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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의 변심, 중동정세 급변 가능성 - 블링컨, “사우디, 여전히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관심” - 후티반군 격퇴 지원하겠다는 사우디 - 중동지역 안정을 위해 중재 나선 미국, 성과 가능성 커
  • 기사등록 2024-01-10 12: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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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사우디, 여전히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관심”]


이스라엘과 가자 전쟁에서 그동안 팔레스타인 편에서 反이스라엘 연대에 동참해 왔던 사우디 아라비아가 여전히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가 후티반군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 역시 이스라엘 전쟁의 확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한 후 “사우디는 여전히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이 지역에서는 그것을 추구하는데 분명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전쟁에서 친 팔레스타인 입장을 보여왔던 사우디의 태도 변화는 가자지구 전쟁 후에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즉 중동의 정치적 재편과 미국-사우디 상호 방위 조약 체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 등 중동에서 만난 다른 지도자들이 “가자지구의 안정과 회복을 돕고,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정치적 길을 계획하고, 지역 전체의 장기적인 평화, 안보, 안정을 위해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모든 지도자가 필요한 약속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미국과 사우디의 협상 진전으로 말미암아 중동 정세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그동안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대신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하는 방안을 전제로,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해 왔었다.


그렇게 상당한 진전을 보여오던 미국-사우디 협상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고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에 나서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전쟁 이후 이스라엘을 향한 아랍권의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양국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원하면서 줄기차게 협상을 지속해 왔는데, 미국이 그렇게 한 것은 사우디와 이스라엘간의 관계 정상화 조치 자체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의 설립에 동의하는 것을 포함해 중동의 평화를 이끄는데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병존하는 '2국가 해법'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사우디와 이스라엘간의 대화가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민간인 피해가 계속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의 여론도 악화되고 있어서다.


또한 이스라엘 내에서도 극우적 입장에 선 이들이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이나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권리 확대에 반대하고 있고, 이번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국가와 공존한다는 것 자체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거시적 관점에서 중동의 평화를 위해 사우디와 이스라엘간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고 나선다면, 이스라엘도 결국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11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선거전략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 방안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판단된다.


[후티반군 격퇴 지원하겠다는 사우디]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반군에 대한 미군의 공습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와 중동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지역 선박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앤서니 블링켄 장관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홍해의 선박에 대한 공격으로 이 중요한 수로의 상업적 교통량이 감소한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레바논, 이란, 이라크에 있는 팔레스타인 그룹의 동맹국들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미군 기지와 홍해의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티반군에 대한 미군의 공격을 지지한다는 사우디의 발표는 가자전쟁이 중동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지역 안정을 위해 중재 나선 미국]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부터 튀르키예·그리스·요르단·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를 연이어 방문해 6개국 정상을 만났다. 이들 국가 모두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회복과 안정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제가 가는 곳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분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진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8일 오후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이번 순방과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전후 가자지구 계획과 관련해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인들이 테러 공격이나 이웃 국가들의 침략에 대해 두려움 없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들었다. 이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도하는 통치 체제에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통합돼야 한다”면서 “이 지역의 미래는 분열이 아닌 통합이 돼야 한다”고 두번째, 세번째 목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물론 지금의 중동지역 정세는 매우 불안하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정예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인 위삼 하산 알타윌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타윌이 헤즈볼라 통치기구의 일원이며, 수장 나스랄라와 인척관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달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등 친이란 지원세력들과의 연락책 역할을 해온 하마스 3인자 살레흐 알아루리가 공습을 받아 숨지면서 확전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인사가 폭사하면서 확전 위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전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7일 이 지역 상황에 대해 ”심각한 긴장의 순간“이라며 ”이는 더한 안보 불안과 고통을 일으켜 쉽게 전이될 수 있는 전쟁“이라고 경계한 바 있다.


이렇게 상황은 분명히 일촉즉발의 위기지만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수니파 국가들이 더 이상의 확전을 막자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어, 헤즈볼라가 무작정 확전을 주장하고 나서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빠른 종전과 평화 정착을 주장한다면, 주변의 수니파 아랍국가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이스라엘의 결단이다. 만약 이스라엘이 남은 인질의 전원 석방을 전제로 즉각적 휴전안에 동의한다면, 중동 정세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중재와 사우 아라비아의 평화안에 상당한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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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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