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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1/3로 쪼그라진 중국 자본시장 - 상하이 증시, 2021년 정점 대비 1937조원 날아가 - 패닉에 빠진 중국 증시, 긴급 대책 내놓은 중국 지도부 - 국채 발행해 인민은행이 인수하는 극단적 방법 선택할 수도
  • 기사등록 2024-01-30 05: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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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 2021년 정점 대비 1937조원 날아가]


중국 자본 시장이 완전히 폭망 상태에 빠져들었다. 한마디로 봄날은 이미 지나갔고, 엄동설한의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자본시장에서는 “아! 옛날이여!”라는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7일, “2021년 12월 정점에 달했을 때 13조 달러(1경 7361조원)에 달했던 중국 자본시장은 그 이후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면서 “특히 중국 본토 3대 증시 중 가장 큰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은 정점 이후 1조 4,500억 달러(1937조 2000억원)의 가치가 날아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지난 25일(현지시간) “6조 달러(8010조원) 규모의 중국 증시 폭락은 시진핑 정부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로인해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의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는 지난 3년 동안 40%나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지배하는 시장에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면서 “위기에 빠진 증시를 위해 시진핑 정부는 약 2조 위안 규모의 구제책과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로 더 이상의 폭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러한 노력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1990년 11월 상하이에서 처음 거래가 시작된 이후, 지난 25년 동안 중국 상하이의 주식시장은 매년 평균 10%씩 성장한 중국 경제의 원동력이었다.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연간 성장률이 평균 7.6%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2021년 12월까지 꾸준히 그 규모를 키워왔다. 그때가 바로 중국 증시가 정점을 찍은 때로, 그 규모는 무려 13조 달러(1경 7361조원)였으며,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쨰 규모였다.


그러나 비극적인 드라마는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부터 시작됐다. 중국의 봉쇄정책은 중국 경제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특히 투자자들은 좌절감을 느꼈고 자본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이로인해 상하이에 상장된 주식은 2021년 12월 정점을 찍은 이후, 1조 4,500억 달러(1937조 2000억원)의 가치가 사라졌다. 중국 증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주식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4조 2,000억 달러(5611조 2000억원)가 쪼그라들었다.


[패닉에 빠진 중국 증시, 긴급 대책 내놓은 중국 지도부]


이렇게 중국 증시가 사실상의 패닉 상태에 빠지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리창 총리부터 판공성 중앙은행 총재에 이르기까지 중국 최고 지도부와 정책 입안자들이 신뢰도 하락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일단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로 시장을 놀라게 한 데 이어 2월 5일 시중은행에 1조 위안(1,400억 달러, 187조 400억원)을 투입해 대출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 증권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29일부터 일정 기간 제한된 주식의 대여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오는 3월 18일부터는 주식 리파이낸싱 시장에서 일부 주식 대여의 효율성도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상하이 증시는 지난 주 5년래 최저치에서 3% 가까이 반등하면서 3,300억 달러(440조 8800억원)의 가치를 회복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이러한 조치로 중극 증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다. 우선 UBS의 전략가 멍 레이(Meng Lei)는 “경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중국 당국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중국 증시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사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지나치게 중국 경제를 낙관해 왔었다. 아마도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우리 신문도 몇 달 전부터 지속적으로 중국 경제의 위기를 말해 왔고, 시진핑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붕괴의 위기로 갈 수도 있다고 예고해 왔다.


그런데도 안일하게 경제 위기를 대하던 중국당국이 증시가 폭락 장세로 접어들자 화들짝 놀라면서 대응카드를 부랴부랴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증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이래 거의 10년만이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 당국이 경제의 주요 동력인 부동산에 대규모 부양책을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노후 아파트 철거와 새 아파트 건설 및 분양을 위해 3조 위안이 넘는 중앙은행 자금을 지원했다. 당국은 금리를 급격히 인하하여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를 촉진했다. 그해 10월에는 두 자녀 정책이 도입되어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그해 GDP 성장률은 7%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인 2023년의 경제상황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중국 당국은 5.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고 자랑했지만, 그 신뢰성도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디플레이션을 기록했다. 또한 12월 주택 가격은 거의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출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졸업생들의 실업자 수는 엄청나게 많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더 중요한 것은 당국이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할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잘못됐다”면서 “정책 조치는 소극적이었고, 국가 안보가 성장과 동등한 우선순위가 되고 있으며, 공산당 최고위층에 권력이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는 징후는 정부 관리들이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레이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제이슨 슈도 블룸버그에 “중국의 정책 변화로 인해 많은 대출이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신용도가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는 현재 경기 침체의 규모가 2015년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러한 중국 상황은 전반적으로 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훨씬 더 광범위한 기반에서 미래에 대한 비관론으로 이어져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당국이 온갖 경제 데이터를 숨기고 또는 조작하더라도 중국의 주식시장 상황은 중국 경제의 실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중국 당국이 경제성장률 수치가 지난해 5.2%라고 주장하더라도 중국의 주식시장은 그러한 당국의 발표가 거짓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다양한 증시 부양책을 쓴다해도 ‘구멍뚫린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중국 당국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29일 월요일의 중국 증시는 또다시 대규모의 하락장세를 보였다.


[과연 마지막 도박에 나설까?]


사실상 중국 당국은 대규모 부양책을 일으킬 만큼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 이미 공식적으로 확인된 국가채무비율만 해도 310%를 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은 국채를 발행해 그 자금으로 경기 부양을 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말하면서 실행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갈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한가하게 장난칠 때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도 심각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채를 발행해 재원 조달을 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이 발행한 국채를 글로벌 시장에서 소화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고 봐도 좋다.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와 리창 총리가 한 목소리로 “국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검토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외쳤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발행한 국채를 아예 인민은행이 매입을 해 버리는 방안인데, 물론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은 모든 금융기관을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국채를 매입해 버린다면 당장 위안화 국제화는 물론이고 일대일로 사업에도 엄청난 차질이 예상된다. 인민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무너짐으로써 국제적인 신뢰도 완전히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은 당연히 국채금리의 상승을 불러오면서 그리안해도 심각한 부동산 경기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너무나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래서 리창 총리와 판궁성 총재가 준비하고 있는 국채의 인민은행 매입 방안은 매우 하수(下手)다. 또한 그렇게 했음에도 경기 부양도 안되고 주식시장마저 무너진다면, 그 다음은 이제 ‘시진핑 하야’라는 막다른 길로 몰릴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중국 당국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 경영체제를 전면 쇄신하는 길밖에 없다. 경제정책도 당장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국영기업이 아닌 민간기업 중심의 경제, 진짜 인민을 위한 경제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살아나면서 경제도 회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 경제도 더 이상 중국 경제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자칫 동반 추락할 수도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간 무역 역조 현상을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위기가 한국경제에는 또다른 기회의 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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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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