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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최악의 날, 하루만에 드론 93대, 군인 1천명 손실 - 러시아군, 최근들어 피해 대폭 증가, 무리한 작전탓 - 늘어나는 인명피해, 치열한 공방전 - 러시아, “방심하다 큰 실수했다!”, 항공기 70대 운항중단
  • 기사등록 2023-11-28 0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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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악의 참사, 군인·드론·탱크 대손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21개월여가 된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루만에 러시아군 1070명, 93대의 드론, 그리고 11대의 탱크가 손실을 입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발표한 작전 업데이트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러시아군이 최근 들어 최악의 날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개전후부터 11월 26일까지 러시아군 32만 4830명(+1070명), 드론 5901대(+93대), 탱크 5513대(+11대)의 손실이 있었으며, 27일에도 러시아군 손실 추가 750명으로 총 32만 5580명, 탱크 7대 추가 손실로 5520대, 드론 4대 추가 손실로 5905대의 손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26일 전황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드론 공격은 전쟁 개시 이래 최대 규모였다”면서 “러시아군이 이번에 사용한 이란제 샤헤드드론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으로, 검은 색을 띄고 있었으며 레이더 신호를 차단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방공망으로도 탐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나는 인명피해, 치열한 공방전]


두 번쨰 겨울을 맞는 우크리이나 전쟁은 양측이 일진일퇴를 이어가며 사실상 교착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대대적 지원을 받으면서 사력을 다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시작된 대공세를 통해 러시아가 병합한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4주의 일부를 수복했으나, 러시아의 강력한 방어선(바그너 라인)에 막혀 큰 전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른 바 ‘용의 이빨’이라는 불리는 강력한 콘크리트 장애물과 겹겹이 설치된 러시아군 참호가 서방의 최신 탱크와 장갑차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을 막아서고 있다. 다만 남부 헤르손 주에선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서안에 교두보를 마련하며 러시아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의 동부 전선과 하르키우 등 북부에서 강력한 반격을 펼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꺾으려 하고 있지만,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면서 사상자는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발표는 27일 현재 사상자가 32만 5580명이고 미군측 추산은 31만명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추정치 20만명보다 1.5배 더 많은 수치이고, 1년전인 지난해 11월보다 거의 2.5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만큼 최근들어 인명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양측 다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 횟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러시아는 개전 이후 총 641일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2000회 이상의 공습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수도 키이우 지역만 900여회로 거의 절반 가까이나 된다. 이같은 러시아의 무차별적 폭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만 1만800명 정도 희생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들어 러시아는 특히 겨울철마다 발전소 및 변전소 등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자체 개발 드론과 서방제 장거리 미사일로 강력하게 반격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집중하는 지역은 크름반도와 흑해함대로 사실상 이 지역의 러시아군을 무력화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실제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 배치되어 있던 흑해함대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결국 러시아 본토로 전면 철수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도 나서고 있지만, 아직 상징적 의미일 뿐 실제적인 타격은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모스크바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는데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남부의 밤하늘에 밝은 섬광이 나타났고, 도시 외곽에 있는 변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모스크바 주민들이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에 텔레그램 채널로 유포된 동영상을 보면, 흐린 밤하늘의 지평선에 일련의 섬광이 나타나 하늘이 순간적으로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면서 주변 건물에 화재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립적인 러시아 언론인이 운영하는 ASTRA 텔레그램 계정에서 게시된 메시지에는 변전소 근처 주민들이 하늘의 밝은 섬광에 대해 의문을 품고 당황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 지역 주민은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 전에 밝은 빛을 보았다고 설명하고, 다른 주민은 ‘악몽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ASTRA 텔레그램 계정도 모스크바 남동쪽에 있는 10개 이상의 마을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건 모두 드론에 의한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러는 가운데 겨울로 접어들고 있어 양측 모두 대규모 작전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드론과 미사일 등을 동원한 폭격으로 상대방의 투쟁력을 저하시키려는 시도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갈된 러시아 전투력]


뉴스위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또다른 기사에서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군의 군사력이 현저하게 러시아군에 비해 뒤쳐져 있어 우려가 되었지만, 지금은 포병 전력의 경우 오히려 러시아군에 훨씬 앞서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군이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군사 교리와 탱크의 질적 문제 등으로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에게 전세를 완전히 역전 당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특히 러시아군의 장비 손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러시아군의 육상 전투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졌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러시아군의 대포 2,272문과 MLRS 167문을 파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에는 포 789문, MLRS 108문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러시아군의 피해가 최근들어 얼마나 피해가 컸는지 짐작케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 우크라이나 보안국 장교였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의회의 국가안보, 국방, 정보위원회 고문인 이반 스투팍은 “러시아 육상전력의 엄청난 손실은 사실 러시아군에게는 엄청난 문제”라면서 “러시아군이 지난 5개월여 동안 소련 시대 말기뿐만 아니라 50년대 중반과 60년대 중반의 탱크와 대포 등을 총동원하여 전투 현장에 투입했지만, 그러한 구식 제품들의 최대 사거리가 15~18km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우크라이나군의 대포 사거리는 최소 30마일(48km)이상이다.


그나마 러시아군의 포병 비축량마저도 고갈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푸틴은 러시아 경제를 전쟁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무기 생산을 독촉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러한 공장들이 서방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서 제대로 가동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니 그야말로 퀄리티가 형편없는 북한제 포탄까지 수입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는 에이태큼스(ATACMS)로 알려진 장거리 MGM-140 미사일도 하이마스(HIMARS) 발사 클러스터로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으며, 우크라이나군도 서방의 최신 무기 활용 능력을 손에 익히면서 러시아군에게는 그야말로 위협적인 존재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Valerii Zaluzhnyi)의 전 보좌관이었던 댄 라이스( Dan Rice)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이제 러시아에 비해 ’화력 우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발전되고 효과적인 무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푸틴 대통령이 갑자기 평화회담을 말하고 전쟁을 재앙이라고 불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방심하다 큰 실수했다!”]


한편,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는 76대의 항공기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비탈리 사벨리예프 교통부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운항하는 항공기 중 76대가 예비 부품 부족과 정비 부족, 그리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중단 등으로 더 이상 운항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서 “러시아는 방심하다가 예기치않은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항공 분야의 독립 전문가인 아나스타샤 다가에바는 지난 3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쟁으로 말미암아 모스크바가 국제 기항지, 외국 항공기에 대한 임대 계약 및 기술 지원, 다른 항공사와의 파트너십, 외국 소프트웨어, 보험 및 기타 서비스를 잃었다”면서 “현재 러시아 민간 항공업계의 주요 목표는 2030년까지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으로부터 기술 지원이 끊긴 탓에 현재 러시아 항공업계는 조마조마한 운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에도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시베리아 남서부 옴스크 시로 비행하던 우랄항공의 에어버스 320 여객기가 노보시비르스크 시 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인근 공터에 사고를 무릅쓰고 사실상 동체 착륙을 한 바 있다. 이 항공기는 아직도 견인되지 못하고 공터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러시아는 진퇴양난의 수렁 속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다. 거대한 흑곰이라고 상상했던 러시아가 갈수록 몰골이 되어 이빨도 빠져가는 노쇠한 곰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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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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