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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군사작전 깊숙이 개입한 美CIA, 이런 일까지 했다! - 우크라 12개 스파이 기지에 자금·장비 제공한 CIA - 우크라이나 정보요원들을 훈련시키는 CIA - 공화당의 지원 반대로 막다른 길을 만난 美 CIA
  • 기사등록 2024-02-27 05: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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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12개 스파이 기지에 자금·장비 제공한 CIA]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 2년이 지났음에도 쉽게 무너질 것 같았던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미국 CIA의 힘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더더욱 CIA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그동안 해 온 일들을 보면, 실로 우크라이나 당국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세밀하게 지원을 해 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IA는 특히 한국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크라이나의 방어 작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CIA는 미사일 공격 표적과 러시아군의 움직임 등에 대한 정보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첩보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시말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뿐 아니라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의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작전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평가다.


NYT는 이어 “CIA의 성과는 지난 10여년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는 정보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 방어력의 핵심이 됐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국경을 따라 12개의 '스파이 기지'를 건설하는 데 자금을 대고 장비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실제로 우크라이나 최전방의 CIA기지를 전격 방문한 후기를 소개했다. 러시아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듯한 숲 속에 전혀 예상치 못할 정도의 비밀 통로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지하벙커로 내려가면 CIA의 전초 기지가 있다. 바로 지하 벙커는 러시아의 통신을 도청하는 정보 수집 허브로 이번 전쟁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됐다. 바로 이곳에 러시아 스파이 위성을 추적하고 러시아 지휘관 간의 대화를 엿듣는 팀이 있다.


이곳에서 NYT 기자는 한 화면에 우크라이나 중부의 한 지점에서 러시아 방공망을 뚫고 러시아 도시 로스토프에 있는 목표물로 향하는 폭발성 드론의 경로를 따라 붉은 선이 그어져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NYT 기자의 말로는 이곳이 바로 러시아의 침공 이후 몇 달 동안 파괴된 지휘본부를 대체하기 위해 지어진 지하 벙커로 우크라이나 군의 비밀 신경 센터라는 것이다. NYT 기자는 이 기지가 거의 전적으로 CIA가 자금과 시설을 지원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의 최고 정보 사령관인 세르히 드보레츠키 장군은 NYT와 인터뷰에서 스파이 기지의 역할에 대해 “(러시아) 위성들을 해킹해 비밀 대화를 해독하는 것”이라며 “(친러시아 성향의) 중국과 벨라루스 위성도 해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IA가 2016년부터 적의 비밀 통신을 감청할 수 있는 장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스파이 기지에는 CIA 요원들이 배치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준비 중인 러시아 표적 목록을 검토하고, 관련 정보를 미 정보기관 정보와 대조해 정확한지 확인하는 작업 등을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 팀이 단순하게 우크라이나 전쟁만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그렇기 떄문에 이곳에서 나오는 중요한 정보들이 단순히 우크라이나만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CIA의 비밀기지들은 10여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그동안 서방세계를 위해 러시아의 기밀들을 탈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하는 아주 중요한 정보 파트너로 탈바꿈해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전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이번에 NYT 기자가 방문한 CIA비밀기지는 지난 8년 동안 러시아 국경을 따라 12개의 비밀 장소를 포함한 CIA가 지원하는 스파이 기지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이 기지들 중 하나가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17편 여객기 격추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했음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감청 자료를 수집하여 그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요원들을 쫓는 미국인들을 지원한 적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보요원들을 훈련시키는 CIA]


또한 CIA는 우크라이나 정보요원들이 '금붕어 작전'으로 부르는 스파이 훈련 프로그램도 관리·감독했다. CIA는 지난 2016년 2245부대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정예 특공대를 훈련시키기 시작했고, 이 부대는 러시아 드론과 통신 장비를 탈취하여 CIA 기술자들이 이를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한 후 모스크바의 암호화 시스템을 해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대의 장교 중 한 명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군사 정보를 이끄는 장군인 키릴로 부다노프이다.


또한 CIA는 러시아 내부, 유럽 전역, 쿠바 및 러시아가 많이 진출한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세대 우크라이나 스파이를 양성하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이들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몇 주 전에 러시아가 어디에서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지, 또 어떤 무기 시스템을 사용할 것인지에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우크라이나의 국내 정보 기관인 SBU의 수장이었던 이반 바카노프는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가 러시아에 저항하거나 그들을 이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기존 원칙을 바꿔 미 정보기관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정보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CIA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8일째인 2022년 3월 3일 러시아가 향후 2주간 진행하려는 계획에 대한 정확한 개요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이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시 6곳 폭격 계획,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들에 대한 암살 계획 정보 등을 제공했다고 한다.


또한 2022년 7월 우크라이나 첩보원들로부터 러시아군 행렬이 남부 전선 헤르손주(州)에서 드니프로강을 도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CIA와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검증을 거쳐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한 우크라이나군 장교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CIA 현장 책임자가 “러시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하기도 했다.


[CIA, 우크라이나에서 이런 일까지 한다!]


한편,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에서 세계 최고 첩보기관인 미국의 CIA 요원 100명가량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뿐 아니라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의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작전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CIA는 정보 수집과 같은 기본적인 업무 외에도 협상에도 일부 관여하고 있고, 서방의 지원 물자 관리에도 개입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서방이 지원하는 무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뒷돈을 빼돌리거나 하는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것도 CIA 요원들의 주요 업무”라고 전했다.


뉴스위크에 의하면, CIA는 우크라이나 전쟁 첩보 수집을 위한 거점으로 폴란드를 이용하고 있다. 폴란드는 냉전 이후부터 CIA 해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9·11 테러 직후인 2002~2003년 CIA의 비밀 고문 감옥도 폴란드에 있었다. CIA 수장인 윌리엄 번스 국장도 전쟁 발발 한 달 뒤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를 방문해 폴란드의 스파이 기관과 협정을 맺고 현지에 첩보 허브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화당의 지원 반대로 막다른 길을 만난 美 CIA]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활약을 했던 CIA가 막다른 길을 만났다.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적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스파이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더 많이 의존해야 되어 이러한 정보 네트워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런데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원조 법안이 표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정보요원들 사이에선 동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중단한다면 CIA의 비밀기지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급기야 손을 떼야만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다. 이는 곧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 미국의 지원을 재차 약속하며 불안을 잠재우려 노력했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도 美 CIA의 존재를 알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의 브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미국 CIA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푸틴은 오랫동안 서방의 정보기관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반러시아 정서를 부추겨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21년말에는 푸틴이 러시아의 한 정보기관 수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논의를 할 때, CIA가 영국의 MI6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통제하고 모스크바에 대한 작전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렇게 CIA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동향을 손바닥에 놓고 보듯 샅샅이 예측하고 있는 듯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의 다양한 행동들을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사전에 정보를 터뜨리고 행동의 자제를 촉구하는 데는 이러한 CIA의 정보 수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CIA가 미 공화당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쳐 있다. 우리는 속히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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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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