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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최대시장 미국을 멕시코에 빼앗긴 중국 - 중국, “더 이상 美 최대 무역파트너 아니다” - 기회 잡느냐 놓치느냐 갈림길에 선 멕시코 - 아세안의 부상, ‘알타시아’를 주목하라!
  • 기사등록 2024-01-12 00: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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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더 이상 美 최대 무역파트너 아니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쇠퇴를 거듭하면서 지난해 미국의 상품 수입에서 중국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 1위 자리는 멕시코가 차지했다. 이러한 글로벌 무역의 재편은 중국 경제의 회생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1일, 미국 상무부의 무역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1월 미국의 중국산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해 연간 기준으로 멕시코에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수입액에서 중국산 비중은 13.9%로 2004년 이후 최저로, 12월 이변이 없다면 연간으로 중국산 비중은 멕시코에 밀려 2위로 내려가는데 이는 2006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정점에 달했던 2017년 중국산 비중은 21%였는데, 이와 비교하면 무려 7.1%나 그 비중이 하락한 것이다. 반면 멕시코가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를 넘어섰다. 이는 2000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눈여겨 볼 것은 가전제품 등 그동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품목에서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은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한 반면, 인도는 5배로 늘어났다. 노트북은 중국산이 30%나 줄어든 반면, 베트남은 4배나 늘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구매가 아직은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구매처를 중국에서 동맹국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우방국과 공급망을 완성하는 ‘프렌드쇼어링’을 추진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또한 “지정학적 위험으로 기업들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기회 잡느냐 놓치느냐 갈림길에 선 멕시코]


미국 무역에서의 중국 비중이 줄어들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나라는 단연 멕시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해 9월 12일, “중국이 더는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가 아니고 수십억 달러가 미국 남부와 국경을 접한 멕시코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신냉전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에 있는 멕시코가 이 기회를 잡느냐 아니면 놓쳐버리느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지정학적인 경쟁국들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서 수입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방향에 멕시코가 제격이고, 이는 미국의 최대 상품 공급국으로 중국을 앞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멕시코는 수출 회복에 더해, 올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화로, 또한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50억 달러(6조6천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해에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이미 4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이미 좋은 기회를 놓친 역사가 있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됐으나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약 2%에 그쳤다. 또한 현재의 호황을 단축할 수 있는 오래되고 새로운 장애물도 많다. 혼란하고 안정되지 않는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일부 지역은 현재 산업이 부흥하는 도시처럼 보인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멕시코 경제가 이미 사실상 미국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다.


[아세안의 부상, ‘알타시아’를 주목하라!]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줄어든 그 공간에 아세안이 자리잡은 점은 주목할만 하다. 닛케이는 “중국이 감소한 물량을 가져간 곳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이라며 “아세안 국가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10년 전보다 2배 정도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사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탈중국을 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망 국가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4개국을 꼽았다. 이 지역을 알타시아(Altasia·Alternative+Asia)라고 부른다. 물론 당장 중국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나라는 없지만, 기술력이나 물류·자원·투자 정책 등 부문별로 나눠볼 때, 중국을 둘러싼 여러 나라가 모인다면 중국을 대체(Alternative)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래 이 용어는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언급한 신조어인데, 탈중국 움직임과 맞물려 급부상하고 있다.


사실 알타시아의 부상은 한마디로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물론 지정학적 요인도 있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중국이 더는 ‘예전의 중국’이 아니게 된 영향이 크다. 중국 제조업 임금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오르며 시간당 8.27달러(약 1만750원)로 치솟았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비싸다.


특히 중국을 둘러싼 아시아 국가들은 노동의 양과 질 모두에서 중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알타시아 14개국의 전체 노동인구(15~64세)는 14억300만 명으로 중국(9억5000만 명)보다 많다. 고등교육을 받은 25~54세 인구도 1억5500만 명으로 중국(1억4500만 명)을 뛰어넘는다.


우리나라도 이미 알타시아를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대만이 첨단 기술과 자본을, 싱가포르가 금융과 물류를,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노동력과 자원을 각각 담당하면, 충분히 중국의 ‘대안 공급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럴수록 중국의 대외 수출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적신호 켜진 중국의 수출, 압박은 더 커진다!]


중국은 한마디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서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출이 감소한다는 것은 중국 경제성장에도 치명적이고 또한 중국 시장의 미래도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은 대미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2009년부터 대미 수출 1위로 등장했다. 이를 기회로 중국은 전세계 무역에서도 지위가 상승했고,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5년 전과 비교해 3.8배로, 수출 총액은 2.5배로 확대됐다.


미국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2018년 20% 안팎까지 높아졌지만, 미국 제조업 부활을 내건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17년 출범한 이후 분위기도 바뀌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한 현 바이든 정권도 중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한편, 반도체와 같은 안보 물자 등에서 중국과 디커플링에 나서면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닛케이는 “미국 정부는 중국산에 대한 관세 제재 검토를 논의중으로, 올해 상반기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기차(EV)와 태양광 발전 관련 제품, 첨단 제품 이외의 일반 반도체를 둘러싸고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더욱 심각한 위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시사평론가 란슈(Lan Shu)의 견해를 인용해 “현 상황에서 미중 무역량 감소는 하나의 추세지만, 경제 무역 교류를 단절시키는 '디커플링'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및 무역 관계의 미래 방향은 이후 중국의 행동에 달려 있는데, 중국이 대만 해협과 동중국해에서 끊임없이 긴장을 조성함으로 인해 디커플링 효과를 자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베이징 출신의 기업가인 뤄밍주(Luo Mingzhu)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량 감소는 중국의 실물 시장 경제 부재와도 관련이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디리스킹을 추구하든 디커플링을 추구하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량은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라고 RFA에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는 시장 경제가 없으며, 항상 당의 경제이고, 당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면서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중국의 속성에 비춰볼 때, 중국의 대외 무역과 국제협력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급한 중국, “中美, 적수가 아니라 파트너”]


경제 상황이 이렇게 중국에 급격하게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자 중국의 외교파트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수교 45주년 리셉션'에 참석해 “45년 동안 중미 관계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간섭을 배제하며 전진했다”면서 중국이 미국을 향해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대만 문제 등 자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왕이는 이어 “미국이 마음가짐을 가볍게 풀고(放松), 평등·포용의 태도로 중국 인민의 선택과 중국의 발전 경로, 중국의 핵심 이익, 중국의 국가 주권·영토 완전성 수호를 존중해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10일, “이 행성의 미래 운명은 중미 관계가 안정되고 좋아지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주석이나 왕이 부장 모두 미중관계에 따스한 훈풍이 불길 바라면서 미국의 관대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중국 상황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대중국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통령선거를 맞아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미 국민들이 그러한 흐름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의 대미국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이는 중국 경제에 심각한 문제들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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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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