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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홍콩 증시 악화일로, 경제 우려에 증시는 ‘패닉’ - 중국·홍콩 증시 비관론 확산, 중국 믿었다 낭패 - 중국 경제의 비관적 전망 보여주는 홍콩 증시 - 예견된 중국 증시의 추락, 국제정세를 알아야 한다
  • 기사등록 2024-01-23 12: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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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홍콩 증시 비관론 확산, 중국 믿었다 낭패]


중국과 홍콩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의 폭락은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관론을 확산시키는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 정도면 중국과 홍콩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2.4% 하락하며 거의 20년 전의 수준에 근접했고, 중국 본토 벤치마크인 CSI 300 지수는 1.6% 하락 마감했다”면서 “그 결과, 본토 주식의 홍콩 이중 상장에 대한 가격 프리미엄을 추적하는 지표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상장되어 있고 중국의 간섭이 덜한 홍콩의 주가 하락폭이 더 가파르다는 것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우려스럽게 만든다”면서 “지난 19일 S&P 500 지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월가의 낙관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중국 주식의 지속적인 매도세는 더욱 눈에 도드라져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 지수는 이미 13% 하락하여 글로벌 지수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S&P 500 지수는 1.5% 상승했다.


중국 증시가 이렇게 몰락에 가까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민은행이야 약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결국 중국 경기 회복을 위한 통화정책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받아들여졌고, 이로인해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서 해외 자금은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압력도 중국 주식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도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심화, 디플레이션 압박과 함께 경제성장률 회복을 위한 공격적인 통화 및 재정 조치를 꺼리는 중국 정부의 태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미국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규제 감독 강화에 대한 우려가 (중국 증시)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UBS 글로벌 자산의 에바 리 중화권 주식 책임자도 “인민은행의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며 “중화권 증시의 상승을 위해선 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삭소 캐피털(Saxo Capital Markets HK Ltd.)의 시장 전략가인 레드몬드 웡은 “상당수의 H(홍콩)주 투자자는 해외 기관 펀드이며, 이들은 아시아 배분을 홍콩에서 일본 및 기타 아시아 시장으로 재배치하고 있다”면서 “중국 본토 투자는 더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더 이상 중국과 홍콩 투자에 미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비관적 전망 보여주는 홍콩 증시]


그런데 주목할 점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이 종종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더 나은 지표이자 광범위한 투자자 심리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는 지표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상하이와 선전에서의 거래는 공매도나 기업공개에 대한 제한부터 구두 경고, 국부펀드의 직접 개입에 이르기까지 중국 규제 당국의 간섭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홍콩 항셍지수가 200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기 직전까지 1% 넘게 하락했고, 홍콩의 벤치마크인 항셍지수도 2009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22일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중국 기술 대기업인 메이투안과 텐센트 홀딩스, 그리고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리 오토와 비야디(BYD)였다.


[중국 자본도 이젠 미국 시장으로 몰려간다!]


중국과 홍콩 증시가 한마디로 죽을 쓰다보니 이젠 중국 본토의 자금까지도 미국 증시로 몰려가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런(China run·중국 탈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2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미국의 50개 대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한가(10%)를 기록했다. 이날 화제가 된 것은 ‘MSCI 미국50 ETF’라는 상품인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과 같은 미국 대장주들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그런데 ‘MSCI 미국50 ETF’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부진한 중국 증시 흐름에 실망한 개인 투자자 자금이 미국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몰려가면서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결국 중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 우려되면서 홍콩에 투자하고 있던 외국인 자금들이 빠져 나가고 있고, 심지어 상하이 등의 본토 자금마저도 일본 등지의 ETF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빈 첸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 하락 원인으로는 단기적인 상승 촉매제 부족과 역내 더 매력적인 대안(일본 등)으로의 유출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일본 증시는 중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에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3만6546.95로 장을 마감하며, 1990년 2월 이후 33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화권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보다 매력적인 일본 시장으로 이동하는 등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앞서 일본 증시 상승 배경을 설명하며 “침체한 중국 본토 주식을 포기한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치솟고 있는 일본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315억위안(약 5조 8574억2500만원) 상당의 중국 본토 상장 주식을 매도했다.


[예견된 중국 증시의 추락, 국제정세를 알아야 한다]


최근 홍콩 H지수가 떨어질수록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국내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홍콩 증시의 미래는 이미 예측되었다는 점이다.


과거와는 달리 중국 본토와 직결되어 있는 홍콩 증시 역시 중국 경제 상황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면서 사실상의 하위변수가 되었다. 이는 지금의 홍콩이 과거 자본주의가 지배하던 그때의 홍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추락하면 홍콩 증시 역시 바닥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나치게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고 심지어 과대평가까지 하는 친중적 전문가들로 인해, 중국을 제대로 보지 못하다가 결국 이런 사단이 난 것이 아닌가 보인다.


결국 현재로서는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중국 주가지수의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주식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국채와 위안화에 투자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블룸버그도 21일(현지시간) “지난해 경제성장률 등 최근 발표된 지표를 보면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고자 해도 고금리 상태인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중국 자산의 경우 주식 외에 국채·위안화에 대해서도 비관적 시장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국채 가격의 경우,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로 금리가 내려가면서 올해 들어 아직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 수혜를 기대하고 고금리 국가들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5% 근방으로 인도(7.1%), 브라질(10.7%)보다 크게 낮다.


이런 가운데 자산운용사 abrdn의 에드먼드 고는 “중국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 순전히 인도 등의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라면서 “미 국채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한국 국채 등 미 국채 대용물(proxy)들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가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국채 수익률 곡선(장단기 국채 간 금리 차이를 표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그런 만큼 미국 기준금리가 내릴 경우, 한국 국채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인도는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채권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런 가운데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앞으로의 중국 경제 전망은 더 나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관적 전망을 불러 일으킨 이는 바로 리창 중국 총리였다. 리창 총리가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 없이 경기 확장을 이룰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의 중앙 및 지방정부들의 부채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과다하다 보니 대규모 경기 부양을 할 여력 자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중국 경제를 더욱 악순환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를 믿고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부탁하건데 친중적 전문가나 언론들의 지극히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이제 귀를 닫으시길 바란다. 그래야 중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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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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