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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전쟁 중대 기로, 가자 남부 600곳 공습 - 가자지구내 테러표적 이틀간 600곳 공격한 이스라엘 - 전쟁은 가자지역 전체로 확대 - '정당성 잃기 전' 속도 높이는 이스라엘
  • 기사등록 2023-12-05 05: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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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내 테러표적 이틀간 600곳 공격한 이스라엘]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인질교환 관련 휴전이 끝난 직후부터 이스라엘군은 공격의 범위를 남부까지 넓히면서 2일에 400곳, 3일 200곳 이상의 테러 표적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이렇게 남부지역에까지 공격의 칼날을 세운 것은 하마스 지도부 세력이 아직도 여전히 건재하며 가자 남부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판단했기 떄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이 베이트 하눈(Beit Hanoun)의 한 학교 내부에 위치한 테러 기반 시설을 공격했으며, 그곳에서 부비트랩, 폭발물, 추가 무기들이 숨겨져 있는 두 개의 터널 통로를 찾아냈다”면서 “하마스가 강력하게 저항했지만 이들 모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도 4일(현지시간) “전날 하마스에 대한 400곳의 목표물 공격에 이어 3일에서 4일로 이어지는 밤 시간동안 200곳을 추가로 공격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의 네게브여단이 이같은 공격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TOI는 이어 “이스라엘 해군도 가자지구 해안을 따라 하마스 관측소와 기타 기반시설을 겨냥해 밤새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사령관, 공습으로 사망]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격으로 인해 하마스의 주요 지휘관도 공습으로 사망한 것이 확인됐다. CNN은 4일(현지시간) 다니엘 하가리(Daniel Hagari) 이스라엘군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의 3일 밤 공습으로 하마스 샤티 대대 사령관인 하이탐 쿠와자리(Haitham Khuwajari)를 사살했다”고 전했다.


샤티 대대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 당시 선봉에 섰던 부대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해 “어제 사자야 대대에서 IDF가 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해당 지역을 추적하고 자신들이 통제하는 지역을 지휘하는 각 지휘관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은 가자지역 전체로 확대]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휴전 종료 직후인 2일(현지시간)부터 가자지구 전역의 하마스 군사 목표물 총 400여곳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CNN은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재개한 공격은 가자 북부와 남부 전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칸유니스 도시 지역을 비롯해 이집트 접경 지역인 라파에서도 총성·포격 소리와 함께 폭격으로 인한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TOI도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역에서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PIJ) 등을 겨냥한 대규모 작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이스라엘 육군이 칸유니스 외곽 등 곳곳에서 하마스와 교전을 벌이는 동안 해군은 PIJ가 이스라엘을 습격하는 데 활용한 보트와 잠수정,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벙커 버스터(지하로 뚫고 들어가 터지는 폭탄) 등을 동원, 칸유니스 일대에 50여 건의 공습을 쏟아부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주택과 학교, 이슬람 사원(모스크)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 지역에 대해 집중 포화를 가한 것은 이스라엘이 제거 1순위로 꼽고 있는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하기 때문인데, 이곳은 가자 북부 못지않은 규모의 땅굴과 지하 군사 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3일에 이어 4일까지도 가자 남부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체에 걸쳐 하마스의 거점에 대한 지상 작전을 재개하고 있으며, 또 전투 지역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이날 “하마스의 완전 제거를 위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강력하게 공격하겠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의 아랍어 대변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소셜미디어에 하마스를 겨냥해 “이것이 마지막 통보다. 너희는 모두 공격의 목표물”이라고 경고했다


['정당성 잃기 전' 속도 높이는 이스라엘]


이스라엘군이 이렇게 가자지구 남부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공격을 강화하는 것은 하마스와의 전쟁을 길게 끌 여유가 없기 떄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시내각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와 전쟁을 벌일 시간이 몇 달밖에 없다고 경고했다”면서 “휴전 이전과 같은 강도로 장기간 전쟁한다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로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에 현재 속도로 전투할 수 있는 시간을 '몇 개월'이 아닌 '몇 주'로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차원에서 “이스라엘이 7일간의 휴전을 연장하지 않고 가자지구 남부로 공세를 확대하면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이번 전쟁이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사석에서 이스라엘군(IDF)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 내에 작전을 서두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동맹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지에 무기한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이같은 지지는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급속도로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일 전투를 재개한 이스라엘은 이전보다는 외부의 시선에 더 신경 쓰는 눈치다. 실제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IDF는 지난 2일 가자지구를 수천 개의 작은 지역으로 쪼개 숫자로 표시한 지도를 제시하며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휴전 이전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민간인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도다.


또한 지난 1일 교전이 재개되면서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들여보내던 라파 국경도 막혔지만, 이스라엘 관리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이렇게 민간인 피해 최소화에 신경을 쓰는 것은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자지구 남부의 200만명 넘는 민간인 구호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미 행정부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미 행정부의 다른 고위 관리들도 이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이같은 요구조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미국이 이스라엘의 전쟁을 얼마나 오래, 전폭적으로 지원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반발도 이스라엘군의 작전 수행에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인질 136명이 여전히 하마스에 억류된 상황에서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게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군대가 진격하면 하마스에 대한 압박이 커져 인질을 더 많이 구출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인질들 가족 모두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한마디로 인질의 추가 석방을 위해 휴전을 더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인질의 석방을 재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사법부 무력화 시도로 전쟁 이전부터 민심을 크게 잃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전시내각에 참여한 인사들과 정치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실제로 전쟁의 와중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하마스 파괴를 원하는 정치인과 국민, 사랑하는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인질 가족, 팔레스타인인 사상자를 줄이고 전쟁을 종식하길 원하는 동맹국 등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기대가 복합돼 있다”며 “미국이 조속한 전쟁 종결을 밀어붙이면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이후 고심하는 미국, 가자지구 누가 통치할 것인가?]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나쁜 선택지밖에 없지만, 이중 그나마 가장 나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현지 지지도는 낮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활성화해 종전 후 가자지구를 맡기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PA에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인기가 없는 방안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쉬울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더 많은 테러 공격, 더 많은 폭력, 더 많은 무고한 고통 같은 대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를 허용하지 않겠지만, 하마스는 중동 지역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가 있다. 하마스는 2007년 가자지구에서 PA를 쫓아내고 15년 넘게 통치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1주일간 휴전 때 이스라엘에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하마스의 인질 석방 대가로 풀려난 것도 가자지구내에서 하마스의 지지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인들도 자국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자치권을 일부 박탈하는 과도기에 접경지역 완충지대 설치 등 안보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가자지구의 비무장화다. 그렇다고 가자지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이 있지만 이스라엘은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하는 유엔이 향후에도 자신들의 편에 서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랍 국가들도 자국 보안군 파병에 회의적이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력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이에 대해 가이트 알-오마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PA에 힘을 실어주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랍 국가들을 복잡한 가자지구 권력 이양 논의에 참여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WP에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PA가 자신들이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그래서 미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럼에도 PA가 주도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차선의 방안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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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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