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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헤즈볼라와 전면전 임박 - 전투 격화되면서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우려 커져 - ‘용감한 저항’ 계속하겠다는 헤즈볼라, 미국도 위협 - “헤즈볼라가 하마스보다 더 위협적”, 벼르는 이스라엘
  • 기사등록 2023-12-19 23: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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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격화되면서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우려 커져]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가자지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하마스 집단보다 이스라엘에 더 위협적이라 보고 있다는 점에서 확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IDF 대변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감행 다음 날인 10월 8일 이후 “1,000여 종의 탄약, 로켓, 미사일, 드론, 박격포 등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고 말했다.


콘리쿠스 중령은 이어 “모두가 알다시피 이란의 대리인인 헤즈볼라는 레바논 국가와 레바논 국민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불필요한 전쟁에 레바논을 위험하게 끌어들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콘리쿠스 대변인은 또한 “헤즈볼라가 북쪽 국경을 따라 이스라엘 군대와 민간인에게 가하는 위협을 무장 해제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지만, 일단 IDF는 군사적 수단으로 국경으로부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이 어느 정도 임박했는가에 대한 뉴스위크의 질문에 대해 콘리쿠스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공격의 범위를 고려할 때 헤즈볼라의 행동, 이스라엘 주권 침해, 이스라엘에 대한 사상자 수만 놓고 본다면, 헤즈볼라와는 이미 전면전을 벌였어야 마땅하다”면서 “단지 IDF는 일단 민간인 보호가 우선이기 때문에 전면전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 답했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17일 “이 지역의 안보 회복이 외교적으로 이행될 수 없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외교적으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지만, 헤즈볼라가 끝내 전쟁을 걸어온다면 전면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용감한 저항’ 계속하겠다는 헤즈볼라]


이에 반해 헤즈볼라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굳건하게 지지하고 그들의 용감하고 명예로운 저항에 함께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지난 16일에도 이스라엘 북부 키부츠 카브리에 있는 아이언 돔 대전차포 두 대를 표적삼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여러 차례 공격을 가해 오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IDF는 헤즈볼라 시설에 대해 포병과 전투기로 공습을 가하며 대응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을 따라 가해지는 헤즈볼라의 공격 강도는 2006년 IDF와 헤즈볼라가 두 번째이자 마지막 대규모 전쟁을 치른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도 위협하는 헤즈볼라]


특히 헤즈볼라는 중동에 전개된 미국 항모전단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로이터 통신은 헤즈볼라의 무기 보유 상황에 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0여년간 헤즈볼라의 대함 미사일 전력이 크게 강화돼 왔다”면서 “헤즈볼라가 보유한 대함무기엔 야혼트가 있고, 그외에 다른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도, 해안 가까이 접근한 이스라엘 해군 초계함을 이란에서 들여온 대함 미사일로 대파시킨 전적이 있다. 당시 쓰였던 무기는 이란이 복제한 중국제 대함 미사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에는 시리아 내전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편을 들어 참전하면서, 시리아로부터 러시아제 야혼트 대함미사일을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야혼트 미사일은 러시아제 P-800 오닉스 미사일의 수출형으로, 최대 사거리는 300㎞이고 레이더를 피해 해수면에 붙어 저공비행할 경우 120㎞ 바깥의 목표물을 시속 3천㎞의 속도로 타격할 수 있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현재 지중해 동부 이스라엘 연근해에 머무는 제럴드 포드함을 위시한 미국 항모전단이 사정거리에 들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만약 헤즈볼라가 이 무기를 사용해 미국의 항공모함을 겨냥하게 된다면, 이스라엘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3일 연설에서, 미국 항모전단의 지중해 배치를 비난하며 “우리는 우리를 위협하는 당신들의 함대를 위해 준비된 것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은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전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누구도 이로 인해 초래될 영향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면서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헤즈볼라가 하마스보다 더 위협적”, 벼르는 이스라엘]


영국의 가디언도 18일(현지시간)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 예비군들은 즉각 가자 지구가 아닌 이스라엘 북부의 국경지역으로 집결했다”면서 “이는 하마스보다 훨씬 더 큰 위협인 테헤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가 전투에 합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어 “이스라엘 정치인, 장군, 대중들 사이에서 레바논에서 새로운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확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11월 말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헤즈볼라에 대한 즉각적인 공격에 찬성했고, 35%만이 북부에 또 다른 전선을 개설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동안에는 헤즈볼라와 저강도 충돌이 이어졌지만, 최근들어 전투가 격화되면서 민간인 사망자의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현재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전 이스라엘 외교정책 부보좌관 오르나 미즈라히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추세는 확전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아무도 전면전을 원하지 않지만 어쨌든 전쟁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사실 이스라엘의 2차 레바논 전쟁 이후 17년 동안 레바논과의 국경지대는 비교적 평온한 상태가 지속되었지만,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에 명시된 주요 평화 조건은 헤즈볼라에 의해 한 번도 이행되지 않았다.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리타니 강 건너편으로 철수하고 무장 해제해야 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이란의 지원을 받아 10만 개가 넘는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시무시한 무기고를 구축했으며, 이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어를 압도하고 이스라엘 도시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탈리아 군인들로 이루어진 레바논 유엔 임시군(Unifil)도 로켓이 쌓이는 것을 목격했지만 이를 막지는 못했다.


이렇게 헤즈볼라의 위협 강도가 강력해지자 이스라엘에서는 북쪽 국경에서 헤즈볼라의 존재를 용인하는 것에 대한 관점이 크게 바뀌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의 동쪽 끝에 위치한 메툴라 마을의 시의회 의장인 데이비드 아줄레이는 “10월 7일 아침, 2,000명의 주민들이 자신들이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잠에서 깨어났다”면서 “메툴라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민들은 주로 갈릴리 해의 티베리아에 있는 호텔과 개인 주택에 대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줄레이는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헤즈볼라 세력들을 리타니 강 뒤로 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것은 심각한 경제 침체와 함께 8만 명에 달하는 북부 이스라엘 주민의 난민이 계속되면서 군사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난 6일, 북부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헤즈볼라를 강제 철수시키지 못한다면, 이스라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내각에서 전쟁 내각을 이끌고 있는 베니 간츠 전 총리도 지난 15일 갈릴리 바다에서 난민이 된 북부 주민들에게 “세계가 헤즈볼라를 국경에서 몰아내지 못하면 이스라엘이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에 충돌 조짐이 강화되자, 미국과 프랑스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랍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모스 호흐스타인 미국 특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국경에서 지역에서의 오랜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제안하고 있다.


문제는 레바논 정부가 현재 대통령도 없고, 임시정부 체제로 유지되는데다 재정 위기까지 겹치면서 협상을 할 주체부터 명확하지 않다는데 있다. 이러한 베이루트(레바논 수도) 정부의 위기가 레바논 국경에서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헤즈볼라를 어느 누구도 통제할 수 없어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지역 안보 책임자인 에밀 호카옘은 “이란과 헤즈볼라 모두 현재로서는 지역의 평화 유지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면서 “결국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강행하기로 결정한다면, 전쟁은 어쩔 수 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헤즈볼라, 전면전하면 가자지구로 만들겠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부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군사적 충돌이 잦아진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향해 강력히 경고했다고 현지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 북부사령부 상황 브리핑을 받은 자리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면전을 시작하면, 우리 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를 가자지구와 칸 유니스로 만들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에 나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당 부분을 무력으로 장악했듯이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강도높은 군사작전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전면전 기운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고, 이로인해 이스라엘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소지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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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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