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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글로벌 투자시장에 중대한 변화, 인도 급상승-중국 급추락 - 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강대국의 대조적 궤적 - 인도 투자,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 - 중국의 쇠퇴가 인도에게는 기회
  • 기사등록 2024-02-08 07: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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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강대국의 대조적 궤적]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회수해 인도에 투자하는 흐름이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강대국이 대조적 궤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아시아의 떠 오르는 용’으로서 투자를 긁어 보았던 중국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회수한 후, 인도로 투자 방향을 바꾸면서 20여년만에 글로벌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그룹과 모건스탠리 같은 월스트리트의 거대 기업들이 남아시아 국가를 향후 10년간 최고의 투자처로 지목하면서 이 자금의 대부분이 인도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멘텀은 골드러시를 촉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620억 달러(82조 336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인 마샬 레이스(Marshall Wace)는 자사의 주력 헤지펀드에서 미국 다음으로 인도를 가장 큰 순매수 국가로 선정했다.


또한 취리히에 본사를 둔 본토벨 홀딩 AG는 인도를 최고의 신흥시장 지주회사로 삼았고, 야누스 헨더슨 그룹은 펀드 하우스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더불어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도 중국에 대한 노출을 확 줄이면서 인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일본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 달 새 2조원어치의 인도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인도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일본의 인도 주식형 투자신탁 총자산이 전달보다 11% 증가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보도내용이다. 금액으로는 2370억엔(약 2조12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국 증시에선 완전히 발을 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의 중국 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4275억엔(약 3조8200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중국 증시가 미·중 갈등과 부동산 시장 위기 등으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자, 일본인들이 앞다퉈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서 동일하게 나타난다. 작년 2월 초까지만 해도 아이셰어스 MSCI 중국 ETF(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MSCI 인도 ETF의 두 배 가까이 많았는데,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역전됐다.


실제로 최근 인도 ETF 순자산은 81억달러로 중국 49억달러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인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 금액도 2012~2022년 연평균 8.7%씩 늘어 중국(4.6%)을 훨씬 웃돌고 있다.


또한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시가총액은 연초 이후 1조7000억달러 빠졌다. 최근 3년간 6조달러가 증발했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5년 6월 20%에서 최근 10%로 반 토막 났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과는 상반된다. 세계 전체 시가총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2015년 6월말(30% 후반)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200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인도 투자,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강대국의 대조적인 궤적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대국인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글로벌 자본과 공급선을 중국으로부터 유인하기 위해 인프라를 대폭 확장했다. 반면 중국은 만성적인 경제난과 서구 주도의 질서와의 균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 M&G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비카스 페르샤드는 “사람들이 인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인도에는 진정한 장기 성장 스토리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도에 대한 낙관적인 정서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과거의 중국과 유사한 시장, 즉 새로운 방식으로 글로벌 자금에 개방되고 있는 거대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보게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물론 누구도 순탄한 길을 기대하지 않는다. 인도는 여전히 대부분 가난하고, 주식 시장은 비싸며, 채권 시장은 고립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


역사는 인도의 경제 성장과 주식 시장의 가치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가 7%의 경제성장을 지속한다면 시장 규모도 최소한 그 정도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총생산과 시가총액은 5,000억 달러(664조원)에서 3조 5,000억 달러(4648조원)로 동반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인도 증시의 규모가 일취월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를 대표하는 센섹스 지수와 니프티50 지수는 작년에만 28%, 20%씩 상승했다. 테크주 질주로 24% 오른 미국 S&P500 지수에 필적하는 성과다.


[자본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도 증시와 관련해 “자본의 흐름은 열기를 반영한다”면서 “미국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인도 주식을 매수하는 주요 펀드는 2023년 마지막 분기에 기록적인 자금 유입을 보인 반면, 4대 중국 펀드는 약 8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EPFR 데이터에 따르면, 액티브 채권 펀드는 2022년 이후 중국에서 1달러를 인출할 때마다 50센트를 인도에 투자했다. 탈중국 머니의 절반 가량은 인도로 고스란히 재투자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월 중순, 인도는 홍콩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주식 시장으로 부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인도의 주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인도 주식 시장이 2030년까지 세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MSCI의 개발도상국 주식 벤치마크에서 인도의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18%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의 비중은 24.8%로 사상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인도 펀드를 출시한 줄리어스 베어 은행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마크 매튜스는 “지수 가중치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더 낮아지고 인도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이는 어쩔 수 없는 방향성”이라고 단정지었다.


[중국의 쇠퇴가 인도에게는 기회]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자초한 경제의 퇴행이 인도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는 라이벌이었던 중국과의 힘의 역학 관계 변화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서방 세계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진다면, 인도는 잠재적 균형추로 여겨지며, 중국의 쇠퇴를 보완할 수 있는 또다른 ‘세계의 공장’으로서 인도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지난주 임시 예산안 연설에서 인도 정부는 다음 회계연도에 인프라 지출을 11% 늘려 11조 1,000억 루피(177조 8850억원)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지타니아 칸다리는 “공공 자본 지출과 인프라 이니셔티브로 인해 투자 사이클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을 디지털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대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알파벳의 구글 페이는 매달 수십억 건의 거래가 발생하는 인도의 모바일 기반 결제 시스템과 협력하여 서비스를 인도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루미스 세일즈 앤 코의 자금 관리자인 아시시 추는 “처음으로 수억 명의 인도인이 은행 계좌를 갖고 신용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는 글로벌 기업들을 인도에 끌어들이고, 글로벌 투자자들도 인도에 투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경제의 장밋빛 전망]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도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져 나온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1인당 소득이 여전히 낮은 인도는 다년간의 확장과 새로운 시장 기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BNY 멜론 투자 관리의 아시아 매크로 및 투자 전략 책임자인 아난다 미트라는 “인도에는 스캔들, 사회 양극화, 정치적 잡음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향후 10년 내에 약 8조 달러(1경 2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기 떄문에 변동성을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때 폐쇄적이었던 인도의 금융 시장이 계속 개방될 것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2%를 약간 상회하는 인도의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시장도 6월부터 JP모건 체이스 앤 코의 글로벌 부채 지수에 추가될 예정이다. HSBC 자산 관리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몇 년 동안 1,000억 달러의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인도는 더불어 중국의 위안화 개방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루피화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올해 세계 성장률을 2.9%로 전망하면서, 인도 성장률은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한 6.2%로 올려 잡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도 인도에 앞다퉈 투자 확대를 하고 있다. 우선 인도가 인구 14억명의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라는 강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특히 내수 시장이 큰 인도는 30세 미만 젊은 층이 51%로 많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2026년이면 인도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이렇게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몰락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이 중국이 자초한 결과라는데서 중국 공산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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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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