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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국영기업에 軍조직 설치한 中, 인민봉기가 두려운 시진핑의 ‘역주행’ - 마오쩌둥 시절 민병대 부활시킨 중국 - 민간기업에까지 확산되는 인민무장부 조직 - 회색지대 전술은 중국 공산당의 핵심 눈속임 전략
  • 기사등록 2024-02-21 11: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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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시절 민병대 부활시킨 중국]


중국의 ‘미친 역주행’이 도를 넘고 있다. 이젠 국영기업들 가운데 사내 군조직인 민병대까지 설치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기업내 군조직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도대체 이 시기에 중국 내에서 그러한 군사조직이 국영기업 내에 생겨나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기업들의 발표와 관영 매체들의 지난해 보도를 자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 국유기업들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주석 시대의 유산인 민병대와 유사한 예비군 부대를 자체적으로 창설하고 있다”면서 “수십 곳의 국유기업이 최근 몇 달 새 사내에 군대 관련 부서인 인민무장부(People's Armed Forces departments·PAFD) 조직을 새롭게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러한 군사조직에 대해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이 조직은 마오쩌둥 집권 시기 정규군인 인민해방군과 함께 군대 조직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온 민병대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당시에는 군과 마을 단위로 설치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영기업들에 설치되기 시작한 예비군 성격의 민병대는 정규군은 아니지만, 전시나 재난 등 비상사태 발생 시 동원될 수 있으며 인민해방군이 맡은 역할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T는 이어 “역사적으로 이런 조직은 마오쩌둥 집권 시기 현과 촌 등에서 인민해방군을 모집하는 활동과 연계돼 있었지만,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집권기에는 그 역할이 축소됐다”면서 “다만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으로 민방위 활동과 군대 훈련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기업에까지 확산되는 인민무장부 조직]


그런데 최근들어 돌연 국영기업들에 이러한 군조직부대를 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FT는 “중국의 동원 체계 개편 등 국방개혁 움직임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중국 당국은 국가 안보 능력 강화를 위해 2022년 말부터 지역별 인민방공(防空)판공실을 국방동원판공실로 순차적으로 대체해 왔다. 중국 정부도 이런 동향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해 10월 브리핑에서 “국유기업에 인민무장부(PAFD)를 설립하는 것은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국방 건설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FT는 “지방정부의 투자그룹인 상하이 청터우(城投)그룹, 우한시 도시건설투자개발그룹, 파워차이나(중국전건집단장비연구원)그룹, 우한메트로, 후이저우시의 수자원공사 및 교통투자그룹, 장쑤성의 하이안 도시건설투자그룹 등에서 인민무장부(PAFD)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런데 인민무장부(PAFD)는 이젠 국유기업들을 넘어 민간기업들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 본사를 둔 유제품 대기업인 이리(伊利)그룹은 지난해 말 인민무장부(PAFD)를 설립했다. 이는 네이멍구 지역에서 설립된 민간기업 최초의 인민무장부(PAFD)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관영 언론은 “뉴질랜드에 여러 우유 회사를 소유한 이리가 ‘평시에는 봉사하고, 비상시에는 대응하며, 전시에는 싸우는’ 방위군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이리의 경쟁사인 국유기업 멍뉴(蒙牛)그룹도 지난해 5월 관련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에 대해 현지 군 관계자는 “멍뉴의 인민무장부(PAFD)가 군대에 대한 당의 리더십을 고수하고 비상 대응 능력을 강화하며 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개선하고 전투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연마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국영기업에까지 군사조직을 설치하는 이유?]


그렇다면 중국 당국이 국영기업은 물론 민간기업들에게까지 인민무장부(PAFD)를 설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당국의 국가안보 전략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최근들어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중시하면서 반간첩법과 사회감시를 강화하는 이유와 인민무장부 설치가 동일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중국 전문가인 제임스 차는 “2017년부터 시작된 시 주석의 2기 집권으로 인해 중국 공산당이 ‘개발’보다 ‘안보’를 강조하면서 인민무장부(PAF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내의 인민무장부 설치가 외국의 적들을 염두에 둔 조직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FT도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FT는 “이같은 움직임은 시진핑 주석이 안보를 부쩍 강조하는 데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소비 부진,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 회복의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의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및 남중국해 갈등 등 지정학적 도전에도 직면하면서 중국내 위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티모시 히스는 “인민무장부(PAFD) 부대의 활성화는 국내 상황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우려하고 있다는 징후”라면서 “너무 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에 ‘톱다운’(상명하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시말해 최근들어 중국내 경제상황이 위기로 흘러가면서 시진핑 주석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제2의 천안문사태’와 같은 인민봉기다. 그런데 대규모의 시위사태나 인민봉기가 발발할 경우, 과거와 같이 군부대가 직접 출동에 막는다면, 이는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고 당장 중국은 대규모의 국제제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군사조직이 아닌 경찰을 통해서만 진압을 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실상 군사조직이지만 그렇다고 군부대는 아닌 민병대를 시위진압용 부대로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티모시 히스도 이와 관련해 “인민무장부(PAFD)가 애국심을 고취하고 중국 공산당 지침 준수를 감시하는 동시에 기업과 사회, 보안군 간의 연락책 역할을 하며 국내 안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색지대 전술은 중국 공산당의 핵심 눈속임 전략]


그런데 이러한 회색지대 전략은 중국 공산당이 그동안 남중국해 등에서 자주 사용해왔던 전술이기도 하다. 사실상 중국 군 당국이 지휘통제를 하는 군사조직인데 외형상으로는 그저 민간인 조직, 또는 어부 등으로 위장해 외교적 마찰을 피하는 수법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3년 4월 10일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가 중국 해상 민병대의 임무를 보도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이 국가주석 취임 한 달 만에 하이난(海南)성의 탄먼(潭門) 해상 민병부대를 격려한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세계 어느 나라 정상도 어선의 군사 작전 투입을 격려한 경우는 없었다. 이때 시진핑이 격려한 부대가 바로 해상민병대다. 사실상 군부대인데 아닌척 위장한 부대라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해상 민병대는 평시에는 어업에 종사하다가 전시에 기뢰 제거 등에 투입하는 개념이다. 지금은 정규군에서 훈련을 받고 군인과 같이 봉급과 연금 등 혜택을 받는 준(準)해군으로 활동한다. 이에 대해 앤드루 에릭슨 미 해군대학 교수는 중국 해상 민병대를 “제3의 해양 군대(China’s Third Sea Force)”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상민병대의 회색전술을 이젠 중국내 민간인들의 시위나 봉기를 막는데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내에서 그러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다면 이들 민병대가 출동해 극력 저지하고 봉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그러다 희생자가 나오더라도 민간인들끼리의 충돌로 인한 것이라고 덮어씌울 것이다.


이렇게 시진핑은 지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착착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시진핑의 마지막이 그만큼 가까이 다가왔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결국 중국 기업내 민병대 설치는 중국이 그만큼 초위기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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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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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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