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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서 3가지 선물받은 북한, 불만 터뜨린 김정은 - 러시아에서 기대만큼 군사지원 못받은 북한 - 러시아의 선물에 불만 가득한 김정은 - 러시아는 과연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전수할까?
  • 기사등록 2024-03-08 05:49:12
  • 수정 2024-03-08 1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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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기대만큼 군사지원 못받은 북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북한이 152mm 포탄과 미사일을 보내준 대가로 러시아에게 첨단 미사일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기대했지만, 김정은이 러시아가 보낸 선물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당국(SBU)은 지난 2월 22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고체연료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1형’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면서 “한미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지금까지 40발 정도가 되며, 러시아가 지배하지 못하는 지역을 원거리로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북한에 추가로 계속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의 말을 빌어 “북한은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순항미사일 발사를 4차례 단행했으나, 갈수록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보유량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을 거란 분석이 있다”면서 “또 북한은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미사일을 운반하는 이동식 발사대(TEL)도 러시아에 제공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까지 러시아로 보내는 것은 고정된 지상 기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해 발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마키노 요시히로의 해석이다.


이를 따져보면, 북한 탄도미사일의 가격이 한 발에 최소 미화로 300만 달러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지금까지 수출한 미사일만으로 최소 1억 2천만 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무엇을 보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마키노 요시히로 교수는 “러시아는 북한에 미사일 등 무기 제공의 대가로 3가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1) 선물 1: 러시아 관광객


러시아가 북한에 보낸 첫 번째 선물은 관광객이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시큰둥하다. 관광객이 북한에 큰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9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방북했는데, 여행 경비는 한 사람당 미화로 약 750달러로, 전체 규모로는 4만~5만 달러 정도의 적은 이익밖에 안된다. 다만, 앞으로 북한이 수많은 노동자를 러시아에 파견한다면 큰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선물 2: 식량과 공장 기계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지원 대가로 식량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 국방부의 신원식 장관이 밝힌 바 있다. 또한 한미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은 북한에 공장 기계나 발전기 등 기반시설 관련 자재를 많이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김정은은 지난 2월 28일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열린 '지방 발전 20x10정책'에 따른 지방 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바 있고, 더불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기계 공업 부문이 올해 최대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러한 조치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공장 기계 등을 수입해 기계 공업을 발전시키고, 지방에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는 것이 마키노 요시히로의 설명이다.


(3) 선물 3: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용 승용차’


북한의 무기 지원 대가로 북한에 보낸 세 번째 선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용 승용차’이다. 지난 2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은 푸틴이 러시아의 고급 전용 승용차(아우르스 코르테지)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은 푸틴 대통령의 선물을 북러 양국 정상이 맺은 특별한 우정의 증거이자 훌륭한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선물에 불만 가득한 김정은]


문제는 러시아의 이러한 선물들에 대해 김정은은 불만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실제적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군사적 협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또한 이러한 불만을 러시아에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러시아도 북한에 추가적인 선물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르스 코르테지’(AurusKortezh) 한 대의 가격은 미화로 9만 5천500달러부터 11만 1천500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는 김정은의 욕심을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사실 김정은이 가장 원하는 것은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등의 제공인데, 그러한 분야에 대한 지원은 아직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김정은의 불만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지방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 공군 전투기나 해군 초계함 등 여러 전략무기에 탑승한 바 있다. 당시 북한군 관계자들도 많이 동행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러시아에게서 무슨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는지 그 속내를 여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군사지원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묵묵부답이라 김정은이 안달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과연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전수할까?]


우리 신문은 이미 북한이 아무리 러시아에게 포탄과 미사일을 지원해 준다할지라도 러시아가 북한에 인공위성이나 첨단 미사일, 그리고 핵기술 등을 북한에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해 왔었다. 심지어 중국에 대해서도 전투기의 첨단 엔진 기술조차 전수해 주지 않는 러시아가 북한에 그를 넘어서는 핵기술 등을 넘겨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더 보론초프 교수도 RFA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원자력 잠수함을 포함한 핵 기술을 제공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대한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핵확산방지조약’(NPT) 등 핵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러시아는 북한의 불안정성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RFA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러시아도 매우 고도화된 군사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기술 이전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푸틴 대통령이 고급 전용승용차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선물한 것도 북한의 불만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 마키노 요시히로 교수의 분석이다.


[러시아-북한의 우호관계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렇다면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으로 촉발된 말착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마키노 요시히로 교수는 최근 ‘러시아과학아카데미’(PAH)의 알렉산더 보론초프 교수를 인터뷰한 바 있는데, 보론초프 교수는 북한 노동자가 규칙을 잘 준수하며 능숙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무역경제 과학기술협력위원회 10번째 회의에서 북한 노동자 파견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행위라는 점이다. 그래서 러시아도 어느 정도 회피할 방안으로 노동 비자 외에도 관광 비자나 유학 비자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마키노 요시히로 교수의 설명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정은이 러시아의 어설픈 지원에 대해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에 대해 분노를 표시할만큼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감지덕지 하기 떄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RFA의 예측이다.


사실 엄격하게 보자면,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양국간에는 공통된 가치관도 없다. 따라서 북러간 특별한 우호관계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RFA의 최종 결론이었다.


이런 상황에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운송도 중단되었다. 이는 지금 북러 사이에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음을 말해 준다. 이런 점에서 아마도 김정은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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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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