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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유럽 대 러시아 정면충돌 조짐, 푸틴의 전략적 참패 - 유럽, 우크라에 '파병' 검토, 빅뱅 일어날 수도 - ‘발트해 포위’ 완성한 나토, 러 역외영토 고립 심화 - 긴장한 러시아,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 부활
  • 기사등록 2024-02-28 03:12:37
  • 수정 2024-02-28 03: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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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크라에 '파병' 검토, 빅뱅 일어날 수도]


200년 동안 중립을 지켜왔던 스웨덴이 결국 서방동맹인 ‘나토(NATO)’에 가입함으로써 발트해 포위가 완성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유럽과 러시아가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영국의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에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20여명을 초청해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진행한 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를 공격할 수 있다”면서 “모스크바가 전쟁에서 승리해서는 안되며 그럴 수도 없다. 만약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유럽의 안보가 위태롭게 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주관한 회의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비롯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차기 나토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자국 TV 연설에서 “나토 및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나토 및 EU 국가들의 양자 협정이 곧 실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포퓰리스트로서도 유명한 피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를 ‘전투 회의’라고 지칭하며 “유럽 국가들이 실제로 군대 파병을 결정하면 엄청난 긴장의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해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4번째 총리직에 오른 친러시아 인사다.


물론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의 파장을 고려한 듯 피초 총리가 밝힌 내용과는 다르게 “관련 내용도 자유롭게 논의됐으나 오늘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에서 확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


마크롱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과 군수품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운 연합을 만들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이젠 미국의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유럽의)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관리들은 가디언에 “푸틴이 이기고 서방도 패배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유럽내 단일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리들은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탄약들이 더 속히 도착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당장 유럽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과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 역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은 가디언에 “우리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그가 어떻게든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명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양자 간 무기 지원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기여를 추정하는 전문 연구 기관인 케일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EU 국가와 기관의 원조 약속은 미국이 약속한 금액의 두 배 이상인 거의 150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한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주요국 수장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자칫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피해 왔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전 녹화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회의에 참석한 동맹국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2년간의 끔찍한 전면전 기간에 우리를 도와준 모든 지도자와 국가에 감사드린다. 푸틴이 우리가 그간 이룬 걸 파괴하고 다른 국가로 침략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나토 국가와 직접 충돌 경고한 러시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자 러시아는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면 러시아와 나토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콘스탄틴 가브릴로프 빈 주재 유엔안보협력기구 러시아 대사는 이날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충돌로 변할 수 있는 분쟁 위험 확장의 결과는 매우 예측 불가능할 수 있다”며 “이미 EU와 나토 국가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에 자금을 댈 수 있도록 세금을 내고 있는 유럽의 시민들이 유럽에서도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국가 역시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트해 포위’ 완성한 나토, 러 역외영토 고립 심화]


이런 가운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26일(현지시간) 확정되면서 북유럽 안보지형이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발트해를 품고 있는 스웨덴이 32번째 나토 동맹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로써 나토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의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이곳과 인접해 있는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특히 군사적 중립을 표방해온 핀란드가 지난해 4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된 데 이어 '200년 중립국' 스웨덴까지 나토 회원국이 됨으로써 '나토 동진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나토 확대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으로 나토가 확대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계산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라며 “이는 자업자득”이라 짚었다.


그러면서 NYT는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영구적 평화를 꿈꾸지 않는, 확대되고 동기 부여된 나토와 마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첨단 방위산업을 보유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천군만마라는 것이 NYT의 평가다.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봉쇄하고 북극권을 감시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국방연구소의 달쇼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위기나 전쟁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면서 “고틀란드섬 등 스웨덴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할 때 발트해 입구 통제 등 나토의 방어와 억지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러시아에 안긴 전략적 참패(strategic debacle)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긴장한 러시아,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 부활]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자 러시아는 즉각 대응조치에 나섰다. 러시아는 우선적으로 14년 전 폐지했던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부활시켰다.


현지 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3월 1일자로 '모스크바 군관구'와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창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두 군관구는 2010년 국방개혁 때 서부 군관구로 통합됐다가 이번에 부활한다.


러시아가 이렇게 긴급하게 군사적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하면서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러시아가 나토 국경과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취한 것은 그만큼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한 충격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스웨덴의 나토 가입 확정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양 국가의 나토가입이 처음 추진되던 지난 2022년 7월 드미트리 패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스웨덴이 동맹국이 되면 러시아의 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면서 “러시아에게 매우 부정적인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러시아의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일부 영토를 획득했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러시아의 안보가 더 위험해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토국들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게 된다면, 그때는 러시아의 존망까지 문제가 되는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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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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