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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29 0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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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서울시민의 힐링공간 남산을 유원지로 만들려는 하라”


남산곤돌라와 남산스카이워크 건설로 대표되는 서울특별시의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대한 반발이 매서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작년 12월 20일(수) 녹색연합, 생명의숲, 생태지평, 환경정의 등 12개 시민환경단체들이 “서울시의 남산곤돌라 설치를 위한 도시계획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금년 1월 3일 전국환경단체협의회, 서울학부모연대 들이 서울교육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고 17일(수)에는 자유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까지 가세하여 항의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 30일(화)에는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서 학부모단체와 환경단체 회원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곤돌라 건설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합동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합동시위에는 전국 45개 시민환경단체 연합체인 전국환경단체협의회(상임대표 한재욱)와 자유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 그리고 23개 환경단체장들의 연합체인 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회장 한만정)와 <서울학부모연대> 등 학부모단체회원들, 그리고 예장자락 학교의 학부모들 100여명이 참석하여 남산 생태환경을 훼손하고 수십년간 회복해온 남산 경관을 일거에 망가뜨리고 게다가 예장자락 소재 수천명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남산곤돌라 설치 백지화를 강력 촉구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한재욱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대표는 “지속 가능한”이라고 명명해놓곤 남산곤돌라에다가 남산스카이워크까지 시설물을 토목삽질하여 남산 생태와 경관을 파괴하여 남산을 “지속 불가능”하게 파괴하는 행위는 마치 전쟁을 평화로 명명한 조지오웰식 명명법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이날 참석한 한 시민은 “남산곤돌라 25대의 리프트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의 일부는 생태환경과 자연경관이 절대적으로 보전되어야 하는 ‘비오톱’ 지역인데, 남산곤돌라를 설치하면 생태 환경과 자연 경관이 훼손될 것이 분명하다”며 남산곤돌라 설치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 아래는 이날 서울학부모연대 임정원 위원과 전국환경단체협의회 한재욱 대표가 발표한 기자회견 전문이다.


<성명서> 날이 갈수록 꼬이고 있는 남산곤돌라 건설은 즉각 백지화되어야 한다” 


서울시의 남산곤돌라 계획이 날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시민환경단체와 학부모들로부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찰을 강행했지만 입찰 지원 업체가 없어 무산되어 재입찰 공고를 내는 우스운 모양을 연출하더니 이번에는 조달청으로부터 법령과 조례의 검토를 요구받기에 이르렀다. 


생태및경관보전지역인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선 녹색시민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밟도록 서울시 조례가 규정하고 있으나 이 절차를 생략한 데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의 항의와 자유공무원노조의 이의 제기 공문을 조달청이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마이동품으로 재입찰 공고를 냈다.


남산은 서울 도심의 녹색 공간으로서 서울시민들의 힐링 공간이다. 수십년에 걸쳐 남산 곳곳에 있던 주택들과 빌딩들을 철거하고 남산순환도로에 자동차 진입을 통제한 것도 바로 이 남산의 힐링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 수십년의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토목삽질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벌이려 하고 있다. 무슨 권리로 힐링공간을 하루 아침에 유원지로 바꾸겠다는 건가? 


더욱더 황당한 것은 “지속 가능한 남산프로젝트”란 명명이다. 남산곤돌라에다가 남산스카이워크까지 시설물을 건설하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남산 생태와 경관을 파괴하여 남산을 “지속 불가능”하게 할 토목삽질일 뿐이다. 이는 마치 ‘전쟁’을 ‘평화’로 명명한 조지오웰식 명명법이 아닐 수 없다. 


남산곤돌라가 설치되는 구간의 일부는 생태경관보전구역이다. 서울시는 지금도 남산의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언론에 홍보하며 이를 위해 남산곤돌라 건설을 한다는 자기모순적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남산곤돌라로 하루 수만명의 탑승객이 정상부로 몰려가면 생태 파손 위협이 더 가중될텐데 대체 어떤 근거로 남산곤돌라가 남산의 생태 보전에 이바지한단 말인가! 


게다가 남산 경관 확보를 위해 멀쩡한 교통방송 건물을 철거한 바로 그 자리에 25대의 곤돌라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남산곤돌라를 설치하겠다는 건 오세훈식 자기모순의 극치다. 경관확보를 위해 철거한 건물 그 자리에 그보다 더 심한 경관 파괴를 하는 곤돌라를 짓겠다? 그야말로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서울시가 남산곤돌라 설치 이유로 내세우는 것 가운데 하나는 기존의 케이블카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 역시 참으로 황당하다. 새로 만들 남산곤돌라는 명동역 1번출구에서 200미터인데, 기존의 남산케이블카는 명동역 4번출구에서 560미터이다. 고작 360미터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270여 미터밖에 안되는 남산에 케이블카에 이어 곤돌라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니, 이 논리대로라면 설악산 같은 큰 산에는 수십 수백 개 케이블카가 만들어져야 할 판이다. 


또한 환경을 파괴하여 만든 곤돌라의 수익으로 남산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겠다고 한다. 곤돌라 수익이 날 것이란 건 요즘 말로 뇌피셜이 아니고 뭔가? 우리는 지자체들이 곤돌라를 건설하여 한두해 반짝 수익을 내다가 시민의 혈세를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수많은 예를 보고 있다. 남산곤돌라가 수익이 난다는 보장을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남산곤돌라 건설로 이회영기념관을 이전했다가 남산곤돌라 건설 이후 확장하겠다고 하는데 이 역시 남산곤돌라 건설로 인한 예산 낭비이다. 남산곤돌라 건설에는 이처럼 숨겨져 있는 예산이 있고 이론 인한 시민들의 피같은 혈세가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남산곤돌라 건설 과정과 운행으로 인해 아동 학습권과 학생 인권을 심각하게 초래 받을 남산 예장자락 수천명 학생들과 수만명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냈는가? 


만에 일이라도 학생들과 학부모의 동의도 받지 않고 학교장들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마치 전학교 구성원이 동의한 것으로 둔갑시키려 한다면 이는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 강자와의 동행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역시 자기모순이며 대국민 기만행위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남산곤돌라는 리라유치원, 숭의여대부설유치원, 리라초등학교, 남산초등학교, 숭의초등학교, 리라아트고등학교, 숭의여자대학교 등 수천명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놀자’ 분위기로 바꿀 뿐 아니라, 쉬지않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곤돌라 탑승객들이 학생들을 ‘볼거리’ 삼아 아래로 내려다보게 하게 하여 아동 인권과 학습권, 그리고 생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할 것이다. 


25대의 곤돌라가 남산의 경관을 훼손하면서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교, 사회복지시설 위로 운행시간 내내 돌고 있는 모습을 상상을 해보면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가 아닌 ‘무서움이 가득한 남산’으로 변할 것이 분명하다. 


애국가 2절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남산 위의 저 곤돌라”가 될 것을 우려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사항


1. 서울시의 남산곤돌라와 남산스카이워크 설치 계획을 즉각 백지화할 것을 촉구한다.

2. 서울시의회는 소속정당의 진영논리를 벗어나 <남산곤돌라> 설치의 문제점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예산 통과를 막아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3.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는 학교장의 동의서는 즉각 휴지통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 12월 26일


서울학부모연대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녹색청년봉사단 

한국환경단체장협의회 남산숲지키기범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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