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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일류대마저 취업률 20%, “시진핑에게 버림받았다!” - 명문대생도 못 비껴간 中 역대급 취업난 - 치솟는 실업률, 초위기 상황에 진입한 중국 - 청년 실업 위기, 진짜는 아직 오지 않았다
  • 기사등록 2024-01-13 23: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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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생도 못 비껴간 中 역대급 취업난]


중국 청년들에게서 “우리는 시진핑에게 버림받았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심지어 지난해 중국 명문대 졸업생들의 진학을 제외한 실질 취업률은 2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현지시간) 상하이의 명문 푸단대가 지난 9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작년 이 대학 학부 졸업생 3천226명 가운데 취업자는 583명으로 18.7%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부 졸업생들 가운데 1천714명이 국내 대학원에 진학했고, 564명이 해외 유학을 떠났는데, 이에 대해 RFA는 “작년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최근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면서 “중국내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취업 기회가 줄어들자 어쩔 수 없이 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 사회진출을 미루거나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푸단대는 베이징대, 칭화대와 함께 중국의 3대 명문대학으로 통한다. 이렇게 중국내 초일류대학 학생들의 취업률 수준이 이렇다면 다른 대학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RFA는 진단했다.


실제로 칭화대의 경우 불과 15.2%인 491명만 취업이나 창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찾았고, 나머지는 진학이나 유학을 선택했다. 저장대도 1천318명이 취업해 실제 취업률 22.2%를 기록했고, 66.4%는 진학 및 해외 유학에 나섰다.


[치솟는 실업률, 초위기 상황에 진입한 중국]


지금 중국이 갖고 있는 최대 현안 중의 하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다. 더딘 경제 회복과 중국인 자산의 70%를 넘는 부동산 장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6월 중국의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은 21.3%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당국은 이후 청년 실업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도 있다.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은 지난해 7월 “당국의 청년 실업 통계에는 탕핑족(躺平族·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들을 포함한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실업률 통계에는 일주일에 한시간 일하는 이들까지 모두 취업자로 포함시켰다. 여기에 집안 일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아예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전업자녀’ 수는 무려 1,600만명을 넘는다. 이들은 16~24세 전체 인구 약 1억 5천만명중 약 10.7%에 이른다. 그렇다보니 장단단 교수팀의 46.5% 실업률이라는 수치가 현실에 더 부합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사실 초위기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졸업자수는 1천179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해 1천158만명보다 21만명(1.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에 따른 경제 충격 및 회복 부진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졸자가 더 늘면서 현재도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의 구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청년 실업]


이렇게 청년 실업 문제가 엄청난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서 “젊은이들은 농촌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신하방(新下放)’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한마디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당국은 취업난을 해소하고 도농 격차를 줄이기 위해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명을 농촌으로 보내 풀뿌리 간부나 자원봉사자 등으로 일하게 할 계획을 세웠다. 장쑤성도 매년 최소 2천명의 대졸자를 농촌에 보내기로 하는 등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청년들의 농촌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며 지식인과 학생들을 강제로 농촌으로 보냈던 하방 운동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이 없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신하방운동에 대해, 중국 현지인들마저 속으로 혀를 차고 있다. 외동으로 태어나 경제력이 있는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자란 ‘주링허우’(1990년대생)와 ‘링링허우’(2000년대생) 등 신세대들이 하방을 택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안보연구원의 팡충옌 조리(助理)연구원은 “수출 부진,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등의 경제 지표는 중국 경제 침체가 지속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오히려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청년 하방 등 기존의 실업 문제 해결 방법이 더욱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취업난은 더 악화해 또 다른 사회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팡충옌은 경고했다.


팡충옌은 그러면서 “높은 실업률 때문에 청년들이 당장 거리로 뛰쳐나와 가두 항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지만, 지난 세대와 달리 지금의 청년들은 현실에 대한 불만을 인터넷을 통해 토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재한 후 “청년들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며, 문제가 계속 누적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임계점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청년 실업률, 왜 이렇게 높아졌는가?]


그렇다면,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점에 이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장단단 교수는 “중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는 2020년 이후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소비와 기업 경영 환경 등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은 데서 기인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청년 실업률에 가장 영향을 끼친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시진핑의 경제정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이래, 소위 ‘공동부유’ 카드를 핵심 정책으로 꺼내들면서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금융, 교육, 인터넷 등 소위 핫한 업계를 규제하는 중국 당국의 정책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 기업들에 대한 벌금, 영업 중지 등 규제 조치는 각 기업에 충격을 안겼고, 심지어는 문을 닫는 사례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들 기업들이 바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연봉이나 대우가 좋은 기업들이었는데 시진핑 정권은 이들 기업들의 싹을 잘라버렸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시진핑의 교육시장 단속으로 최소 10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빅테크나 부동산 기업들에서의 일자리 축소는 사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청년 일자리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다보니 청년들의 취업 질은 더욱 떨어졌고, 갈수록 많은 청년이 라이브 커머스, 배달 라이더 등으로 빠지거나 대학원, 공무원 시험 준비 등을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도 이와 관련해 “중국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시진핑의 경제정책 때문”이라면서 “과거에는 중국의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사무직 일자리가 전체 사무직의 80%를 차지했지만, 당국이 첨단정보기술(IT), 부동산, 교육 관련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이들 분야 민간 기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청년들에게 블루칼라 일자리를 찾으라고 장려하지만, 이는 고학력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꼬집었다.


[청년 실업 위기, 진짜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청년 실업률의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고,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서 그렇다. 여기에 경기 전망 또한 비관적이어서 기업들이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보니 실업률 개선 전망은 극히 비관적인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중국 공산당은 두려워 한다. 사실 중국의 부흥기에 자라난 청년층은 서구가 쇠퇴하고 중국은 강하다는 식의 교육을 받아왔는데, 열심히 공부한 뒤 정작 취업할 때가 되어 육체 노동직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은 공산당 정권에 대해 실망감을 갖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청년층이 취업 과정에서 겪는 좌절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내세우는 중국몽 등 비전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부모들에게 생활비를 의지할 수 있는 만큼 분노보다는 무관심한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사회 변두리에 머물며 중국 공산당 통치에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안정적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혼·출산을 미루면서 중국의 인구구조도 더욱 악화되고 있고, '신빈곤층'의 출현이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중국에서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하게 경제 통계상 이슈로만 거론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의 안위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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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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