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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성 파괴 우주 핵무기 개발한 러시아, 美 강공에 꼬리내린 푸틴 - 미, “러시아 올해 안 우주 핵무기 발사할 계획” - 미, 중국과 인도 외교 수장들과 러시아 우주 핵무기 논의 - “미, 우주무기 실험계획 만류하려고 러와 비공개 접촉”
  • 기사등록 2024-02-22 03:19:34
  • 수정 2024-02-22 0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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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시아 올해 안 우주 핵무기 발사할 계획”]


러시아가 우주에 떠 있는 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는 우주 핵무기를 개발해 올해 안에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미국 정보당국에서 점점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해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핵 보유국의 우주 핵무기 배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무기는 핵폭발로 엄청난 에너지파를 생성해 전 세계가 휴대전화 통화와 인터넷 검색 등에 의존하는 수많은 상업용 위성과 정부 위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러시아가 우주궤도에 핵탄두를 배치하게 되면 러시아가 서명한 1967년 우주 조약을 위반하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도 서명한 우주 조약(1967년 발효)은 우주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며 우주를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크렘린이 인간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대 위성 우주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 다음 날 브리핑에서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러시아의 새 무기가 아직 개발 중으로, 지구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만약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핵무기 역사상 가장 위험한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 것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상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핵 EMP로 알려진 이런 종류의 신무기는 전자기 에너지 파동과 많은 전기 입자를 발산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은 수년간 EMP를 포함해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 핵 추진 위성 공격 능력을 개발하려는 러시아의 노력과 관련된 정보 보고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NN은 “이 같은 신무기가 상업용 위성보다 높은 궤도를 도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핵 지휘·통제 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와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런 무기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무력화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 경우 같은 궤도 공간에 있는 러시아의 위성에도 똑같은 피해를 주기 때문에 러시아에는 '최후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 우주국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지구 궤도에는 약 7,800여 개의 위성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 중국과 인도 외교 수장들과 러시아 우주 핵무기 논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개발 사실이 인지되면서, 미국은 즉각 중국과 인도를 끌어들여 러시아를 압박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중국에 관련 사실을 거론하면서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사실상 공동 대응을 요구하고 나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6~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을 잇따라 만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제기했다”면서 “우주에서 핵 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물러서도록 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달려 있다”면서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바이든 대통령이 일련의 (외교적) 초기 조치를 지시했다”며 “여기에는 러시아, 미 동맹국,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다른 국가와의 직접적인 외교적 접촉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 우주무기 실험계획 만류하려고 러와 비공개 접촉”]


한편,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주무기 실험 계획을 만류하기 위해 러시아와 비공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2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정보당국과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지난주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관련 보도가 나오기 일주일 전쯤 러시아 측과 접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도와 중국이 중재자로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정보기관과 백악관, 국무부의 고위 관리들이 지난 1월 외교적 노력을 통한 러시아 설득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인도와 중국 측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설득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언론이 미리 보도가 터져 나오면서 막후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미국의 회담 제의에 응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주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러시아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관여 의사도 나타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어 “여기에 러시아 우주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까지 공개되면서 관련 정보 수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미국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미국 정부가 이미 1년여 전부터 러시아 우주 핵무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으나 최근 수주 전부터 행정부 내 우려가 커진 상태”라면서 “행정부가 의회 일부 의원들과도 상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우주 핵무기 발사 강력 부인]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의하면서 “러시아는 항상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 우주 핵무기 배치를 두고 잡음이 제기되지만,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주에서 하는 일만 한다”면서 “오히려 우리는 이 분야의 모든 협정 준수를 촉구하고 공동 작업을 강화하자고 수차례 제안했는데 무엇 때문인지 서방은 매우 고조된 감정으로 이 문제를 꺼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쇼이구 장관도 “첫째, 우리는 그런 것(우주 핵무기)이 없고, 둘째, 그들도 우리에게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잡음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어떻게 봐야 할까?]


그렇다면 미국은 러시아의 우주핵무기 존재 사실을 우려하고 있고, 반면 러시아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단 바이든 대통령과 설리번 보좌관 등의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이를 중국과 인도에 통보했고, 특히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중도적 입장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러시아에 대해 우주 핵무기 개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역시 중국과 같은 입장에서 러시아에 대해 확고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개발 사실을 미리 공개하면서 전 세계에 이슈화해 버리자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우주 핵무기 발사와 관련된 모든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돌연 “현재 러시아가 하고 있는 일 때문에 미국 국민이나 전세계 어느 곳에도 핵 위협은 없다”며 과도한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불과 수일 전 내용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그동안에 뭔가 분명한 상황변화가 있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미국은 러시아의 위성 핵무기 관련 기밀사항에 대해 정보 공개를 위한 기밀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번에 언론보도로 공개된 것만 하더라도 너무 많은 내용들이 알려졌다”면서 “정보가 공개된 것 때문에 우리는 다소 곤란한 입장에 처했으며, 이에 따라 정보원과 정보취득 방법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공개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말해 정보원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사실 러시아의 우주핵무기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신인 구 소련 모두 위성요격무기(ASAT)를 개발하고 실험까지 한 데다가 핵 추진 위성도 이미 발사된 바가 있어서다.


미군은 1985년 F-15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로 위성을 파괴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NBC 뉴스는 2019년 온라인 간행물인 '스페이스 리뷰'에 실린 논문이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글은 핵연료를 사용한 위성의 경우, 광범위한 통신 신호 등을 장기간 차단할 수 있는 고출력 전파방해장치(jammer)를 탑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우주에서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 논란은 분분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러시아가 그러한 우주 핵무기를 개발한 것 자체가 절대 무기도 아니며, 또한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 또한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러시아의 상황을 손바닥에 놓고 모두 꿰뚫어 보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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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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