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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무혈점령 꿈꾸는 중국, "전쟁이냐, 평화냐" 윽박질렀다! - 미디어 선전전 강화로 대만 선거에 개입하는 중국 - 미묘한 시기에 국민당 부주석 중국 방문, 파문 커질 듯 -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에 강력 비판한 미국
  • 기사등록 2023-12-16 01:14:54
  • 수정 2023-12-16 07: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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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본격 개입하는 중국]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의 총통선거에 중국이 본격 개입하면서 대만 무혈입성을 노리고 있다. 친중 후보가 총통선거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중국이 대만 정치를 좌지우지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지금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총통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선거개입 문제로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의 자유시보(自由時報)는 15일, “중국이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발표하고 경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중국 당국이 대만 총통 선거(대선)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反中 성향의 현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에 불리한 잠재적 '경제 봉쇄'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상무부는 15일 “상무부는 2023년 4월 12일 대만 지역이 제정·실시한 대륙(중국) 제품 수입 금지 관련 조치에 대해 무역장벽 조사를 결정했다”며 “이제 본 조사가 종료됐고, 상무부는 대만 지역의 대륙 무역 제한 조치에 '대외무역장벽 조사규칙' 제3조에 규정된 상황이 존재해 무역장벽에 해당한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중국방직물수출입상공회의소 등 중국 경제단체 3곳이 대만의 무역 제한 조치를 조사해달라고 신청한 뒤 상무부가 4월 조사를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당초 올해 10월 12일까지 조사를 마치기로 했다가 “사건 상황이 복잡하다”며 마감 시한을 대만 총통 선거(대선)일 하루 전인 내년 1월 12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것만 봐도 중국 당국이 1월 13일에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의식하고 있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에 대해 대만의 집권 민진당은 중국당국이 대만 유권자를 경제적 측면에서 위협하기 위해 사용하는 낡은 수법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 당국이 대선 직전까지 무역장벽 조사를 벌이려는 것이 '선거 개입'을 노린 경제적 압박 조치라고 비난해왔다. 경제적인 압력을 통해 집권 민진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꾀함으로써 대만 총통 선거를 중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류시팡 입법원 민주진보당 사무총장은 자유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대만 정치계에 파문을 일으킬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만의 현재 경제 및 무역 발전은 중국에 얽매이지 않고 전 세계 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고 있어서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계속해서 대만에 대한 보복 예고를 지속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펑롄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조사 결과는 민진당 당국이 일방적으로 대량의 대륙 제품 수입을 제한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수입 금지 제품의 범위가 최근 수년 동안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2016년과 2020년 연거푸 당선된 차이잉원 총통의 소속 정당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이번에도 라이칭더 후보가 독립 성향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친미 행보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분명한 친중 노선을 표방하고 있으며 이번 총통선거에서 허우유이(何宇偉)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허우 후보는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소통, 대화 및 교류가 전혀 없어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시민들이 전쟁 직전의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인한 위기감에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차이잉원 정부의 외교 및 양안 노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당선돼야 대만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 제고와 양안 간의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미디어 선전전 강화로 대만 선거에 개입하는 중국]


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압박과 함께 미디어 선전전으로 대만선거에 본격 개입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3일자 지면에서, 대만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에서 대만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이달 초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중앙선전부 및 대만사무판공실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만 선거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면서 “이 회의에서 대만 총통 선거 개입이라는 국제 사회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선거 개입을 은폐하고 개입 방식을 대규모의 전면적 방식에서 분산식 개입으로 변경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몸을 사리면서 대만 선거 개입에 대한 흔적을 지우려는 것은 미중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대만선거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엄중한 경고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왕후닝이 인지전을 겸한 미디어 선전전을 하는 팀에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중국 당국이 인민해방군 부대가 친중 대만 미디어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보 조작을 실시하는 분산식 개입으로 전환했지만, 중국의 선거 개입 공작 자체는 강화될 것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또 대만 유권자를 회유하기 위한 저가 방중 관광 제공과 주중 대만 기업가가 투표를 위해 대만으로 귀국할 때 항공권 보조 등도 개입 방식으로 거론된다.


[미묘한 시기에 국민당 부주석 중국 방문, 파문 커질 듯]


이렇게 민진당과 국민당 양당 후보간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이 중국을 방문하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자유시보는 15일,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의 중국방문 예정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단 국민당은 중국 내 대만 기업인을 격려할 목적이라고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이어 “그럼에도 일각에선 샤 부주석 방중이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간 총통 선거 대책을 논의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시보에 의하면, 실제 샤 부주석은 올해 2월 중국을 찾아 왕후닝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쑹타오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만난 데 이어 6월과 8월에도 방중해 쑹 주임과 회동한 인물로, 중국의 '국민당 대만 집권 플랜' 논의 창구로 불려 왔다.


이에 대해 자유시보는 “그동안 대만해협 안보 위기를 지속하고 대(對)대만 무역 제재 등 경제적 강압 조치를 하면서도 대만 유권자를 상대로 친중 메시지를 발신하는 식으로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해 온 중국이 이번 샤 부주석 방중을 통해 막판 승부수를 준비 중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당국이 샤 부주석과 중국 내 대만 기업인 접촉을 통해, 대만의 안보·경제 위기를 부각함으로써 친중 성향 총통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걸 강조해 '박빙 열세'인 지지율을 뒤집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 지유시보의 분석이다.


실제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7∼8일과 11일 20세 이상 성인 1천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5.1%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2.5%)에 앞섰으나, 그 차이는 2.6% 포인트(p)에 불과했다. 사실상 박빙의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파문이 확산되자 국민당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샤 부주석은 중국 내 대만 재계의 초청을 받아 청두, 난창, 중산, 샤먼, 충칭을 찾아 현지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중국의 대만 정책 당국인 대만사무판공실 인사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중국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논란으로 이어져,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 지지자들이 결집하려는 걸 차단하려는 의도로 비친다.


당장 민진당은 샤 부주석의 이번 방중이 중국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시도라며 반발했다. 장즈하오 민진당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샤 부주석의 방중이 의문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대만 내에서 불신과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은 그러면서 샤 부주석의 중국행에 대해 국민당이 재중국 대만 재계 방문에 불과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사실은 주리룬 국민당 주석이 기획한 비밀 방중이라며 목적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에 강력 비판한 미국]


중국 당국의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한 노골적 개입에 대해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샌드라 우드커크 타이베이 사무처장은 지난 4일 “외부 세력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선거를 조작할 목적으로 사이버 공격과 정보 조작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총통·입법위원 선거에서 누구 편도 들지 않을 것이고, 누가 되든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샌드라 우드커크 처장의 이러한 경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바이든-시진핑 회담에서의 대만선거에 대한 중국 개입 경고에 이은 것으로, 중국 당국이 선거개입을 노골화할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만 지역의 선거는 순전히 중국 내부의 사무에 속하고,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마디로 대만은 중국의 내정에 관한 일이니 미국이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역공을 펼친 것이다.


주 대변인은 이어 “라이칭더는 영락없는 '대만 독립 공작자'이자 철두철미한 '말썽 제조자'로서 귀머거리·벙어리인 척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밝힌 것은 감히 언급하지 못하고, 단장취의(斷章取義·글의 전체 뜻을 고려하지 않고 유리한 부분만 끌어다 씀)한 말로 민중과 선거를 속일 수 있을 뿐”이라며 “많은 대만 동포가 속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면서 노골적으로 국민당 후보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그 활동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민중의 이익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라며 “많은 대만 동포가 시시비비를 가리고, 민진당 당국의 기만과 선전을 간파해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 가운데 정확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친중 성향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다시 “전쟁이냐, 평화냐”의 이분법적 논리로 공포감 조성을 시도한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대만 총통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친중후보의 당선을 노리고 있다. 만약 1월 13일의 총통선거에서 국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아마도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대만 문제는 곧 대한민국의 입지나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함께 대변혁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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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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