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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항공모함 3+1에 해병대 증강, 中 포위작전 나선 美 - 美, 아태지역에 '항공모함 3+강습상륙함1' 체제 - 중국의 대만 위협+북한의 도발 겨냥한 무력시위 가능성 - 긴장하는 중국. “도대체 미국의 속셈이 뭐냐?”
  • 기사등록 2024-01-29 05: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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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태지역에 항공모함 3+1체제]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회담도 하면서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팽팽한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 3개의 항공모함 전단과 1개의 강습상륙함 전단까지 대거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올해들어 첫 번째로 대만해협에서 항행의자유 작전을 펼쳤고,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해병대 전력도 증강했다. 중국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USNI뉴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원래 3함대 소속이었던 루스벨트 항공모함(Theodore Roosevelt, CVN-71) 전단이 대만 총통선거 직전인 지난 11일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 노스 아일랜드 해군기지를 떠나, 이날 7함대에 배치되어 작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니미츠급인 루스벨트 항공모함은 4~6대의 E-2C 조기경보 통제기와 4~6대의 EA-18G 그라울러(전자전 공격기)가 달린 최소 36대의 F/A-18E/F 슈퍼 호넷 전투기와 그 외 각종 헬리콥터 등 총 약 90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다.


눈여겨볼 것은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7함대에는 이미 칼빈슨호 항모와 레이건호 항모가 배치되어 있는데 왜 루스벨트함까지 추가로 배치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뿐 아니다. 7함대에는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배치되어 있다.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만 해도 함재기를 최대 28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보통의 해상임무때에는 F-35B 전투기 20대와 시호크 대잠전 헬기(SH-60F) 6대를 탑재한다. 사실상의 준 항공모함급이라는 의미다.


물론 미군이 아태지역에 트리플항모를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 2022년 1월에도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대형 강습상륙함 2척 등 항모급(級) 함정 5척이 동시에 아태지역에 집중 배치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미군의 전력이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그러나 이때는 일본 요코스카 항에 정박중인 로널드 레이건함과 교체하기 위해,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가 아태지역에 진입한 것이어서, 일시적인 트리플 항모체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난 2017년에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레이건호와 루스벨트호, 니미츠호 항모 등 3개 항모전단이 동해에 들어와 한미연합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중국의 대만 위협+북한의 도발 겨냥한 무력시위 가능성]


이만큼 동아시아 지역에 트리플 항모체제가 갖추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렇게 동아시아 지역에 미 해군 전력을 증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증파된 날이 대만의 총통선거 직전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선거 이후 대만해협 상황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의미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총통 취임일인 5월까지 중국의 대만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판단을 미국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은 대만의 '1.13 총통선거' 이후는 물론,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의 군용기를 대만 공역에 투입하면서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27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33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33대 가운데 쑤(SU·蘇愷)-30 전투기를 비롯한 13대가 각각 대만해협 중간선이나 그 연장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북부 공역과 서남부 공역으로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되돌아갔다.


또 해당 해역에 함정들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함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했다. 이와 함께 대만 국방부는 26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 풍선 2개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군은 25일 오전 6시부터 26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한 바 있다. 대만군은 26일에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의 풍선 4개를 탐지했다.


미국은 또한 중국이 필리핀과 영해싸움을 벌이고 있고, 동시에 일본의 센카쿠 열도에서의 정면 충돌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리핀과 중국간의 마찰은 충돌 일보 직전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위협을 대비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도발에도 미국은 상당히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북한은 수시로 미사일들을 발사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28일에는 '사이버동맹 훈련'을 비롯한 한미의 각종 연합훈련을 거론하며, 전쟁 발발 시 한미가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긴장하는 중국, “도대체 미국의 속셈이 뭐냐?”]


그런데 뭐니뭐니해도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동지역에는 불과 1개 전단만 운용하고 있는데, 아태지역에 트리플항모에 1개 강습상륙함까지 집중 배치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이러한 미군의 행동에 대해 중국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들어 미국의 군사행동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칼빈슨 항모타격단이 한국군 및 일본 자위대와 동중국해에서 3차 연합해상훈련을 진행했다. 이들 3국간 해상훈련은 지난해 11월에도 진행된 바 있다.


또한 USS 존 핀 (DDG-113)이 지난 24일 새해들어 처음으로 대만해협 북쪽에서 남쪽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알레이 버크급(Arleigh Burke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존핀은 지난해 3월 일본 요코스카에 전진 배치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USNI News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해병 순환부대 200여명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동맹국들과 함께 잠재적 분쟁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도록 철저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3개월 넘게 이어진 이번 훈련은 올 봄 호주에서 시작되는 2,500명 규모의 MRF-다윈을 포함하여 이 지역에 매년 두 차례 반복적으로 실시되는 I MEF의 연례 파병 중 하나다. I MEF에 따르면, 각 확장 부대는 인도 태평양 전역의 미군 및 동맹국과 함께 훈련하고, 교전하고, 작전하는 전방 배치 부대이다.


이 훈련에는 두 척의 해군 연안 전투함인 USS 찰스턴(LCS-18)과 USS 맨체스터(LCS-14), 원정 고속 수송함인 USNS 밀리노켓(T-EPF-3)과 USNS 브런즈윅(T-EPF-6)과 협력하여 작전을 수행했다.


이러한 미군의 움직임에 중국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트리플 항모를 배치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영 CCTV 군사평론가인 쑹쭝핑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중동에 1개 항모전단을 둔 상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3개 항모전단을 배치한 건 미국 전략의 중점이 유럽, 중동이 아니라 아태 지역에 있다는 의미”라면서 “미군의 관련 동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더욱 긴장시키는 것은, 올해 말에는 레이건호 항모를 대신해 워싱턴호 항모가 서태평양에 배치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아태지역에의 트리플 항모 체제가 올해를 넘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니 중국이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영 CCTV 군사평론가인 두원룽은 “한반도 상황에 대비해 항모를 보낸다는 건 명분일 뿐”이라며 “아태 지역에 3개 항모전단을 배치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위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트리플 항모+1강습단 체제의 위력은?]


사실 중국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미군의 트리플 항모에 1강습상륙단 체제가 갖는 엄청난 군사력 때문이다. 트리플 항모에 탑재된 최첨단 항공기만 약 270여대에다 강습상륙함에도 30여대가 이륙을 준비중이다.


여기에 이들 트리플 항모들은 적국 목표물 4000~5000개를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는 가공할만한 무장력을 갖고 있다. 특별히 제공과 제해, 육상목표물 공격, 전자전, 대잠수함 작전 등을 모두 펼칠 수 있는 종합적인 전투 능력도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러니 중국이 아무리 둥펑-26과 둥펑-21 등 대함 탄도 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맞대응할까?]


그렇다면 미군의 이러한 무력시위에 중국군은 맞대응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지난 2021년 4월에 있었던 해프닝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SCS Probing Initiative는 2021년 4월 9일 “바시해협 주변에 있는 루스벨트 항모전단을 호위하기 위해 미군의 P-8A 두 대가 주변을 정찰했다”면서 “남쪽으로 향하는 중국의 랴오닝(遼寧)함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알렸다.


사실상 중국의 랴오닝함과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정면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인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베트남의 군사전문가인 듀안 당은 지난 2021년 4월 10일 오전 2시 42분(UTC; 세계협정시; 한국 시간 오전 11시 42분) 대만 남쪽과 필리핀 루손 섬 사이의 바시해협(Bashi Strait)을 통과한 랴오닝함이 바시해협으로 향하고 있던 루스벨트 항공모함을 멀찍이 피해 11일 0시 14분(UTC, 한국시간 09:14) 하이난다오의 해군기지 인근으로 도망치듯 속도를 낸 항적을 4월 12일 트위터에 올렸다.


군사전문가 듀안당이 올린 랴오닝함과 루스벨트 항모전단의 이동 항적 시간을 보면 랴오닝함이 얼마나 전속력으로 질주했는지를 육안으로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루스벨트 항공모함은 랴오닝함의 이동을 뻔히 알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정상 속도를 유지하면서 여유 있는 항해를 했다.


그런데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그렇게 여유를 부린데는 이유가 있었다. 루스벨트 항모가 바시해협을 향해 항진하는 와중에, 미 해군은 4월 10일(현지시간) 전용 웹사이트의 포토갤러리에 동중국해를 항해하는 랴오닝함을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USS 머스틴 함(DDG 89) 선상에서 지휘관 2명이 다리를 꼬고 앉아 내려다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통해 보면 랴오닝함과 머스틴함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육안으로도 훤히 보이는 거리였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미 해군은 이러한 사진을 왜 올렸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랴오닝함의 상대는 마킨 아일랜드 상륙강습함도 아니었고,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은 더더욱 아니었다. 심지어 중국의 랴오닝함이라는 존재가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 머스틴 함조차도 저렇게 편안하게 다리 꼬고 구경할만한 그 정도 수준밖에 안된다는 것을 만방에 과시한 것이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상황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일종의 과시 행위라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중국군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사진이라고 본 것이다.


이것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실체다. 중국의 해군전력은 사실 미군 전력을 쳐다볼 능력도 안된다. 그저 피하기 바쁠 정도의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 해군에 의한 트리플 항모체제가 단순하게 중국을 향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의 도발에도 대응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점에서 중국 역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때마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26∼27일 왕이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태국 방콕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이러한 외교적·군사적 동시 압박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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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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