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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서방 분열에 자신감 얻은 푸틴, ‘핀란드 공격’ 엄포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말한 푸틴 - 서방의 분열이 푸틴을 당당하게 만들었다 - 러시아의 승리는 세계적 재앙
  • 기사등록 2023-12-19 12:40:06
  • 수정 2023-12-19 12: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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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가입한 핀란드 공격하겠다는 푸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보류되고, 유럽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나면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전쟁에서의 승리는 물론이고, 이젠 국경을 마주한 핀란드까지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CNN은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인 러시아1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웃 나라 핀란드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에 레닌그라드 군구를 창설하고 군사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핀란드와의 분쟁은 이미 오래전에 모두 해결된 상태였는데, 그런데도 서방이 핀란드를 나토로 끌고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제까지 우리가 핀란드와 분쟁을 벌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이제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면 나토 국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푸틴은 “나토 국가와 어떤 영토분쟁도 벌이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나토 국가와 싸울 아무런 이유도 이해관계도 없으며, 지정학적인 이해관계는 물론 경제, 정치, 군사적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나토 국가와 관계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들 국가와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이러한 주장은 당장 사실과도 전혀 맞지 않고 현실을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변한 안보 환경을 이유로 나토 가입을 추진해 지난 4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핀란드를 공격하게 된다면 이는 당연히 나토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돼 전면적인 대응을 불러오게 된다.


푸틴이 이렇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그만큼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만만하게 보면서 언제든지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핀란드가 돌연 나토에 가입했다는 것 자체가 푸틴에게는 타격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나토 팽창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던 자신의 의견을 핀란드와 나토가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4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러시아 입장에선 국경 방위가 정말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큰 국가가 핀란드이기 때문에 그동안 나토가입을 반대해 왔었는데, 이젠 나토국이 됨으로써 러시아로서는 국경방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핀란드도 러시아와의 국경분쟁을 대비하기 위해, 나토 가입 신청 이후 러시아 접경지역에 철책선 구축을 위해 1억4천300만달러(약 1천862억원)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를 경유한 제3국 출신 망명 신청자 급증을 이유로 러시아 국경검문소 8곳을 모두 폐쇄하면서 라시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말한 푸틴]


푸틴이 스웨덴을 위협하고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 14일(현지시간) 2년 만에 열린 연말 기자 회견 겸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탈(脫)나치화하고 군사적 중립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이 목표가 달성되어야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1년 10개월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황과 관련해선 “현재 61만7000명의 러시아군 병력이 작전 지역에 배치돼 있고, 전선의 길이가 2000㎞가 넘는다”며 “거의 모든 전선을 따라 전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차 동원령’이 나올 것이란 우려에 대해 “지난해 동원령으로 모집한 30만명의 병력 중 24만4000명이 전선에서 싸우고 있고, 48만6000명이 자원입대를 지원했다”며 “전선에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데 왜 동원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동원령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본질적으로 한 민족”이라며 “서방과 미국, 우크라이나가 결탁해 무력 분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내전’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졌다”는 궤변적 논리도 재차 펼쳤다. 또 “미국과 서방의 군사동맹인 나토가 러시아의 국경에 가까워지기 위한 동진(東進)을 열망했기 때문에 지금의 비극이 일어났다”는 주장도 다시 끄집어 냈다.


[서방의 분열이 푸틴을 당당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푸틴은 왜 이렇게 당당할까? 누가 푸틴에게 이러한 승리의 도취감을 갖도록 만들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서방진영의 분열이 푸틴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지원이 최근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앞장서서 해 왔던 미국의 경우, 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거부하면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실제로 미국 하원은 백악관이 지난 10월 제출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614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군사 지원 등이 포함된 안보 예산을, 공화당의 반대로 저지했다. 또한 지난 14일 EU 정상회의에서는 헝가리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억 유로(약 71조원) 상당의 예산 지원이 거부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 동맹국의 원조가 끊긴다면, 우크라이나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 일각에선 내년 여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전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외신은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패전할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권위주의 국가의 새로운 침략 시대 서막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정부 관계자들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 지연이 향후 우크라이나의 국방력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전쟁 패배의 장기 전망 등을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있다고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가 없다면 그들은 확실히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도 우크라이나의 패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방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가장 먼저 무기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장사정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포병 탄약,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인 자벨린, 스팅어 대공 미사일 순서로 포탄이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도 “이미 우크라이나가 포탄 부족 상황에 내몰렸다”고 밝혔다. BBC는 이어 남부 전선의 우크라이나 지휘관 중 한 명은 “대반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엔 러시아군과 우리 포병의 사격 비율이 1:1로 우리가 유리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가 4~5발 쏠 때, 우리는 겨우 한발을 발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2여단의 포대장인 고른은 “만약 우리에게 포탄이 더 있었다면 지금쯤 바흐무트 옆 마을인 클리시이우카를 훨씬 넘어서서 많은 영토를 탈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우크라이나 군인은 미국이 지원한 곡사포 등을 가리키며 “좋은 무기이지만, 탄약이 없으면 그저 고철일 뿐”이라고 BBC에 전했다.


[러시아의 승리는 세계적 재앙]


이렇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러시아는 아예 전시경제체제로 전환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내년 러시아 정부 지출의 40%가 국방과 안보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러시아의 보건 및 교육 예산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이러한 진전에 대해 한 유럽 외교관은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실제로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러시아의 무자비한 인종 청소, 완전한 파괴가 벌어질 것이며, 부차 학살의 끔찍함이 우크라이나 전 국토에서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공포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도 전략적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승리’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는 서방의 명성과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며, ‘쇠퇴한 민주주의’에 대한 ‘통제되지 않은 권위주의 국가’의 새로운 침략 시대의 시작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우리의 굴복은 푸틴의 승리를 의미하며, 이는 전 세계에 더 많은 전쟁과 갈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의 승리는 당장 중국과의 밀착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서방진영의 눈치를 보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저울질 해 왔으나 이젠 대놓고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이는 무기를 제공하는 북한에게도 엄청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중국의 대만 침공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지리멸렬해졌던 것처럼 장기전으로 간다면 얼마든지 서방의 분열을 가져옴으로써 중국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틴의 승리가 전세계적 재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유럽국가로의 전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나토와 러시아간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미 푸틴도 공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그 다음은 핀란드와의 싸움이다. 이런 식으로 유럽은 또다시 제2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다.


미국과 서방진영의 분열이 이렇게 푸틴의 자신감을 세워 주면서 미군의 참전없이 러시아의 기를 꺾어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했다. 미국 공화당의 국수주의적 오판이 푸틴의 기를 살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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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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