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美·英 시리아·이라크 이어 예멘도 공습, 머뭇거리는 이란 - 미·영 연합군, ‘저항의 축’ 세력 겨냥 대대적 공격 - 반발하면서도 머뭇거리는 이란, "먼저 전쟁 벌이지는 않겠다!" - 이란은 마국을 향해 전쟁을 하지 못하는 이유 있다!
  • 기사등록 2024-02-05 05:44:27
기사수정



[미·영 연합군, ‘저항의 축’ 세력 겨냥 대대적 공격]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소위 ‘저항의 축’ 세력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공격을 재개했다. 이번 공격은 특히 후티반군을 포함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세력들의 근거지 13개 지역에 걸쳐 36개의 목표물이 직접 타격 대상이 됐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4일(현지시간) “미국 구축함 두 척이 주력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 등을 발사했으며, 이 지역에 파견된 항공모함 아이젠하워에서는 F-18 등 전투기도 출격했다”면서 “이날 공격에는 미군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의 연합군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군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홍해의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되는 위협에 맞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협 중 하나에서 생명과 상업의 자유로운 흐름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이 함정과 전투기를 이용해 합동타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이번 공격은 전날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한 지 하루만에 벌어졌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 공습은 작전지휘 통제시설, 로켓·미사일·무인기 보관 창고 등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CNN은 “미국이 이란과의 직접적인 전쟁은 피하면서 이란 지도부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대리인들을 겨냥했다”면서 “이틀에 걸친 공격이 모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 단체를 향한 것이긴 하지만, 두 공격의 성격은 조금 다른데, 예멘에서의 공습은 홍해에서 국제 항로와 미군 군함에 대한 후티 반군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한 대응이지만, 이라크·시리아에서의 공습은 미군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이번 공습은 후티의 공격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 선박 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선박들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반발하면서도 머뭇거리는 이란]


이번 미국과 영국 등의 연합군에 의한 소위 ‘저항의 축’ 세력 공격에 대해 사실상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란의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및 시리아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면서 “이번 미국의 공격이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이날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외부의 위협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의 군사력은 중동 내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오히려 역내 국가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안보를 보장해왔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국방부도 성명을 통해 “미국의 시리아 동부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공공 및 개인 재산 피해도 있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러한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군사적 저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의 전면 충돌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미국과 영국군등 연합군에 의한 이란 지원 세력들에 대한 공격이 본격적인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란은 왜 미국을 향해 전쟁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신문은 그동안 후티반군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나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 세력들과의 충돌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충돌이 본격적인 중동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그렇게 봤던 핵심적 이유는 바로 이란의 태도 때문이었다. 이란이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의사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서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의 민병대, 이라크 이슬람 저항운동,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을 앞세워 이웃 국가들과 충돌이 있기는 했지만, 이란이 전면에 나서서 이스라엘 또는 미국과 전면전을 할 의사는 없다는 뜻이다. 참고로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슬람 수니파 신자가 대부분이지만 반이스라엘·반미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이란과 실질적인 동맹 관계다.


사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전면 침공했을 당시 이들 저항세력은 당연히 연대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란은 끝내 발을 직접 담그지는 않았다.


이란이 이렇게 이스라엘과 정면 충돌하지 않은 것은 이 경우 미국의 참전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이란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어한다. 우선 군사력 측면에서 비교가 안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전면전을 한다면 우선 공군력 측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열세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이란 전투기의 주력은 과거 친미정권 시절에 미국으로부터 도입했던 F-5 계열 75대, F-4 계열 64대, F-14 44대로 모두 미국산이다. 문제는 이들 기종들이 이미 단종됐거나 퇴역 중인 기종으로 ‘박물관 수준의 공중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이 정도 공군력으로는 이스라엘과 붙어도 쉽지 않다. 이스라엘은 첨단 기종인 F-35 39대를 비롯, F-15 109대, F-16 175대를 운용하면서 11대의 공중급유기도 보유해 장거리 타격 능력까지 갖췄다. 그러니 미국과 붙는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어렵다.


또한 이란 군대는 반혁명을 막기 위해, 군을 약 38만명 수준의 이란이슬람공화국군과 21만명 수준의 혁명수비대라는 두 개의 군대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이란의 군비는 혁명수비대가 최소 70% 이상을 쓰고 있어서, 실제적으로 전쟁을 치러야 할 이란이슬람공화국군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이란의 군사력이 내부 반란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어서 이런 기형적 군대조직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들 군사력으로 전쟁을 치르기는 역부족이다.


더불어 전쟁을 지탱해 줄 경제력 또한 역부족이다.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과 2위의 가스 자원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이란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234달러로 세계 120위에 불과하다. 그리안해도 국민적 불만이 가득한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한판 붙는다면 국가의 존망까지 염려해야 할 정도로 쏠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란이 확전을 꺼리는 또다른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수니파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 1~4차 중동전쟁 때는 이집트·요르단·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모로코 등 아랍국가들이 뭉쳐서 아랍민족주의 개념으로 전쟁에 임했지만, 지금은 국제정세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 국교정상화를 논의할 정도다.


더불어 이집트는 지난 1979년, 요르단은 1994년에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했으며, 모로코도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그러니 아랍민족주주의를 내세운 전쟁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란이 전쟁을 일으켜 미국과 정면 대결한다해도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은 ‘저항의 축’ 말고는 사실상 없다. 그렇다면 백전백패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불러올 수 있는 전쟁 확대는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미군 사망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미국의 보복 대응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는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전달된 결론은, 미국과 직접 전쟁을 피하고 대리 세력 행동으로부터 거리를 둔다는 것이었다. 물론 미군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미국에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레드라인을 사전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미국도 이란측에 소위 ‘저항의 축’ 세력의 본거지들을 향해 공격을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중동전쟁은 금방 불붙 듯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우려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도 이젠 마무리 국면으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769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