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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의 치명적 군사행동 징후, 과연 도발할 수 있을까? - 美, 김정은 수개월내 치명적 군사 도발 위험 판단 - 김정은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따라 자신감 얻어 - '러시아 돈줄' 잡은 북한, 전쟁 피할 이유 있다
  • 기사등록 2024-01-27 0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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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김정은 수개월내 치명적 군사 도발 위험 판단]


북한의 연이은 무력 시위와 한국을 향한 전례없는 적대적 발언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치명적 군사행동 징후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에 무기 판매로 든든한 돈줄을 확보한 상황에서 결코 도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과거보다 한층 공격적인 대남 강경 발언을 하고 있으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가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김정은이 조기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 당국자들은 2010년 북한의 서해 도서 공격 도발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남북은 포격전을 벌여 군인들이 전사했고, 한국에서는 민간인들도 사망했으나 확전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전날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포럼에서 최근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 “북한이 매우 부정적인 행보를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 아시아 소사이어티 부회장도 이날 행사에서 “김정은이 2010년 연평도 포격을 넘어서는 공격을 할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충격적인 물리적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정은의 북한은 24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고, 지난 14일에도 극초음속 탄두를 장착한 신형 고체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했다. 또한 지난 5일에도 서해에서 수백 발의 포격을 가해 도서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더불어 “평화적 통일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해 우리 공화국(북한)에 합병할 것임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지난해 12월 3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정은의 행동에 대해 NYT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적대적 노선으로 (대남)정책을 변경한 이후, 북한이 향후 몇 달 내에 한국에 대해 치명적인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은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따라 자신감이 커지면서 도발적 행동도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 동서연구소 진 리 연구원도 “(김정은의) 발언과 정책 변화는 불안감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김정은이 김정일이 2010년에 했던 것처럼 서해 도서 지역에서 군사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과 시그프리드 해커도 최근 38 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 이후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면서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키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김정은의 최근 발언 수위가 한층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로인해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할 임박한 위험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급격한 긴장고조는 피하는 수준에서 북한이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핵 및 전쟁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해당 수사(修辭)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우리는 핵 능력을 포함해 군사력의 지속적인 증강을 추구하고 있는 체제를 책임지는 사람의 수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같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북한 도발 우려는 미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내 권위 있는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은 “김정은이 수십년간 지속된 미북 관계 정상화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면서 “상황이 얼마나 우려스럽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고 스스로도 놀라고 있는데, 아마도 북한은 기습 공격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1일에는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트 헤커 박사로부터 “김정은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한반도 상황은 1950년 6월 초 이후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면서 “지난해 초부터 북한 매체에서 나오는 전쟁 준비 메시지는 전형적인 허풍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NYT에 “2019년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때 협상이 결렬된 뒤 김정은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포기했다”고 짚었다. 특히 칼린 연구원은 “북한이 2021년 8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이며, 북한 당국자들은 이를 미국의 글로벌 후퇴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 돈줄' 잡은 북한, 전쟁 피할 이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임박론과는 달리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에 무기 판매로 든든한 돈줄을 확보했고, 이로인해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로 한반도 전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자회사인 피치 설루션의 북한경제 전문가 안위타 바수가 북한 경제가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 중국과의 무역 재개에 힘입어 올해 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치는 핵 개발에 따른 유엔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바수는 이어 “북한 노동력의 약 절반이 어느 정도는 군수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북한산 무기에 대한 수요 증가가 불가피하게 이 부문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위성사진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 사이 교역이 꾸준히 지속하면서 북한이 200만 발 이상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 개를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미사일의 경우, 미사일 한 발당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이르며, 여기에다가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스템도 구매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사용하는 155㎜ 포탄의 경우, 1발당 가격이 3천∼4천 달러(약 400만∼535만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미사일·포탄 등의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 한국은행이 북한의 경제 규모를 약 245억 달러(약 32조8천억원)로 추산한 것에 비추면 엄청난 금액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북한이 러시아와의 교역으로 장기간 정체됐던 경제에 활력을 얻고 있어 북한 정권의 호전적인 발언은 그저 '공갈'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것이다. “북한 경제가 차츰 살아나면서 북한이 향후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더 극단적인 수단으로 도박을 해야 하는 압박도 줄어들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판단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블룸버그에 “김정은은 핵무기 사용이나 전쟁이 그의 정권의 종식을 뜻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는 '집단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절박하지 않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25일(현지시간),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의 칼럼을 통해 “김정은이 실제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면서 “김정은의 최근 불같은 수사와 위협은 푸틴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 강화라는 진짜 목표를 두고, 서방과 북한 주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시 로긴은 이어 “'북한 전쟁 준비설'보다 더 그럴듯한 설명은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도 WP에 “김정은은 워싱턴ㆍ서울과의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리는 대신, 북한의 돈과 산업을 무기사업에 쓰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운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다른 나라의 전쟁을 돕기 위해 대량의 탄약과 미사일을 보낼 때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법”이라면서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된 북한을 상대하지 않는다. 이제는 러시아와 제휴한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시 로긴은 “분명한 것은 러시아·북한·이란 등이 모두 협력해 향후 수년간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싸울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조시 로긴은 이어 “미 정부가 창의적인 대북 정책이 없는 듯해 안타깝다”며 “한국ㆍ일본과의 관계 강화 등 동맹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지난달 물러난 성 김 대북특별대표 후임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신문도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향해 위협적인 군사행동을 하기는 하겠지만, 전면 도발 같은 자살적 망동은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 기껏해야 서해 바다나 휴전선 상에서 포사격 등을 통해 위기를 조성하는 일 정도로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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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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