감시초소는 64배, 그리고 1차 및 2차 울타리는 모두 요새화됐다.


또한 압록강둑의 일부 구역에서는 당국이 기본 울타리를 따라 50m마다 감시초소를 건설했다. 2019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이 지역의 2차 울타리가 2020년 이후에 강화되거나 확장되었다. 이제 압록강 제방을 따라 1차 울타리와 나란히 달리고, 강 내 섬에서도 볼 수 있으며, 폭이 15미터에서 700미터 이상될 정도로 완충지대를 생성하고 있다.


또다른 지역을 보면 2019년 5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울타리나 국경시설이 보이지 않았다.[사진-4]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그런데 2021년 1월 촬영사진에는 압록강을 따라 1차와 2차 울타리와 일부 경비초소가 건설된다. [사진-5]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그리고 기존 도로를 따라 압록강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보조 울타리와 경비 초소가 건설되었다.[사진-6]


▲ [사진=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는 이러한 사례를 여러 지역의 예를 들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북중국경의 철조망과 감시탑 인근 지역은 북한 주민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러한 공포감은 총알보다도 강하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보고서에 기록했다.


[국경봉쇄의 영향, 인도주의와 인권상황 악화]


문제는 이렇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국경을 철저하게 봉쇄하다보니 그리안해도 이미 심각한 상태에 있던 인도주의와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북한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는데, 국경이 완전 봉쇄되면서 북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대해 휴먼라이츠워치의 윤리나 한국 전문 선임연구원은 “2020년 이래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2017년에 부과된 유엔 안보리 제재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으면서 이미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던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다”면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북한을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감옥으로 만든 정책들을 중단하고, 국경을 재개방하고, 국내 이동 제한을 완화하고, 모니터링을 조건으로 국제사회의 긴급구호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휴먼라이츠워치가 최근 탈북한 32명을 비롯해 150여명의 북한인을 인터뷰하고 또한 이 단체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수한 북한 자료들을 종합해 본 결과, 북한 주민의 삶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실제로 이 보고서에 기록된 인터뷰 내용을 읽다보면 숨이 턱 막힐 정도였다. 먹을 식량이 아예 없는 것은 당연하고, 돈이 있어도 살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양강도 국경 지대 인근의 시골 공장에서 일하다 2010년대 말에 탈북한 한 30대 여성은 인터뷰 내내 최근 북한 가족들과 전화를 통해 연락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은 지금 당국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서로를 감시하게 해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었으며, 공포감에 아예 탈북할 생각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서 밀수를 하든지 아니면 비공식 교역을 통해 그전에는 살아갈 방도를 찾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국경 봉쇄가 강화되면서 아예 그러한 통로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전에는 밀수꾼 한 명이 11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젠 그 모든 통로들이 다 막혀버렸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이젠 쌀밥은 구경조차 못하게 되었고 그저 옥수수만 먹어도 감지덕지한다는 것이다. 옷이나 생필품 살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해 사람들은 누더기같은 옷을 입고 살아간다는 것이 이 단체와 인터뷰를 한 북한 주민의 증언이었다.


특히 혜산시 같은 경우는 밀수가 막히면 사람들이 다 굶어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산 물품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는데, 이젠 그 길이 막혀 버렸으니 북한 주민의 살 길이 막막하다는 증언도 했다.


이렇게 국경이 완전히 봉쇄되면서 중국과의 밀수길도 막혀버렸고, 그러다보니 장마당도 덩달아 타격을 받으면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 내부에도 감시카메라 설치하는 북한]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북한 당국이 북중국경도 완전 봉쇄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도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한 카메라들을 대폭 늘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상황을 전하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4일, “북한 도시 내부에서 최근, 감시 카메라 설치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후 경제 악화에 의해 사회 질서의 혼란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주민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에 의하면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거리와 도시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후반부부터 였는데, 특히 국영상점, 식당, 시장, 거리, (김일성, 김정일의)동상 주변, 보위부(비밀경찰)나 안전국(경찰), 체신국 등의 건물 주변에 감시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감시 카메라 증설 이유에 대해 당국은, 다양한 범죄를 예방하고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주민에게 설명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주민은 없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보도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0일경 혜산 시내에서 해바라기씨를 팔던 노인이 단속 조직에게 걸려 판매물을 몰수당하고 질질 끌려갔는데, 이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이 이를 비난하면서 일제히 욕설을 퍼붓는 일이 있었다. 주민들의 위세에 눌린 단속원이 노인을 훈계하고 풀어주었는데, 그 다음날 소동 현장에서 소리를 질렀던 6명의 주민들이 모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들은 결국 자아비판을 해야만 했다. 감시카메라를 통해 채증된 이들이 체포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도시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경제악화에 따른 질서혼란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진단이다.


사실 이 정세분석 기사를 쓰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보고서 구석구석에 실린 내용들이 지면으로 차마 전할 수 없는 내용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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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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